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를 멈추기 위한 성금요일 공동성서일과

주요 포인트:

  • 성금요일을 시작으로 부활절 절기 동안, 연합감리교회를 비롯한 여러 교단이 예배에서 새로운 성서일과를 사용할 것을 권면한다.
  • 이번 성서일과 개정은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성경이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이러한 시도는 예배자들이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당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오는 4월 3일 성금요일 예배를 기점으로, 많은 연합감리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포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성금요일 예배에서는 요한복음 19장 1절부터 42절까지의 본문이 주로 낭독됐으나, 이제는 예수의 고난 전 과정을 담은 마가복음 14장 1절부터 15장 47절까지의 본문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예배에서 사용되는 성서 본문 체계인 성서일과(lectionary)의 권장 개정안의 일환으로,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성경이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10년 이상의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마련된 이번 개정안은 최근 급변하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그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특히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논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는 총 1,938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최고치이다. 또한 남부빈곤법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는 2024년 미국 내 전체 증오 범죄가 11,679건에 달하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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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공동성서일과는 3주기로 운영되며,  A 년은 마태복음,  B 년은 마가복음,  C 년은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요한복음은 주기에 걸쳐 부분적으로 포함된다.

올해는  A 주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동본문위원회는 이번 개정안을 우선 3년간 시험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리사 핸콕은 “성서일과의 목적은 교회가 편한 본문만이 아니라 성경 전체와 씨름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독교의 가장 거룩한 절기인 고난주간 동안 교회가 성경 본문을 어떻게 선포해 왔는지 성찰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특히 유대인을 십자가 처형의 책임자로 잘못 지목하는 데 역사적으로 악용되어 온 성경 구절들이 예배 속에서 어떻게 제시됐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은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이번 개정은 미국과 캐나다의 학자들과 교단 대표들로 구성된 초교파 기구인 ‘공동본문위원회(Consultation on Common Texts)’의 작업이다. 이 위원회는 연합감리교회를 비롯한 여러 개신교 교단이 주일 예배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개정된 공동성서일과(Revised Common Lectionary)’를 관리한다.

이 성서일과는 예배에서 널리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로, 『장정』 또한 전 세계 연합감리교회에서 이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임시 개정 보고서에서 이 위원회는 특히 요한복음과 사도행전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유대인(the Jews)”이라는 표현이 “복음 이야기의 본뜻을 왜곡하고, 유대 민족 전체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성금요일 대체 본문을 제시함과 동시에, 부활절 이후 50일 동안 이어지는 주일 예배에서도 기존의 사도행전 대신 구약성경 본문을 첫 번째 봉독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예수와 제자들을 당시 유대의 시대적 맥락 속에서 보다 바르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기본의 사도행전 본문은 오순절 이후 절기, 즉 연합감리교회에서 ‘연중시기(Ordinary Time)’로 부르는 기간으로 옮겨졌다.

“십자가 사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예수의 죽음은 특정 유대인의 행위 때문이 아니라, 당시 로마 당국의 정치적 결정과 온 인류의 죄에 기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위원회는 교회가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에게 가해 온 수많은 잘못에 대해 회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이전의 교회 구성원들이 유대인들을 차별하고 부당하게 대우해 온 역사를 인정해야 합니다. 성경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공동체적 이해를 새롭게 함으로써, 그동안 우리의 잘못된 이해가 유대인을 향한 태도와 행동을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를 정직하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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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사적인 변화는 2012년, 한 성공회 사제의 용기 있는 청원에서 시작되었다. 수전 오킨클로스(Susan Auchincloss)는 가톨릭 작가 제임스 캐럴의 저서 『콘스탄틴의 검(Constantine’s Sword)』을 읽으며, 기독교 내 반유대주의 문제에 깊은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이후 성금요일 예배를 인도하던 중, 유대인 친구가 참석한 경험을 계기로 더욱 깊어졌다.

“나는 그 본문을 제 곁에 앉은 유대인 친구의 귀로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단 앞에 서 있는 내내 부끄러움과 죄책감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었습니다.”

이 청원은 당시 위원회의 연합감리교 공보부 대표였던 테일러 버튼 에드워즈 목사에게 전달됐으며, 이후 위원회는 유대인 학자들의 자문 거쳐 구체적인 개정 작업으로 이어졌다.

기존 성금요일 본문으로 사용되었던 요한복음은 예수의 재판과 십자가 사건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유대인 전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새롭게 권장된 마가복음은 사건을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부정적 묘사를 유다와 베드로, 그리고 예수 처형을 주도한 일부 유대 종교 지도자들로 한정한다. 또한 이 지도자들이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와 협력했음을 분명히 드러냄으로써, 십자가 사건이 일반 유대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당시 기득권층의 정치적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는 각 복음서가 기록된 역사적 배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마가복음은 주 후 약 70년경 기록됐지만, 요한복음은 그보다 수십 년 뒤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금요일에 읽게 될 새로운 성서일과는 마가복음 14장 1절부터 15장 47절까지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성금요일에 읽게 될 새로운 성서일과는 마가복음 14장 1절부터 15장 47절까지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교회 지도자들은 이번 성금요일 예배에서 어떤 본문을 사용하든, 그 안에 담긴 역사적·신학적 맥락을 깊이 있게 고찰할 것을 권면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의 마지막 말씀을 묵상하는 ‘일가상칠언(Seven Words from the Cross, 架上七言)’ 역시 여전히 의미 있는 예배 형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연합감리교회 예배사역 책임자인 리사 핸콕(Lisa Hancock)은 이번 개정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핵심은 우리가 본문을 얼마나 의도적이고 세심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말씀이 오늘날 우리의 삶과 태도에 어떻게 응답하고 변화를 일으킬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헤더 한은 연합감리교뉴스 부편집장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09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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