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기독교대한감리회–연합감리교회 선교협의회에 대한 성찰
연합감리교회(UMC) 총감독회와 세계선교부, 그리고 여러 사역의 지도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환대해 주신 기독교대한감리회(KMC)의 김정석 감독회장님과 감독회, 선교국, 그리고 여러 지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너그러운 환대는 의미 있는 만남과 진솔한 대화, 더욱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거룩한 시간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선교협의회가 성사되기까지 신실하게 협력하고 지도력을 발휘해주신 황병배 총무님과 롤런드 페르난데스 총무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반도 동북쪽 끝자락에 자리한 속초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연합감리교회 선교협의회(KMC–UMC Mission Consultation)가 열린다는 사실은 저에게 역사적으로나 영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속초와 인근 양양은 감리교 선교 역사에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초기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고 영적 각성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헌신해 일제강점기 선교 활동의 요람이 되었던 지역입니다. 그와 동시에 속초는 분단된 한반도의 상처를 말없이 증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도록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속초는 단순히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닙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분단의 상처를 품으며, 하나님께서 펼쳐 가실 미래를 기다리는 거룩한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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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곳에 모여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감리교 공동체가 직면한 변화와 도전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새로운 선교의 시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부르고 계시는지 분별하는 거룩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연합감리교회는 교단 분리로 인한 통절한 아픔을 겪었습니다. 글로벌감리교회(GMC)와 관련된 분리 과정을 대화와 기도, 제도적 합의를 통해 풀어가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인간의 야심과 오해는 종종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과정과 이후에 남겨진 상처는 지금도 깊게 남아 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양육하고 풍성한 선교의 유산을 나누어온 연합감리교회의 역사와 진정성, 신실한 증언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받지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인내와 은혜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상처가 결코 하나님의 선교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5장에서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며, 소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고 일깨워줍니다.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교협의회는 이 깊은 성서적 진리를 다시 한번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아픔을 부인하라고 부름받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픔에 사로잡혀 머물러 있도록 부름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랑에 깊이 뿌리내리고,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미래를 향한, 소망이 넘치는 교회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선교협의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연합감리교회 사이의 역사적이고 거룩한 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우리의 관계는 단순히 과거 선교 활동의 결과물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복음과 상호 존중, 공동의 책임,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공동의 헌신으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전략적 동역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번 선교협의회에서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이 역사적인 협력 관계가 미래를 위한 더욱 신실하고 풍성한 언약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양 교단의 선교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하며 공동의 책임과 선교에 대한 새로운 헌신을 확인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더욱 깊이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역들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평화 구축과 화해, 청년 지도력 개발, 아시아와 그 밖의 지역에서의 선교, 한국에서의 협력, 선교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관련 법인들의 투명성과 책무성, 그리고 선교 참여를 위한 협력 관계의 확대 등이 그것입니다. 이것들은 서로 분리된 개별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의와 공동의 책임, 변화를 이루는 선교를 통해 복음을 구현하려는 우리의 공동 소명이 서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역의 평화 구축은 우리가 화해의 일꾼이 될 것을 요청합니다. 다음 세대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것은 창의성과 용기,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고 복음을 전할 젊은이들을 길러내는 일입니다. 또한 우리의 선교 사업은 개체교회들이 지닌 은사와 지도력을 존중하며, 일방적인 선교 방식을 넘어 진정한 상호 협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연합감리교회 관련 법적 재산 보유 기관들과 선교 재산에 관한 대화는 신실한 청지기직에 역사적 정직성과 법적 책임, 투명성, 상호 책무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해당 자원들이 교회에 맡겨진 본래의 목적에 대한 공동의 헌신과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갈 가치가 있음을 환기합니다.
2026 한미선교협력회의에 참석한 연합감리교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응선 목사, 김진양 목사, 박지인 간사, 정주디 목사, 로즈메리 웨너 감독, 트레이시 스미스 말론 감독, 정희수 감독, 롤랜드 페르난데스 세계선교부 총무, 장학순 목사, 디 스티클리-마이너 목사, 폴 공 목사, 백영민 목사. 사진 지원, 황기수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저는 특별히 스크랜턴기념선교센터와 교회(Scranton Memorial Mission Center and Church)의 완공에 큰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140여 년 전 오하이오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여정에 나선 스크랜턴 선교사들의 유산은 선교가 교육과 치유, 복음 전도와 자비로운 섬김을 통해 구체적인 삶의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지금도 일깨워줍니다.
저는 이 센터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기념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성육신 되어 살아 움직이는 선교의 중심지가 되기를 꿈꿉니다. 교회와 지역사회가 만나고, 젊은 세대가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며, 평화와 정의, 배움과 섬김의 사역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어가는 곳이 되기를 꿈꾸어봅니다.
