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감독회와 연대사역협의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새로운 비전과 한인 교회가 어떻게 이를 사역과 선교에 적용할 수 있을지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 내 일부 교회들의 교단 탈퇴를 겪은 후, 앞으로 어떻게 연대하며 사역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가 연합감리교회의 새로운 비전이었고, 그 비전을 실천하면서 우리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비전이 한인연합감리교회 공동체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동시에 신선한 선교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담대하게 사랑하자(Love Boldly)’입니다. 이는 연합감리교회 정체성을 회복하고, 은총의 폭을 다시 넓히자는 초대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 없이 경계를 허무는 선재하시는 은총입니다.(롬5:8) 두려움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계 현실에서, 우리는 웨슬리의 후예로서 사랑의 반경과 은총의 폭을 넓히는 교회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 고백은 차별과 배타, 세대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담대히 예언자적 삶을 살아내라는 주님의 초대이며, 교회의 정체성은 받은 그 은총을 강하게 살아내는 데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쁨으로 섬기자(Serve Joyfully)’입니다. 성령의 열매인 기쁨(갈 5:22)은 부활을 경험한 이들의 섬김을 통해 나타나 강한 신앙고백입니다. 섬김의 의무를 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섬기는 기쁨을 담아 감동을 체험해 가자는 부르심입니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헌신이 탈진되는(burn out) 위기를 우리가 정직하게 바라보며, 우리의 섬김의 중심에 성령의 역사가 있고, 있어야 함을 깨닫고, 성령의 역사에 의지하는 섬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섬김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대한 응답이 되고, 기쁨을 회복하는 자리가 되고, 관계 회복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웃과의 동행, 다음 세대와의 동역, 지역사회와의 연대 속에서 이루어 지는 교회의 사역과 섬김은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역사적인 조직과 기관”의 행사가 아니라 성령의 역사가 살아 있는, 기쁜 소식이요 기쁨 그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한인 교회들도 첫사랑을 회복하고 섬길 때, 그곳에 기쁨이 있고, 부흥의 역사가 다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담대하게 이끌자(Lead Courageously)’입니다. 이는 우리 연합감리교회의 사명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담대하게 진실과 사랑을 담대히 선포하고, 평화와 정의, 화해를 위해 실천하는 공동체입니다. 성령께서는 두려움을 이겨낼 사랑과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에, 담대하고 용기 있게 인도한다는 것은 정치적 선언이 아닌 복음적 분별입니다.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불의 앞에 침묵하지 않고, 상처 입은 이들의 곁에 서며, 다음 세대를 위해 담대히 구조적 변화를 감수하는 용기는 예언적이고 섬기는 리더십입니다. 웨슬리의 전통은 “세상은 나의 교구(The world is my parish.)”라며 세상을 향해 사역하는 공적인 신앙을 가르쳐 왔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는 닫힌 안락함을 뛰어넘어 진실과 사랑, 평화와 정의, 화해를 추구하기 위해 열린 위험을 향해 도전하는 신앙의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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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한인목회강화협의회(Korean Ministry Plan)를 통해 차세대를 위한 넥서스(Nexus) 사역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오셨습니다. 감독님은 한인 교회의 차세대 운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넥서스(Nexus)는 차세대 사역 전반을 일컫는 한인연합감리교회(한목협)의 소중한 지체입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단체나 조직의 역량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기도와 소망을 깨우는 구조적 영성에서 시작된 사역입니다. 한목협 초기부터 한인 교회의 미래를 향한 연대와 사랑, 그리고 기도를 우선순위에 두고 헌신해 온 결실이요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입니다.
미래는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대비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고 세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한인연합감리교회 리더십의 강한 전통이 넥서스 안에서 살아 있는 생태계로 이어지고 있음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룹화(cohort)와 멘토링(mentoring)을 통해, 차세대 사역의 희망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가야 할 때입니다. 차세대 리더십으로 하여금 소명을 우선순위에 두도록 돕고, 그들이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지형도 한가운데에 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연대하며 기도하고 후원하는 사역을 계속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투자 없는 미래는 없습니다. 한 세대가 떠나고 새로운 세대가 교회 밖에서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시대에 한인교회가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지속 가능한 구조와 재정적 기둥, 그리고 교육적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가 자신의 신앙, 정체성, 영성을 세워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넥서스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리더십의 생태계를 세우기 위해, 특별 기금을 모으는 일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기도하며 실천해야 합니다.
