덜렁이 목사의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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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김응선 목사가 타인종목회에 첫발을 디딘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갈팡질팡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시리즈의 네 번째로, “스포츠 경기 관람이나 응원을 통해, 목회지에서 교인들과 가까워진" 이야기다.)

김응선 목사가 지난 1월 22-24일 내쉬빌에서 열린 2020총회에서 사회/정의 분야 입법안 보고 세션에서 사회를 보는 모습. 사진, 케이트 베리, 연합감리교뉴스. 김응선 목사가 지난 1월 22-24일 내쉬빌에서 열린 2020 총회 오리엔테이션에서 사회/정의 분야 입법안 보고 세션에서 사회를 보는 모습. 사진, 케이트 베리, 연합감리교뉴스.

김 목사는 스포츠광(?)이다

인구 550명의 작은 마을에도 당시에는 초·중·고교가 다 있었고, 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도 어떤 것은 학교에서, 어떤 것은 클럽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여름에는 야구, 가을부터 초겨울까지는 미식축구 그리고 그 이후에는 배구 순으로 스포츠 경기는 시즌별로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섬기는 두 교회를 합쳐봐야 40명 정도 남짓했다. 그래서 심방도 곧 끝이 났고, 때로는 할 일도 별로 없어, 교인들 자녀의 학교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가면, 시합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서 사귀며, 동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당시 큰아이가 2살이었는데, 나는 아이를 항상 데리고 다녔고, 때로는 교인들의 원정 경기에도 함께 따라가 소리도 질렀다.

사실 나는 생김새와는 달리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시카고에는 프로야구팀인 컵스(Chicago Cubs)와 화이트 삭스(White sox), 프로농구팀인 불스 그리고 프로풋볼인 베어즈 외에도 아이스하키, 프로축구 등 많은 프로스포츠팀이 있었지만 그 역시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아마 대학 다닐 적에 젊은 영혼을 갉아먹는 3 S(sex, screen, sports)라고 생각하고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습관이 그대로 자리를 잡아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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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주일예배 후, 겨울에는 시카고 베어즈 팀의 프로풋볼 경기를 보고, 봄에는 시카고 불스 경기를 그것도 마이클 조던이 선수로 뛸 때나 시청했을 정도일 뿐 다른 스포츠는 TV로 보는 것이나, 직접 가서 보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내가 학교와 동네의 온갖 운동 경기에 간 것은 개인적인 취미나 선호보다 목회적인 욕심에서 출발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경기장을 찾아가는 것만큼 교인들뿐 아니라, 동네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게 나의 경험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시안 목사가 와서 조금 서먹서먹했었는데, 탐슨 학군에 속한 농구, 배구, 야구, 미식축구, 그리고 소프트볼 팀을 열심히 응원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인지, 교인들은 무슨 경기만 있으면 내게 먼저 연락하고 함께 가자고 했다. 소문에 김 목사는 스포츠광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옥수수밭에 수박과 호박만 차고 넘치는 그 조그만 시골 마을에 무슨 엔터테인먼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참 심심하기도 했을 텐데, 전혀 심심해 본 기억이 없다.

동네 아이들의 경기를 응원하며 친구를 만들고, 교인도 만나며, 덤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스포츠광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수지맞는 장사였다. 종국에는 미식축구 코치로 등록하여 보조 코치 노릇도 했으니, 나 스스로에게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인가!

그 이후로는 가끔 우리 아이들이나 교인들과 같이 야구 구경을 가기도 했다. 타운 공원국에서 운영하는 미식축구 리그에서 진행하는 경기에도 당연히 갔고, 고등학교 농구 경기에 가서도 큰 목소리로 고함도 질렀다.

김응선 목사의 막내아들인 김가람 군이 미식축구 유니폼을 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김응선 목사의 막내아들인 김가람 군이 미식축구 유니폼을 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나중에는 막내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농구, 배구, 미식축구, 필드팀에서 선수로 되어서 뛰었다.

한 번은 아들이 속한 미식축구팀이 주 결승에 올라 일리노이주 남쪽까지 가서 결승전에 출전하게 되었는데 하필 그 경기가 주일 열렸다. 나는 교회를 비울 수 없었기에 교인 몇몇이 나를 대신해서 그곳에 가서 하프타임에 막내아들의 팀원들에게 음료수도 나눠주고, 응원을 하고 왔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한 주 휴가를 내어 다녀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별로 거룩하지도 못한 나는 괜히 분개하면서 ‘어린 학생들의 미식축구 리그가 주일에 열리면 어떡하느냐? 아이들의 스포츠맨십도 영혼이 건강해야 되는 것 아닌가? 종교를 존중해라’는 둥 별로 영양가 없는 무미건조한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사실 토요일 경기가 열렸으면 유대인들과 안식교인들이, 금요일 열렸으면 무슬림들이 항의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시골 작은 마을의 타인종, 특히 영어 회중을 섬기는 목사님들, 그분들 중에 특별히 이제 막 파송을 받으신 목사님들은 한 번 고려해 보시라. 동네에서 열리는 운동경기라는 경기는 모조리 구경하러 가는 것을. 물론 스포츠를 좋아하고, 그 시간에 사람들을 만나며 머리를 식히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기대하시라! 혹시 스포츠광 아시안 목사가 마을에 왔다고 다시 소문이 날지?

5편에 계속…

각자의 상황에 맞게 바꿔쓸 수 있는 주일 학교 행사에 항의하는 편지 견본

시리즈 보기

덜렁이 목사의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1

덜렁이 목사의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2

덜렁이 목사의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3

덜렁이 목사의 천방지축 타인종목회 5

 

김응선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email protected]이메일 또는 전화 615-742-5109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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