오하이오 동·서 연회와 서울 연회 사이의 자매 관계는 이러한 사역을 위한 특별한 의미를 가진 토대가 됩니다. 저는 스크랜턴선교센터를 통해 이 관계가 실질적인 열매를 맺고,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연합감리교회 사이의 더욱 폭넓은 선교 갱신에 기여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선교의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 기억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동체의 삶 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쉬라고 부름받았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함께 꿈꾸는 선교의 미래는 양 교단의 제도적 이해관계를 훨씬 뛰어넘어야 합니다.
우리 세상은 여전히 생명을 주는 복음의 능력과 소망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전쟁과 분열, 가난과 불의, 차별과 배제 속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우리 연합감리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화해와 해방, 치유와 생명을 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언하라고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하고 더 큰 연대와 사랑, 지원이 절실한 나라들과 공동체를 향한 헌신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겸손한 동역자로 섬기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선교는 한 교회가 다른 교회 위에 서서 행하는 일이 아닙니다. 한 교회는 주기만 하고 다른 교회는 받기만 하는 일방적인 활동도 아닙니다.
선교는 우리가 서로에게 배우고, 각자의 은사를 나누며,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함께 복음의 증인이 되어가는 거룩한 동행의 여정(Sacred Journey of Companionship)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단순히 선교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약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함께 참여하는 신학적 언약입니다.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교회가 지닌 소명을 이루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교회의 일치성과 거룩성, 보편성과 사도적 증언을 존중하면서 정의와 평화, 인간의 존엄성, 피조세계의 치유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합니다.
선교와 정의는 서로 분리된 소명이 아닙니다. 복음이 신실하게 선포되고 삶으로 실천되는 곳에는 반드시 이웃을 사랑하고 정의를 추구하려는 헌신이 함께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대화와 약속을 실제 사역의 구체적인 현실 속으로 옮겨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상호 존중과 우정을 더욱 깊게 하며, 협력 관계를 지탱하는 신뢰의 유대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처음 함께 꿈꾼 선교와 약속을 신실하게 추구해야 합니다. 바로잡아야 할 것이 있다면 정직하고 겸손하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조정이나 새로운 방향의 일치가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과 지혜, 하나님의 선교라는 더 큰 선을 위한 공동의 헌신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언약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완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을 지키고,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신실하게 분별하며, 필요할 때 방향을 바로잡고, 서로를 향한 헌신을 더 깊이 더 새롭게 해갈 때 그 언약의 실현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협력 관계에는 상호 책무성(Mutual Accountability)이 따릅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두려워하거나 어렵고 곤란한 질문을 피해서는 안 됩니다. 일방적인 판단보다 경청을, 경쟁보다 협력을, 제도적 자기 이익보다 하나님의 선교를 선택해야 합니다.
(왼쪽부터)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황병배 총무, 김정석 감독회장,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에큐메니칼 책임자인 로즈메리 웨너 감독,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롤랜드 페르난데스 총무가 2026년 10월 14일 속초에서 선교협력 약정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 교단 선교기관은 매년 실무협의회를 열고 한국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선교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저는 이번 선교협의회에서 경험한 거룩한 교제(Holy Fellowship)가 더욱 성숙하고 지속적인 언약적 협력 관계(Covenantal Partnership)의 시작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민족 분단의 상처가 새겨진 속초에서 우리는 화해를 이야기했습니다.
교단 분리의 아픔을 안고 우리는 일치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세계 선교의 변화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우리는 언약을 재확인하고 소망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이제 물러서지 말고,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지만, 그 과거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인정하지만, 그 상처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사랑에 깊이 뿌리내리고 소망으로 충만한 선교 공동체로서, 우리는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저는 우리 두 교단을 통해 주님께서 소중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가 새롭게 확인한 언약이 더욱 깊은 우정과 더 큰 신뢰, 그리고 세계 교회를 섬기는 더욱 신실한 협력으로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정의와 평화, 화해와 새로운 생명 가운데 풍성한 열매를 맺기 바랍니다. 또한 성령께서 우리를 제도의 한계와 역사의 무게, 그리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놓은 경계를 넘어 하나님의 광대하고 변화시키는 선교로 끊임없이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거룩한 만남과 선교의 길을 함께 걸어가도록 계속해서 부르시는 하나님께 깊은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주님, 우리를 주님의 사랑 안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풍성한 소망을 채워주시며, 주님의 선교에 신실하게 동행하는 동역자들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우정이 살아 있는 언약이 되고, 우리의 언약이 신실한 증언이 되며, 우리의 증언이 세상을 향한 축복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84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