감독님께서 그동안 디아스포라 신학이 차세대가 실제로 살아내야 할 신학으로 더 깊어져야 한다고 강조해 오셨는데, 그 의미를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디아스포라 신학은 단순히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신학이 아니라, 각자의 흩어진 자리에서 하나님께 응답하며 살아가는 고백과 존재의 신학입니다. 저는 그 흩어짐은 고립이나 상실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 속으로 확장되는 하나님의 뜻과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인 1세대가 초기 이민자의 신학을 형성해 왔다면, 2세대는 정체성의 물음으로 살았고, 이제 3세대는 공공성과 리더십, 그리고 영성의 신학을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차세대 사역은 바로 이 디아스포라 신학의 세 번째 단계의 소명을 깨우는 일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이제 750만 명에 이르며,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직면한 과제인 정체성·영성·공공성·정의·평화의 통전적 사역을 차세대가 감당할 수 있도록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성은 ‘일치’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실천 속에서 현실화된다고 보는데, 한인 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치와 연대의 실천적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이민교회는 언제나 잠재적(potential) 에너지가 높고, 뛰어난 개인들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에너지가 분산되면 교회는 약해지고, 반대로 에너지를 잘 모으면 교회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교회의 교단 탈퇴 이후, 우리는 연대의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저는 상호연대란 ‘영혼들이 서로를 비추며 울림을 만들어 내는 거룩한 공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바라보며 느끼는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능력이 아니라 공명과 조율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 공동체의 지혜와 영적 네트워크를 공명과 조율을 통해 다시 엮어 가는 것이, 우리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분명한 부르심이라 믿습니다.
정 감독님께서는 신학하는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교회 개척과 부흥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일리노이와 위스컨신에서 그러한 리더십을 보여 주셨고, 현재 섬기고 계신 동오하이오 연회와 서오하이오 연회를 아우르는 오하이오 감독구에서도 100 교회 개척운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러한 감독님의 선교적 비전과 경험을 어떻게 한인 공동체에 접목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한 가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 가운데 새로운 세대를 예비하고 계시며, 그들을 통해 교회를 새로운 부흥의 시대로 이끄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오하이오에서 차세대 리더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저는 신선한 선교의 표현(Fresh Expressions)과 교회 개척 운동을 바탕으로 미래를 다시 준비할 수 있으리라는 비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하이오는 초기 감리교회 지도자였던 프란시스 애쉬베리와 필립 오토바인의 발자취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땅이며, 지역마다 그 영적 유산이 숨 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저 자신을 오하이오 감독구를 섬기는 순회사역자(circuit rider), 곧 마당 감독(Field Bishop)으로 여기며, 이러한 각오와 결단으로 교회들을 심방하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저는 새로운 공동체를 개척하고 확산하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는 데 새로운 영적 부흥운동을 진작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동∙서오하이오 연회의 여러 기관과 함께 선교의 중심축을 다시 세우고, 재구성하며 재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이 운동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미래 역시 차세대 리더십의 재발견,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신학적 재해석, 연대와 일치의 영적 생태계 형성, 평화·정의·공존을 향한 예언자적 사명, 그리고 새로운 공동체(개척 교회운동/Multiply movement)의 확장 등을 담대히 꿈꾸고, 실천하는 데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그럴 때 한인연합감리교회 공동체는 세대와 국경, 그리고 분열을 넘어 하나님의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대담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여러 분야에 걸쳐 깊이 있는 제안과 비전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대화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026년은 우리 모두에게 다시 주어진 소중한 선물 같은 시간이라 믿습니다. 연합감리교회가 지속적인 영적 정화와 내면의 확신을 통해 권위 있는 자기 정체성을 추구해 가도록 함께 정진하기를 바랍니다. 성령의 은총과 따뜻한 카리스마 안에서 모든 지체가 화목하고 사랑하면서 복된 선교를 감당하고, 서로에게 축복이 되는 우리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김 목사께서 연합감리교뉴스를 통해 한인연합감리교회 모든 공동체에 중심적인 메시지와 이정표를 계속 제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몸된 교회를 함께 섬기는 모든 연합감리교인 여러분에게 2026년이 값지고 복된 새해가 되기를 축복하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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