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

(편집자 주: 본 기사는 연합감리교 세계선교부 이사장인 정희수 감독이 세계선교부 이사회에서 본문 “로마서 5:1-5 바탕으로 설교한 내용이다.)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이사장인 정희수 감독이 2019년 4월 8일 감리교 세계 선교 200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이사장인 정희수 감독이 2019년 4월 8일 감리교 세계 선교 200주년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세계선교부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세계선교부는 연합감리교회의 총회 기관으로, 각 문화에 적합한 전 지구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 있는 사역을 감당해왔습니다.

우리의 사역을 위해, 주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생각하며, 겸손히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는 세계선교부의 이 같은 신실한 사역을 위해, 열심으로 섬겨준 세계선교부의 이사진들과 총무인 로랜드 페르난데스를 비롯한 모든 직원과 선교사님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우리의 선교를 후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가만히 앉아 우리에게 허락하신 충만한 선교의 복을 세다 보면, 우리에게 소망이 보이고, 연합감리교회가 선교 기관으로 맺은 충만한 선교의 결실을 주신 하나님께 입술을 열어 찬양하게 됩니다.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있는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로마서 5:1-2). 

저에겐 반드시 전해야 하고, 기뻐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연합감리교회를 통해 주신 믿음으로 제가 평안을 누린다는 사실과 의롭다 하심을 받아 은혜 안에 서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연합감리교인이라는 제 정체성 때문에, 저는 하나님과 화평하게 되었습니다.

소망하기는 우리 교단이 세상의 모퉁이에 세워진 구원의 반석이 되어, 세대를 이어주는 네트워크로, 잃어버린 전 세계의 영혼들을 구원하는 증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리가 미래의 교회이자 세계를 지향하는 교회임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또한 이 일을 위해서는 우리의 깨어있는 헌신과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도 믿습니다. 이러한 은혜 안에 서 있는 우리를 소망은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역사 속에서 교회는 분열과 상처로 고통받아 왔습니다.

때로는 교리로 인해, 또 때로는 인간의 오만함과 권력에 대한 욕심 또는 문화적 무지함이나 인종차별 때문에 교회는 쇠퇴를 경험했고, 종종 복음의 능력을 편협한 분열의 이득과 바꾸기도 했습니다.

분열은 우리의 빵과 물고기를 원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으며, 날카로운 다툼과 분리는 그리스도의 몸에 폭력을 가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사시고, 가르치시며,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실천적 경건성이 삶에서 발현되는 연합감리교회를 하나님의 사랑을 상징하는 다리이자 은혜로 이어받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은혜가 필요한 사람들이고, 은혜 안에 서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은혜 안에서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을 것임을 믿습니다. 

2019년 4월 10일 애틀란타 에모리대학교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감리교회 세계선교 200주년 폐회 예배 모습.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19년 4월 10일 애틀란타 에모리대학교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감리교회 세계선교 200주년 폐회 예배 모습.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연합감리교회 감독의 한 사람으로서 분열과 불확실성의 계절에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어려움에 대해 저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시고, 치유가 넘치게 부어지는 곳으로 이끄실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소망을 품고 비전의 일치와 실천적 상호의존성을 향한 모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앎이로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됨이니.”(로마서 5:3-5)

이 시간 진실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교회의 거룩하고 깨어있는 전통을 의지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저 자신을 더 헌신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교회의 주임되신 주님께 나아갑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세례를 받았고, 한국 토양에서 신학 훈련을 받았습니다. 문제가 많지만 아름다움을 겸비한 그 반도에서, 개인적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을 배웠고, 웨슬리가 주장한 사회적 경건의 장자 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약 40년 전 미국에 왔을 때, 저는 처음으로 연합감리교회의 교인이 되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로서 이 교회를 제 모 교회로 받아들였고, 한국감리교회에서 받아 온 심장과 열정을 이식해 이제는 제 삶을 바친 교회, 또 무릎으로 이끌어 온 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여행이 잦은 감독직을 수행하며, 가장 먼 바다까지 여행할지라도 저는 제 모 교회와 그 교회에서 배운 경건에 대한 열정 그리고 선교적 열망으로부터 절대 멀어지지 않으려 노력해왔습니다.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연합감리교회라는 많은 방이 있는 집에 들어와 살고자 하는 많은 이민자와 소수민족 중 한 사람인 제가 환대와 의도적 포용성을 향한 열정을 경험했다는 점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사랑과 사회적 경건의 실천으로, 저는 연합감리교회에서 내 집 같은 온전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의 평화와정의위원회(Committee for Peace with Justice)를 섬기며, 진지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던 제 독특하면서도 축복받은 여정은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은혜야말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제시하는 최고의 가르침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이 은혜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그 은혜입니다! 

