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여선교회

(편집자 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상용화 소식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하지만 이 감염병 대유행의 위협은 여전히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바이러스가 완전히 퇴치되지 않는 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연합감리교뉴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의 기독교 시리즈’를 매주 연재한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로 연합감리교 한인여선교회전국연합회 김명래 총무의 글을 소개한다.)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연합감리교 한인여선교회전국연합회 김명래 총무,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

2020년 아무도 예상하지도 못했던 엄청난 일이 전 세계에 일어났다. 바로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다. 지난 3월 뉴욕을 강타하여 많은 사망자를 냈던 이 바이러스는 이제 미국 전역으로 퍼져 2021년 1월 현재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대유행은 사회,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 단 한 나라도 예외 없이 영향을 주었고, 우리는 이로 인해 엄청나게 빠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교회의 예배와 직장 그리고 가족과 친구 간의 만남은 사람들과의 직접 만남 대신 줌으로 이루어지고 글로벌(Global)이 줌로벌(Zoomlobal)로, 세상은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로 들어섰다.  

이런 현실은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의 선교사역에도 엄청난 도전으로 다가왔다.

한인여선교회가 추구해온 ‘여성과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선교사역’의 목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목적을 이루어 나가기 위한 선교의 방향과 방법이 새롭게 모색되고 있다.

지난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기 때문에, 이러한 도전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먼저 여선교회의 역사와 사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여선교회 선교역사

1869년 8명의 용감한 미국 감리교회 여성들이 보스톤에 모여 감리교 해외여선교회를 조직했다. 하지만 남북전쟁 후 국내에도 고아와 홀로된 노인들을 비롯한 상이군인들과 가난한 사람들 등 돌봐야 할 약자들이 많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해외 선교를 하겠다고 모인 이들을 향한 비난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해외’ 선교 역시 중요한 사역임을 주장하며, 인도에 여성 교육선교사와 의료선교사를 파송하고, 여자학교와 여성들을 위한 병원을 건립한다.

그 후 15년이 지난 1884년에는 드디어 한국에도 여성 선교사가 파송되었다. 그런데 53세의 메리 스크랜튼(Mary E. Scranton)이 한국에 첫 여성 선교사로 파송되기까지는 오하이오주 라벤나에 살던 루신디아 볼드윈(Rucyndia Baldwin)의 역할이 컸다.

볼드윈은 윌리엄 그리피스가 쓴 ‘은둔의 나라, 한국(Corea, the Hermit Nation)이라는 책을 통해, 한국의 여성 대부분이 이름이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하며, 어린 나이에 결혼해 심한 가사 노동에 시달리고, 엄격한 유교 제도로 인해 이혼할 수도 없으며, 세 남성이 없으면 보쌈을 당하는 신세로, 바깥 활동도 자유롭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욱이 복음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안 볼드윈은 자신의 재산 88 달러를 지정헌금으로 내고, 1년간 한국의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선교사를 위해 기도했다. 그 기도의 응답이 바로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다.

미감리교회 해외여선교회에서 여선교사로 안수를 받고 파송된 스크랜튼은 서울 정동에 자리를 잡은 후 ‘이화학당’을 설립했다. 함께 파송 받은 의사이자 목사였던 아들 윌리암 스크랜튼은 ‘시병원(施病院)’을 건립했다. 남자 의사에게 직접 진료받기를 꺼렸던 당시 여성들을 위해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는 시병원 근처에 ‘보구녀관(普救女館)’을 세우고 여성 의료선교사인 하워드와 함께 한국 여성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북감리회와 남감리회는 1934년까지 많은 여성 평신도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해 여성들을 위한 교회와 병원 그리고 학교를 설립했다.

여선교사들이 선교 사역을 했던 당시의 한국은 너무도 열악하여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등의 전염병과 풍토병에 선교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생명을 잃기 일쑤였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한국인들로부터 신변을 위협당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선교사들의 사역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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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교사들은 ‘한국 여성이 한국 여성을 가르쳐서 보다 나은 미래를 갖게 한다’는 모토 아래 1905년 한국 여선교회를 조직하고 전도부인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전도부인들은 대부분 유교 문화권에서의 사회적 약자들이었으나, 한글을 배워 성경을 읽고 배우면서 하나님 안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목적 있는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짚신발로 버선발로 주먹밥을 먹으며 성경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했고, 속회를 조직하여 예배를 드렸다.  

그들은 손바느질, 산나물 뜯기, 미역 따기, 빨래 등을 통해 모은 선교비로 빈민구제 사역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동네에서 장례를 도와주지 않는 가정을 찾아가 직접 상여를 매고 장례를 치러주기도 했다.  

3·1 독립만세운동 때는 여선교회 조직을 이용해 태극기를 나르며, 시위에 참여했고, 애국부인회를 조직하여 독립자금 조달 및 해외 각지의 한인 여성단체들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독립운동에도 참여했다.

전도부인들과 여선교회 회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한 후 그리스도가 주시는 자유를 통한 전도와 섬김의 사역을 멈추지 않았고, 이는 오늘날 한국 기독교감리회의 초석이 되었다.

