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교회 1

가한나 목사님   

편집자 주: 코로나19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연합감리교뉴스는 전염병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하여 예배, 역사, 윤리, 성서, 신학, 목회, 상담학적인 관점에서 소개하려 한다. 오늘은 시리즈의 여섯 번째로 희망연합감리교회를 섬기는 가한나 목사의 윤리적 관점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후속편인 2부는 한 주 후 개제할 예정이다.

2020년 현재,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겪으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육체적 아픔만이 아닌, 정치· 경제적 아픔이며 또한 정서적, 영적인 아픔입니다.

지난 3월 중순, 우리 주에 자택대피(Shelter-in-place)령과 함께 내려진 초·중·고등학교의 휴교령이 벌써 8주째에 접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 학기도 역시 학교에 다닐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대학생들은 가을학기까지 온라인 수업을 받거나, 내년 봄과 여름을 이어 두 학기 수업을 받아야 할 지도 모르는,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항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휴교령과 어른들의 재택근무로 인해 가족끼리만 함께 지내는 시간이 유래 없이 길어지면서 정신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집니다. 은퇴한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이나 친구들과 만나지 못하고, 위기를 겪어내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보니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렇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는 정서적 영향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교회들도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습니다. 교회마다 목회자들과 리더들이 애쓰고 있지만, 아픈 사람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돌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보니 영적인 가뭄도 예상이 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꼭 필요한(essential)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위협에도 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상가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식당은 테이크아웃 주문만 받습니다.

기업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습니다. 5월 7일 기준으로, 미국 내의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350만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해고된 인원의 수는 직업 인구 5명 중 1명꼴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시기가 더 길어지면, 아직 실직하지 않은 분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 예상됩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과 실직으로 인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의 고용불안뿐 아니라, 지금 겨우 견뎌내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생존도 어려워질 것이 자명해지는 현실입니다.

이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아직 코로나바이러스가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의 자택대피(shelter-in-place)령을 더 오래 유지할 것인가가 요즘 정치권의 화두입니다. 어떤 결정이 나든지 그들의 결정은 미국 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고, 우리 모두는 그 여파를 감당해 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현재의 시국을 1929년 경제 대공황의 시기와 견주어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다른 자연재해와는 달리, 코로나19는 지역과 계층 그리고 성별과 인종의 차이와 무관하게,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입니다.

 

코로나19지나간 후, 우리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있을까요?

가족· 친구· 이웃과의 관계, 일과 직업 그리고 가정에서의 자녀 양육을 비롯한 생활 패턴으로부터, 자택 대피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가져온 자본주의 경제원리의 변화 및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는 교회의 모습까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잊혀지지 않는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래서 2000년 전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후,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 “In the year of the Lord—the year Jesus was born)의 시대가 구분된 것 같이, 2020년을 기점으로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의 새로운 시대 구분이 있을 거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시대가 갈리는 기점에 서 있는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1945년, 20세기 전반부의 마침표를 찍은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세상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양극화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20세기 후반, 소련의 붕괴는 양분화되었던 세상을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원리로 우뚝 서게 했고, 신자유주의와 신자본주의라는 배경 위에 개인주의가 정점을 향해 치닫게 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과학과 이성의 발달로 14세기부터 시작된 문예 부흥과 18세기 들어 꽃피우게 된 계몽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향했습니다. 또한 뒤이어 급속도로 진화된 산업화는 19세기까지 인류의 삶을 개체화시키며, 개별화된 틀 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 있던 공동체 의식은 점차 사라지고, 핵가족화와 개인주의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도 수 세기에 걸쳐 이러한 사조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517년에 있었던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시작된 개신교회(Protestant)는 그 후 다양한 교단을 형성했습니다.

18세기에 들어 존 웨슬리의 선교로 시작된 미국의 감리교회는 복음을 전달하기 위해 지역 마을회관을 방문하는 순회설교자(circuit rider)들과 평신도들의 헌신을 통해 유지되는 크리스천 공동체의 모습을 띠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화와 서부 개척의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이 많아지자, 빅토리아 시대풍의 가치관이 만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자녀 교육을 중요시하는 핵가족의 모습이 이상적인 크리스천 가정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모이는 교회 또한 더는 세상의 빛으로써의 존재가 아닌, 너 나 할 것 없이 정성을 다해 아름다운 예배당을 지어, 우리 교회에 딱 맞는 설교 잘하는 목사님을 모셔와 우리의 영적인 필요를 채우는 건물 중심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물론 안정된 교회들이 지역 및 해외 선교도 열심히 했기에, 19세기 말 20세기 초반에는 조선 땅에도 복음이 전파되었고, 이로 인해 미국 이민이 시작되고 이민 교회도 세워졌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양상을 받아들이다 보니 한국에 있는 교회나,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나, 목사의 설교 능력과 그에 따른 교회의 외적 부흥에 경도된 교회의 모습을 띠기 시작합니다.

이는 성도의 교제와 이웃의 필요를 돌보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라기보다, 교회의 에너지가 주일 예배 또는 모임에 집중되어 있음을 자각하기 위함입니다.

지극히 개인주의화 되고 자본주의의 원리가 횡행하는 시대를 살아가다 보니, 교회의 각종 모임과 사역의 끝에는 세상의 빛이 되고,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가져오는 일보다, 때로는 교인의 수를 늘리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라는 표어를 걸고 있지만, 개체교회에 대한 평가는 교인의 수와 예배 인원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교회에 속한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보다, 내가 혹은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더 많은 관심을 쏟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편승해 오다 보니,  2000년 전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 즉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당하는 이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며, 자유를 통해 이 땅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구원받은 삶의 모습을 구현하려던 교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요구되면서, 아름다운 교회 건물에 모여 함께 예배하는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세상의 빛이 될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2부계속)

 

<코로나19와 교회시리즈보기

가한나 목사는 한국의 감리교신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도미하여, 보스톤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클레어몬트대학원 종교학부에서 윤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email protected]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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