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빛을 비추는 교회들

지난 1월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확산되었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으로 공식 발표한 데 이어 3월 13일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업체가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휴업에 들어갔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시 휴직 또는 직장을 잃게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일시적인 팬데믹 상황의 호전과 미 행정부의 봉쇄조치 해제 등의 경제 재개를 위한 조치로 미국 실업률은 지난 4월 14.70%에서 5월 13.30%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가 반짝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CNN 뉴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병으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도하고 있는 동영상 캡처. CNN 뉴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병으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도하고 있는 동영상 캡처.

그러나 7월 8일, 미국 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에 6만 명을 돌파했다. 총확진자 수는 300만, 사망자 수는 13만 명을 돌파하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자, 그에 따른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전망되고 있다.

7월 9일 워싱턴포스트지는 노동부의 보고를 인용하여,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은 140만 명가량으로 16주 연속해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100만을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컬럼비아대 빈곤사회정책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가 계속될 경우 미국의 빈곤율이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어린이와 근로 연령층 성인이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언론들은 빈곤층을 위해 식료품을 나누어주는 “푸드팬트리(food pantries)”마다 사방에서 몰려든 차량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경기 불황에 따른 푸드팬트리의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기부는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이런 음침한 사망의 골짜기를 함께 건너는 여러 한인공동체가 있다. 

남부플로리다한인연합감리교회(담인 이철구 목사)에서 푸드팬트리 사역을 통해 식료품을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남부플로리다한인연합감리교회.남부플로리다한인연합감리교회(담인 이철구 목사)에서 푸드팬트리 사역을 통해 식료품을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남부플로리다한인연합감리교회.

남부플로리다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인 2018년부터 준비한 사역이 있었다.

이 교회는 낡은 교회 건물을 새로운 지역으로 이전하고 증축하기 위해 플로리다연합감리교재단(Florida United Methodist Foundation)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융자받았는데, 그 융자의 조건 중 하나가 해당 지역 사회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지역 사회에 자신들이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것이었다. 교회는 저소득 가정을 위한 푸드팬트리 사역을 위해 시설을 갖추는 문제로 1년가량이 걸렸지만, 2020년 1월 둘째 주일부터는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의 빈곤층에게 식료품을 배급하는 피딩 남플로리다(Feeding S. Florida)의 파트너가 되어 본격적으로 푸드팬트리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역은 코로나19로 인해 몇 주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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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의 초창기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전 11시까지 100-120명에게 식료품을 제공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상황의 악화로 점차 식료품을 원하는 가정의 수가 급증했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봉사자와 수혜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식료품을 전달하는 방식의 전환은 더 많은 준비를 요구하게 되었다.

현재 교회는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봉사 시간을 연장했고, 매주 300-400여 차량이 식료품을 받아 가고 있다.

이 교회의 담임인 이철구 목사는 푸드팬트리 사역을 남부플로리다교회의 표어, “지역을 품고 열방을 향하여 주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병으로 교인들 사이에 이 사역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 물론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사역팀 리더들은 이 상황이야말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말하며 사역을 지속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오히려 봉사자 수도 늘어났다. 식료품을 요청하는 신청자가 늘어나자 재정적인 어려움을 우려했는데, 피딩남플로리다에서 코로나19 기간에는 식료품을 무료로 공급해주기로 했을 뿐 아니라, 각처에서 우리 교회의 사역을 후원하는 헌금도 들어왔다. 하나님이 주신 마음으로 준비할 때, 교인들이 하나가 되고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되더라. 우리 교우들은 이 사역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하며, 이 목사는 사역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뉴욕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담임 김정호 목사)의 교인들이 푸드팬트리를 위해 직접 구매한 식료품을 나누어 담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뉴욕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담임 김정호 목사)의 교인들이 푸드팬트리를 위해 직접 구매한 식료품을 나누어 담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은 지역 중 하나인 뉴욕의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담임 김정호 목사)는 정부나 다른 기관의 도움 없이 교회 자체 예산으로 푸드팬트리를 운영하고 있다.

제일교회의 선교를 담당하는 최찬영 목사는 “후러싱 지역은 정부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이 많은 곳이다. 특히 서류 미비자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외부 출입마저 제한되다 보니 더욱 고립되고, 심지어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아졌다. 교회 리더쉽 미팅에서 안전 문제로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위생수칙을 준수하며 최선을 다해 급식프로그램을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사역을 준비했던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최 목사는 “우리 교회는 정부나 다른 기관에서 도네이션 받은 물건을 나누는 것이 아닌, 야채와 과일, 캔 음식과 라면 등을 직접 사서 토요일 오전에 나누어 준다. 시작 단계에서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식자재 50개와 라티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이웃들과 나눌 식자재 100개를 매주 토요일 오전, 교회 옆에서 나누어주었다. 이제는 라티노 일용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한인과 중국인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웃이 찾아온다.”라며 현황을 전했다.

김정호 목사는 “급식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하게 되면 우리 교회 재정만으로는 계속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중단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바울이 증거한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롬 5:3-4)’이라는 말씀을 떠올렸다. 그 어느 때 보다 실감 나게 감사하며, 현재 진행 중인 이 사역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지원의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라고 사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합감리교 여선교회 전국연합회 회원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연합감리교 여선교회 전국연합회 회원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

신앙의 어머니들의 기관인 한인여선교회전국연합회도 자신들의 달란트와 은사를 사용하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생명을 살리는 마스크 만들기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있는 여선교회 회원들이 재봉틀과 손바느질로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에 있는 양로원과 홈레스 쉘터, 봉사센터와 어린이 센터 등의 지역 사회를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여선교회 전국연합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심각하게 고통받는 뉴욕의 의료진들이 방호복과 마스크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에 한인여선교회 뉴욕연합회와 협력하여 뉴욕과 뉴저지 지역 병원의 의료진들에게 N-98 마스크 2,300장을 구입하여 기증하기도 했다.

또한 플로리다 탬파에 있는 선교센터에 어린이 마스크 7,000장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각 지역연합회에서 하루 만에 모은 3,000장의 어린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전달하기도 했다.

연합감리교 여선교회 회원들이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연합감리교 여선교회 회원들이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래 총무.

여선교회 남가주연합회 이정숙 회장은 여선교회의 이런 구호 활동에 대해,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 미국 전역에서 한마음이 되어 섬기는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회원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한 생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한인여선교회 회원들은 오늘도 ‘같은 마음, 같은 열정, 같은 비전’을 마음에 담고, 행동하는 믿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마스크 만들기 운동’에 참여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해 나가고 있다.”라고 김명래 총무는 사역의 의미를 설명했다.

미드허드슨한인연합감리교회는 '사랑의 돌봄 가방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회의 이웃들에게 보낼 물품들을 담은 가방을 만들고, 구호 물품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으로 손으로 작성한 위로의 내용이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

권오연 전도사는 가방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한 다섯 명쯤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열다섯 명이나 나왔다!”라며 감격을 금하지 못했다.

권 전도사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이든 돕는 자리에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이고 은혜인지 모른다. 이 모든 손길이 모여 우리 안에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꺼지지 않는 예수님의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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