사랑의 불에 뛰어든 것처럼, 미국 땅에서 살아가는 제 열정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이 닿지 못할 곳도, 샬롬을 통해 구원하지 못할 선교지도 없다고 믿습니다.

미국 땅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것이 혼란스럽고 어려워질 때마다, 사회적 경건을 향한 강력하면서도 포용적이었던 웨슬리의 믿음이 저를 붙들어 주었고, 내 집에 사는 것 같은 넘치는 감사가 저를 연합감리교인으로 남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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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믿음이 사회적 약자이면서 이민자 신분인 저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더 분명하게 경험시켜 주었고, 저를 부끄럽게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감화하여, 폭력적이고 편견으로 가득 찬 지배체제에 저항하며 증거가 되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제 삶의 여정을 걸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주류 사회에서 나그네와 이방인으로 살 때, 우리는 그리스도를 더 뚜렷이 생각하게 됩니다.

저 또한 제 과거를 통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완전한 권리와 사회적 변혁을 요구했던 복음을 인식하는 눈과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형제자매이면서, 미국을 인종 평등 사회로 만들어 가는 동양인들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민족 집단과 끊임없이 연대하고 있습니다.

연대하며 동역하는 이 집이 바로 연합감리교회의 아름다운 유산이자 희망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인종 간 형평성을 높이는 선언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섬김에 있어 저는 전체 그리스도의 몸으로 인해 깊이 감사하며, 세상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복에 압도된 마음으로 무릎을 꿇습니다. 보편적 구원을 향한 열정으로 내면의 세계를 밝히시는 주님은 미국 중심의 교회가 아닌 세계 교회에 대한 소망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러한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저는 은혜로, 전 지구적 인구이동으로 발생한 필요를 전략적으로 섬길 줄 아는 연합감리교회에 대해,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가진 세계 선교사로 여러분 가운데 서 있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살아 있는 신학과 지성 그리고 경험에 근거한 지혜를 가지고, 보편적 연합과 헌신을 향한 열정을 가진 연합감리교회의 신학적 유산을 소중히 간직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역사의 현장에서 구현된 복음을 위한 실천적 해석이야말로 우리에게 허락된 매일의 양식입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제가 가진 소망은 웨슬리의 소망과 같이 되었고, 비이성주의나 반지성주의가 아닌 날카롭고 지적이면서도 활력있는 경건성에 의해 새롭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갈등 중에 변화를 갈망하는 세상을 향해 정직한 신실함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확실성이라는 우상을 따르지 않고, 겸손하게 질문하며, 명확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회입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은혜가 있기에, 우리는 답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북미 중심의 제국주의적이고, 이득을 염두에 둔 식민지배적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면, 전 세계의 이웃들을 사랑할 열정을 갖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구적 비전을 가진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미국 중심의 사고방식에 의해 축소되지 않게 지구적 관점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또한 복음에 대한 자기도취적 견해를 퍼트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합감리교회는 미국에 만연한 철저한 교리 중심의 신앙을 전적으로 거부해야 합니다. 그것은 피곤한 일인 동시에 더는 우리를 미래로 이끌어 가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헌신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일은 가난하신 그리스도가 계신 제3세계의 지평에서 전략과 정책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슬퍼하시면서 떠나지 못하고 계신 그곳에서 우리의 소망을 발현할 때, 우리의 교회는 비로소 하나님의 교회가 될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가난한 지체가 우리 몸의 필수 요소라고 말씀합니다. 연합감리교회가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같이 가난한 자들에게 그의 생명을 나누어 주고,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식량과 안전 그리고 평화를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을 우리 몸의 필수 지체로 대할 때, 우리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 소망을 품고 은혜 위에 설 수 있습니다. 

연합감리교 포도원에서 일하는 동료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지혜 있고, 정의로우며, 다함 없는 사랑으로 하나님을 송축합시다.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멘.

정희수 감독의 설교 영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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