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진 감독이 2019년 특별총회를 마치고 친구에게 보낸 편지

친구에게,

우리 부부는 지난 목요일 (2월 28일), 세인트루이스에서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지연되어 5시간이나 기다린 후에야 돌아왔습니다.  많이 피곤하고 지쳤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저는 “이제는 뭘 해야 할까요?”라는 당신의 질문을 기억하며, 이 이메일을 씁니다. 먼저 정직한 질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세인트루이스 특별총회가 끝난 후, 저는 여러 질문과 좌절감에 대하여 돌이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상정안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투표에서 은퇴연금에 관한 상정안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첫 번째로 논의할 안건으로 채택되었다는 사실에 저는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물론 연금이 중요한 것도 알고, 저 또한 연금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단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 교단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온 총회의 대표들이 가정 먼저 다루기로한 안건이 목회자와 평신도의 은퇴연금에 관한 것이어야 했을까요? 

우리 연합감리교회는 이 투표를 통해 이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나요? 

이 투표 결과를 통해 우리는 세상에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저는 총감독회의 기도팀 멤버로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 걸까? 라는 질문을 제 마음 속에서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특별총회의 결과가 하나님의 응답이 아니라면, 우리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의문도 생겼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모이기 전에 전 세계의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온 교회가 함께 기도했습니다.  특별총회 장소였던 세인트루이스의 돔에서도 총회가 시작되기 전날 장장 6시간에 걸쳐 이번 총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총회가 내린 결정은 일부 대의원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좌절과 실망을 안겼습니다. 같은 결정이 다른 이들에게는 안도감을 주었겠지요. 

어떤 이들은 우리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결코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다른 이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기도에 응답하셨다고 믿겠지요. 

오늘 우리가 겪는 분열과 진통 가운데 하나님은 과연 어디에 계실까요? 하나님께선 우리를 버리셨을까요? 하나님께선 우리의 기도를 못 들은 척 무시하셨을까요?

만약 하나의 교회 플랜이 통과되었다면 우리 교회들은 과연 어려움이 없었을까요? 

그렇게 되었다면 아마도 미국 내 일부의 교회는 교단을 떠나기 시작했을 것이고, 그 결과에 따른 여파로 해외 지역총회, 특히 아프리카, 러시아, 필리핀 및 다른 나라의 교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교회 플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플랜이 교회의 하나 됨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저는 이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총감독회는 특별총회 후, 총회의 결과를 되돌아보고 교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솔직한 대화를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모임에서 대다수의 감독들은 연합감리교회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제도와 구조는 이미 무너졌고, 연합감리교회의 제도와 구조는 앞으로 더 이상 기능할 수도 없고, 유지되지도 못하리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연합감리교회의 범세계적 교단 (Global Church)으로서의 의미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친구여,

저는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좌절과 혼돈이 어쩌면 우리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구태의연하고 깨어진 연합감리교회의 구조를 포기하고, 공생 하먼서 함께 사역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을 때라고 말씀하고 계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에 있지만, 하나님께선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고, 임마누엘 하나님은 오늘의 이 아픔과 혼돈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저는 우리를 향한 이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 때문에 우리의 미래를 위한 희망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불행 중 다행은 다음 총회가 바로 내년, 2020년에 열린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우리가 다시금 주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주장들을 관철하려고 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마음 아픈 결과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마음 우리의 생각을 비우고, 하나님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함께 기도하면서 분별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제게 딱히 특별한 묘안은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 가운데 일하고 계시는 싸인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 때문에 우리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습니다. 

하나님은 혼돈으로부터 새로운 일을 이루십니다.(창세기 1장)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께선 여전히 우리 가운데 살아 역사하시며,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러한 이유로 좌절과 고통과 슬픔 가운데서도 저는 여전히 희망을 품습니다. 

저는 특별총회 이후에 있었던 총감독회에서 은퇴 감독님 중 한 분께서 저와 나누셨던 이사야서 43장의 말씀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것이다…내가 너와 함께 할것이라…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미래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 미래는 새로운 것이 될 것입니다.  2020년 총회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새로운 일을 행하시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선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21:5)”고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신중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누가 새롭게 하십니까?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의 “나”는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참으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온 교회의 머리, 주님으로 고백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가 오늘날 겪고 있는 좌절과 슬픔과 실망과 방황으로부터 새로운 미래로 인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께 우리를 온전히 맡길 기회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진짜 믿고 의지하면서, 함께 계속해서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날의 상황은 위기이긴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친구여,

하나님이 우리 앞에 계시니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것이 나타나길 희망하며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있어서 인내가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종종 하나님의 응답은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훨씬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사랑과 우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혹시 이 이메일이 다소 길었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소망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조 영 진

연합감리교회 감독(은퇴)

 

관련

교단
김평안 목사와 화이트피쉬베이 연합감리교회 사역자들, 사진 제공 화이트피쉬 연합감리교회

특별총회와 나의 신앙고백

저는,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든 이를 환대하는 연합감리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하겠습니다.
교단
연합감리교회 2019년 특별총회 개회예배 광경. 사진 케이트 베리, UMNS.

2019 특별총회에서 부적격자 투표에 관한 논란

총회 진행을 맡았던 총회위원회는 연합감리교회의 최고 입법기구인 총회에서 부적격자가 투표권을 행사했는지 조사했다.
교단
2019년 특별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사진 김응선 목사, UMNS.

연합감리교회, 다음은?

교단의 연합과 일치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장정 안에서 통일성을 유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연합감리교회라는 관계 안에서 자유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