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복음 앞에 교회를 고발하다 2

김영봉 목사가 2019년 한인총회 개회 예배에서 갈리리로 오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UM News.김영봉 목사가 2019년 한인총회 개회 예배에서 갈릴리로 오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편집자 주: 코로나19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연합감리교뉴스는 전염병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하여 성서, 윤리, 역사, 신학, 목회, 상담학적인 관점에서 소개하려 한다. 오늘은 시리즈의 번째로 와싱톤사귐의교회에서 담임으로 섬기고 있는 김영봉 목사의 코로나19대한 김영봉 목사의 신학 철학적 관점의  2부를 소개한다.

 

3.

부활 주일을 지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서만 2만 명을 넘어섰고, 전 세계적으로는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의 사망자 수만 26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희생당한 미국 병사의 수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수입니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사망자 통계는 우리를 두렵게 하지만, 코로나19의 치사율이 2~3%라는 사실은 불행 중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만일 코로나19의 무서운 전염력(메르스의 10배)과 메르스 바이러스의 높은 치사율(20%)이 합쳐졌더라면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유아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청년들에게는 대분분 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도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닙니다. 만일 나이가 어릴수록 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황이었다면, 포로기에 라마에서 들렸던 통곡 소리에 비할 수 없는 비통한 통곡이 세상을 뒤흔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봅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그릇된 삶의 방식이 얼마나 무서운 재앙을 자초하는지 보여 주는 예고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하고 있는 고통과 희생도 크지만, 최악의 경우를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인류가 정신 차릴 만큼의 최소한의 강도로 이 재앙을 제어하고 계신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사실을 경고로 받아들이고 깨어나야 합니다.

이 바이러스가 유럽으로 번져가던 초기에 사람들은 이것을 ‘이퀄라이저’(equalizer: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동등하게 만드는 사건)라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 중에 유명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거대 갑부도 있었고, 영화배우도 있었으며, 스포츠 스타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진 거대한 부를 생각하면 이 바이러스는 이퀄라이저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불행하게도 인류가 그동안 만들어 놓은 부정의한 사회 구조로 인해 코로나19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희생을 치르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42%에 달하고,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같은 곳에서는 68%에 달합니다. 시카고에서 확진된 사람 중에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28%이지만, 사망자는 43%에 달합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희생자가 많은 이유는 1) 그들은 직업과 생활 환경으로 인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2) 기저 질환자가 많았으며, 3) 감염되었을 때 의료 기관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 이유 모두 가난이 원인에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가 지금은 유럽과 북미 대륙을 험하게 할퀴고 있지만, 앞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나라들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나올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몇몇 나라에서는 ‘물리적 거리두기’가 사치스러운 개념일 뿐이며, 절대다수의 국민이 영양실조 혹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고,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나의 안전에 감사하기가 너무나 송구스럽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나의 생명이나 볼티모어 슬럼가 흑인 소년의 생명이나 유카탄반도의 어느 여인의 생명이나 모두 같은 무게를 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분에게는 나의 생명보다 그들의 생명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보여 주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나는 그런 주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으로서 나의 안전에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에 우리의 탐욕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의 부조리에 마음을 찢어 회개합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내면이 어떤지 드러내 보여 주고, 인류가 그동안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드러내며, 인류가 구축해 온 사회가 얼마나 왜곡되고 부조리한가를 폭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로를 통해 교회는 하나님 앞에 고발당합니다.

교회가 그동안 복음을 살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바르게 선포하지 못했다는 부인 못 할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이 제대로 살아지고 선포되었다면 인간 내면의 탐욕과 교만이 이토록 심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며, 폭식과 훼손의 야만적 삶의 방식이 제어되었을 것이고, 인류 사회는 자기 우선의 적자생존의 싸움터가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이렇듯 교회를 고발합니다. 이 엄중한 고발 앞에서 우리는 순순히 우리의 실패를 인정해야 합니다. 생명과 진리의 복음을 흐려 놓은 자가 바로 우리입니다.

 

4.

복음을 살아내지 못한 우리의 실패를 인정하고, 세상의 중보자로 살지 못했던 우리의 불성실을 회개합니다. 우리는 유죄입니다.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면서, 우리는 두 가지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하나는 재앙도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다는 믿음입니다.  

주님께서는 “참새 두 마리가 한 냥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하나라도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놓고 계신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 10:29-3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재앙을 일으키신 것은 아니지만 그분이 허락하셨기에 일어난 것입니다. 그 이유를 지금 우리로서는 부분적으로밖에 짐작할 수 없지만, 그분이 보고 계시고 다스리고 계신다는 것이 분명하기에 우리는 그분께 자비와 은총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재앙은 하나님께서 자비의 손길을 펼쳐 주셔야 끝날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의 믿음은 하나님께서 재앙을 통해 당신의 선한 뜻을 이루시리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심한 재앙이 일어난다 해도 그것은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 재앙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가룟 유다와 유대교 권력자들 그리고 로마 총독의 악의가 만들어 낸 재앙을 사용하여 구원의 길을 여신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재앙을 맞아 두려움에 짓눌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이 재앙보다 크시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혼란이 그분의 다스림 아래 있으며, 하나님은 이 재앙을 도구로 하여 당신의 거대한 구원 계획을 이루어 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힘쓸 일은 그분의 섭리 안에 머물러 살며 그분의 뜻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혹시 재앙에 사로잡힌다 해도 재앙보다 크신 하나님의 손에 잡혀 있기에 두려워 떨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태를 만나 재를 뒤집어쓰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회개하며 또한 세상을 위해 중보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또한 이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따라 이 세상에 바른 복음을 선포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여 변화하기를 힘씁니다.

어쩌면 이 사태가 지나고 나면, 영적 부흥이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지난 역사의 과정을 보면, 거대한 위기 후에 영적으로 깨어나 하나님을 찾는 전환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상태와 모습으로는 교회가 새로이 일어날지도 모를 영적 요구에 제대로 응답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교회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홍수가 지나고 난 자리에서 영적인 생수를 찾는 이들에게 응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진정한 회개와 갱신을 통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 모든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회개하며 통회하게 되기를. 
-. 회개와 통회가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 교회가 형식과 규모 그리고 행사이기를 그치고 진정한 성도의 교제로 변화되기를. 
-. 교회의 변화로 복음의 빛이 새롭게 드러나기를. 
-. 복음으로 인간 내면의 탐욕과 교만이 치유되기를.
-. 인간의 끝도 없는 탐식과 훼손이 줄어들기를.
-. 인류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이 감소 되기를.
-. 그 일이 나와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부터 시작되기를.  
아멘! 

김영봉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M.Div.) 미국 남감리교대학교(SMU) 퍼킨스신학대학원(STM)에서 수학한 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교에서 신약성서와 기독교 기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받았다.   

  <코로나19교회>시리즈 보기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email protected]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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