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회사 쇼우페이스바이웍스(Show Faith by Works)는 미국 일부 지역의 연합감리교인들을 비롯한 기독교인들의 모바일 기기에 대량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지오펜싱”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 해당 회사가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이 캠페인 광고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높이는 동시에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연관성과 테러 지원”을 강조하는 데 목적이 있다.
- 연합감리교사회부(Church and Society)의 콜린 무어는 연합감리교회를 대상으로 한 반(反)팔레스타인 광고 캠페인은 분쟁 당사자 간의 대화를 장려하고, 책임 있는 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는 교단의 ‘사회 원리(Social Principles)’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라고 지적했다.
- 텍사스침례교총회(The Baptist General Convention of Texas)의 기독교생활위원회(Christian Life Commission)는 이번 캠페인을 비판했으며, 미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 발송을 주도하고 있다.
텍사스 내 여러 연합감리교회 교인이 곧 미국 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추락하고 있는 자국의 지지도를 회복하려는 외국 정부의 선전 활동(propaganda)에 표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월 26일 자 해외대리인등록법(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에 따라 제출된 문서에서, 스스로를 “기독교 기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회사”라고 밝힌 쇼우페이스바이웍스가 이스라엘 외교부와 3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계약을 맺고, 미국 서부 지역의 대형 교회 수백 곳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바일 기기를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을 통해 식별하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중동 평화에 관한 연합감리교회의 성명들
연합감리교회는 유대 민족의 지속적 존재와 그들의 하나님과의 언약, 팔레스타인의 자기 결정권, 그리고 이스라엘의 존재권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교단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유일한 기관인 총회(General Conference)는 다음과 같은 성명들을 결의해 왔다.
연합감리교회의 『결의안집(Book of Resolutions)』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연합감리교회 교인인 우리는 기독교인, 유대인, 무슬림이 중동에서 직면한 논쟁의 복잡성과 고통스러움을 이해하기 위해 이 문제들과 씨름해 왔습니다. 이 이슈들은 주권과 통제에 관한 정치적 쟁점과 인권 및 정의에 대한 우려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성지(holy land)가 유대인들의 예배, 역사적 전통, 소망, 정체성의 중심에 놓여 있다는 신학적 중요성을 인식합니다. 또한 이 땅이 기독교인과 무슬림에게 갖는 역사적·현대적 중요성도 잘 알고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의 중동 평화 관련 성명들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결의안집』의 다음 항목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기독교-유대인 관계에 대한 연합감리교회의 지침(United Methodist Guiding Principles for Christian-Jewish Relations)
-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반대(Opposition to Israeli Settlements in Palestinian Land)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유엔 결의(United Nations Resolutions on the Israel-Palestinian Conflict)
- 팔레스타인 아동의 권리 지지(Support the rights of children in Palestine)
이 회사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해당 교회 교인들의 모바일 기기들에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낮은 이스라엘 지지도를 상쇄하고”,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연관성 및 테러 지원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메시지들이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오펜싱은 오래전부터 기업들이 모바일 기기들의 위치 서비스를 활용해 특정 지역에 들어오는 사용자에게 문자나 앱 내 알림 또는 모바일 광고 등을 자동으로 전송하는 데 사용해 온 기술이다.
제출 문서에 따르면, 올해 초 설립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소재 법인인 쇼우페이스바이웍스(Show Faith by Works)가 총괄하는 이번 작업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독교 교회를 대상으로 한 지오펜싱 캠페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주를 대상으로 디지털 캠페인을 계획했으나, 이후 추가 자금을 요청해 텍사스 내 교회들도 표적 지역에 포함시켰다. 연합감리교회는 이들 모든 주에 존재하지만, 이 회사가 문서에서 특정한 교회들은 텍사스에 자리 잡고 있다.
지오펜싱 활동 외에도, 이 회사는 전쟁 중인 가자 상황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시각으로 전시하는 고도 기술 기반의 이동형 ‘모바일 박물관’ 트레일러를 최소 한 대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9월에 제출된 문서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극단주의 집단과 연계시키기 위해” 일부 목회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을 훈련하고 비용을 지급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회사는 이스라엘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교회 지도자들에게 전달해, “국제적 여론이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친(親)이스라엘 광고나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목회자들이 외국 정부의 재정 지원 사실을 공개할지는 불투명하다. 쇼우페이스바이웍스는 이와 관련한 질문이 담긴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
연합감리교사회부 <평화와정의(peace with justice)>의 디렉터 콜린 무어는 연합감리교뉴스에 “이번 시도는 성지(Holy Land) 상황에 대해 연합감리교인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위험한 캠페인입니다.”라고 말했다.