 

미국의 한인여선교회 30년 역사

1990년대 미국여선교회 본부(UMW National Office)는 미국여선교회의 선교 열매인 한인여선교회를 선교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김혜선 목사를 한인여선교회 담당 컨설턴트로 초빙했다.

1993년 한인여선교회의 전국지도자훈련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한인연합감리교회 내 평신도와 2세 한인여성들의 지도력을 향상시키고, 선교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영성계발을 도우며, 한국어 교재와 자료를 개발하기 위해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가 조직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국내 지도자훈련과 해외 지도자 훈련을 실시할 만큼 놀랄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위에서 언급한 한인여선교회가 추구하는 ‘여성과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선교사역’을 지속하면서,  남방아시아(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북방아시아(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성지도자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한인여선교회가 사역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 9개 지역연합회(뉴욕, 뉴저지, 델라웨어-메릴랜드, 뉴잉글랜드, 서부오하이오, 북일리노이, 북조지아, 북가주, 남가주)의 여선교회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헌신하며 참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바자회와 선교 걷기 그리고 찬양제 등을 통해 선교기금을 마련하여 전국연합회에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도 각종 사역과 집회를 행하고 있다.

여선교회 회원들의 정성 어린 헌신과 기도 그리고 실천하는 믿음의 행동이 있었기에 그 마음에 감동받은 해외 여선교회 회원들도 연합회를 결성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발적이고 자체적인 선교사역을 실천하고 있다. 

한인여선교회가 행하고 있는 사역 일부를 소개한다.

카자흐스탄 우쇼토베의 고려인 여선교회 회원들에게 비닐하우스 사역을 후원이 그 중 하나이다.

고려인 여선교회 회원들은 오이, 양파, 딸기 농사와 닭 사육 등으로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빈민가정에게 점심배달,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 청년 일자리 제공 및 카자흐스탄 연합감리교회 목회자들에게 연료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건축이 시작된 고려인 박물관의 공사비를 지원해 내년 봄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지난 6년간 신앙 서적을 교도소에 보급하여 미국 내 재소자들을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고 있고, 12년간 서울에 있는 스크랜튼여성지도자센터와 연대하여 한국과 미국의 2세 여성 200여 명에게 영성과 사회정의에 관한 지도자 훈련을 했다. 2세 여성 지도자 양성은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난 30년간 한인여선교회 선교사역은 많은 도전을 받아왔다.

여성 지도자훈련에 대한 가정과 교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 여선교회 회원들 자신의 새로운 배움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이다. 하지만 함께 모여 지도자훈련을 통해 여선교회 회원들은 선교사역을 위한 ‘같은 마음, 같은 열정, 같은 비전’을 갖게 되었고,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을 얻었다.

 

코로나 시대의 한인여선교회 사역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 산하 9개 지역연합회는 올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자체 내 프로그램과 사역을 사실상 한동안 중단했다. 그러던 중 한 회원이 “우리 여선교회가 세상이 어렵다고 선교사역을 멈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마스크를 만들어서 이웃을 돕자.”라고 제안했고, 이 제안에 호응하여 전국 9개 지역연합회의 여선교회 회원들이 어른과 어린이용 마스크를 만들기 운동이 불붙듯이 일어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스크 그리고 모금된 헌금으로 구매한 마스크 수만 장이 전국연합회로 전해졌고, 그 마스크들은 병원과 교도소, 빈민가정과 빈민 어린이 방과 후 학교, 미국 원주민 호피 족과 나바호 부족 그리고 홈리스와 이민자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었다.  

지난 11월에는 한인여선교회가 생겨난 이후 처음으로 전국지도자훈련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숨과 쉼으로 평화의 세계를 만들자>라는 주제 아래 ‘환경 및 인종차별 세미나’를 실시했고, 미국 전역에서 참석한 140명의 한인여선교회 회원들과 몇몇 목회자들이 우리들의 삶을 억압하고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문제들에 관해 들여다보았다. 기독교인의 양심과 책임감을 느끼며 고민하며 찾아낸 실천 방안들과 소그룹의 모임을 통해 선정된 사항들은 2021년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의 선교사역에 반영될 예정이다.

2021년에 예정된 한인여선교회의 주요사역으로는 그동안 계속 국내에서 진행해온 미국 원주민 사역, 교도소 문서선교, 그리고 지난해 처음 시작했지만 많은 호응을 얻은 화상을 통한 지도자훈련과 다양한 세미나를 열어 국내·외 선교사역을 후원할 예정이다.

여자들이 모여 선교에 참여하는 ‘여-선-교-회’는 행동하는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을 마음에 품고, 시대와 환경의 장벽을 넘어선 선교의 역사를 써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선교회의 위대한 선교사역을 중단시킬 수 없다.

선교의 주체자는 하나님이시고, 한인여선교회는 그 부르심에 응답하기 때문이다.   

 

시리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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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뉴저지 연회의 베다니 연합감리교회 전경. 출처, 베다니 연합감리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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