무어는 이어 “연합감리교회 개체교회를 표적으로 삼아 반(反)팔레스타인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대화와 책임 있는 정치 참여를 장려하는 우리의 사회원칙(Social Principles)에 명백히 어긋나는 일입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한 광고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및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착민 폭력과 강제 이주 등 현장의 실제 상황을 왜곡시키게 될 것입니다.”라고 우려했다.
무어는 표적이 된 교회들에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갈등을 살피며, 성지에서 정의와 평화를 비폭력적으로 증진하려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타종교와 에큐메니컬 대화에 참여하도록 권고하는 교회의 사회원칙(Social Principles)과 결의안들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
연합감리교회의 『결의안집(Book of Resolutions)』은 상호 이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대화를 촉구한다. 또한 교회는 이스라엘의 존재권을 인정하며,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과 팔레스타인의 자기결정권(self-determination)을 지지한다. 결의안집에 포함된 모든 결의안은 총회에서 승인된 것이다.
연합감리교뉴스는 텍사스 내 세 개 연회의 지도자들에게 이번 캠페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를 요청했으나,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제출 문서에 이름이 언급된 여러 연합감리교회 역시 의견 제시를 거부했다.
제출 문서에 기재된 교회 중 하나인 댈러스의 하일랜드파크 연합감리교회(Hyland Park UMC)의 교인이자 남감리교대학교(SMU)의 선교및종교간관계(Christian Mission and Interreligious Relations) 교수인 로버트 헌트(Robert Hunt)는 이번 캠페인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연합감리교뉴스에 말했다.
“만약 우리 교회를 표적으로 삼는다면 그건 시간 낭비일 것입니다. 우리 교인들 상당수가 팔레스타인과 서안지구를 직접 방문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 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품습니다.”
연합감리교회 선교사로 섬긴 적이 있는 헌트 교수는 현대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합법적이고 흔한 마케팅 관행이라고 해서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활동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자기 공동체가 반쪽짜리 진실과 혐오를 조장하는 메시지로 표적이 되는 것을 원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그대로 남을 대접하라.”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온 세상이 눈멀게 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권익을 지지하는 연합감리교회 내 옹호 단체인 연합감리교인카이로스(United Methodists for Kairos Response)은 11월 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지오펜싱 캠페인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의 뚜렷한 변화를 되돌리려는 몸부림이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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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여러 여론조사와 정치 분석가들이 지적하듯, 미국인들의 팔레스타인 투쟁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변화에는 수백만 명의 미국 기독교인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수십 년 동안 들어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대량 학살(genocide),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그리고 잔혹한 군사 점령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수 없다는 사실을 점점 더 분명히 깨닫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또한 미국 교회 안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수천 명의 교인을 침해적 기술로 표적 삼아, 정의를 향해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잘못된 시도일뿐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단체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테레사 바실리(Theresa Basile)는 이번 캠페인이 지난 몇 년간 교인들이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로부터 직접 들어온 증언과 경험을 잊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바실리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를 대행하는 기관이나 어떤 정부든 저의 위치를 추적해 억지로 그들의 광고를 보게 하려 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불쾌하고 소름 끼칩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는 이 캠페인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하고 있는 일들—가자에서의 대량 아사 유발, 아동 수감자 학대·고문, 정착민들이 원하는 토지를 얻기 위해 전체 마을 파괴 등—을 어느 정도라도 이해한 그리스도인들의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데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와 같은 인종차별적 잔혹함과 그로 인한 고통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절대 못 본 척할 수 없습니다. 몇 개의 광고가 그런 인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부 연합감리교 지도자들이 캠페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기로 선택한 반면, 텍사스의 침례교인들은 이러한 최신 기술을 활용한 기독교인의 공동체에 끼치는 침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텍사스 침례교 총회 산하 기독교생명위원회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외국 정부가 미국의 개체교회 예배자들에게 동의 없이 표적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해 추적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미국 법무부에 요청하는 서한에 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리는 외교 관계의 중요성과 동맹국들의 정당한 이익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을 은밀히 표적화하는 행위는 종교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모든 미국인을 향해 선을 넘는 것으로 우려를 불러 일으킵니다.”라고 침례교 서한은 지적했다.
서한은 이어 예배 처소는 역사적으로 “정부의 감시나 외국의 개입 없이 미국인들이 자유롭게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모여 왔던 보호된 공간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한은 “예배당 안에서 정부가 승인한 외국 정부 또는 그 대리인의 감시와 영향력을 끼치려는 행위가 허용된다면 이는 정교분리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예배 처소에 있는 개인들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집회의 자유와 신앙 실천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서한은 지적했다.
“예배 처소는 외국 정부의 감시와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성소(sanctuary)로서 존중받아야 합니다.”
제프리는 오리건에 거주하는 사진 저널리스트이며, Life on Earth Pictures의 설립자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