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파송을 시도하는 위스컨신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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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사이 미국 내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한인 교회와 목회자 주소록을 꾸준히 발간해 온 김찬희 박사에 따르면, 2000년대 초 400여  개에 달하던 미국 내 한인연합감리교회는 2010년에는 330개, 2020년에는 243개로 줄어들었다. 이는 20년간 한인 교회(교인 수가 아님)의 약 40%가 문을 닫았음을 의미한다.

미국 내 연합감리교회의 전반적인 흐름보다 한인 교회의 감소율이 월등히 높은 데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영어 회중의 경우 독자적으로 교회를 존립할 수 없는 수준으로 교인의 수가 감소하면, 연회는 그 교회를 다른 교회와 합치거나(merge), 한 목사가 그 교회와 비슷한 형편의 다른 교회와 함께 두 교회를 섬기도록 하는 투포인트 파송(two-point appointment)을 하기도 하고, 두 방법 모두 가능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연회의 의결을 거쳐 그 교회를 폐쇄하는 등 다양한 선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중소 도시에 소재한 한인 교회가 자립할 수 없을 정도로 교인이 감소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대안이 없다.

중북부 한인선교구의 선교감리사인 이훈경 목사는 “중소 도시의 경우 가까운 곳의 교회와 합병하거나 투포인트로 파송할 수 있는 다른 한인 교회가 없다. 따라서 교회가 자립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연회는 교회의 문을 그대로 닫아버리는 게 현 실정이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위스컨신 연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파송을 시도하고 있다.

한인 교회를 비롯한 소수민족 교회의 교인이 감소 추세를 보임에 따라, 예배의 장을 보장하고, 교인들에게 지속적인 보살핌을 제공하기 위해, 교회의 문을 닫는 대신 투포인트 파송을 변형한 이중언어(bilingual) 파송을 통해 한인 교회와 영어 교회를 동시에 섬기도록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낯선 형태로 자주 시도되지 않는 방식의 이중언어 파송을 위스컨신 연회가 실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연회 내에 다문화/타인종 파송이 적극적으로 실시되고 있었고, 동시에 이중언어 파송을 감당할 수 있는 목회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을 보필하는 댄 슈베린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스컨신 연회의 다문화/타인종 파송에 대한 신학과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스스로 주인과 세입자의 관계를 지양하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전파하라고 우리에게 허락하신 사람들과 더욱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그 사역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신학적 고백이다. 인종적 정의와 급진적 포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우리 연회의 4개년 비전은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파송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 연회의 약 50%가 다문화/타인종 파송인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위스컨신 연회 사우스이스트 지방의 감리사인 포레스트 웰스 목사는 타인종 파송이 가진 도전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타인종 파송은 일부 교인들의 도전과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저에 깔려있거나 감춰진 인종차별을 다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연회의 감리사회와 연회 스태프들은새롭게 타인종 파송이 결정된 교회의 교육과 목회자 변경 과정에 적극적으로 해당 교인들과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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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이중언어 파송의 또 다른 어려움은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교회를 섬길 준비된 목사를 찾는 것이다. 이중언어 사역이 지닌 도전과 어려움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목회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웰스 목사는 이중언어 목회를 하는 목회자의 어려움을 자세히 설명했다.

"문화가 다른 두 교회에서 두 개의 다른 언어, 특히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설교하고 교인과 교회를 섬기는 것만으로도 큰 도전이다. 지속적으로 언어와 문화를 스위치 하다 보면 정신적, 영적, 육체적 그리고 감정적으로 목회자를 지치게 한다. 게다가 이민 공동체는 목회자에게 전통적인 영적 역할 이외에도 이민 문제 해결과 구직 등과 같은 문제를 감당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도 요구하는 등 목회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캔자스주에서 한국어 회중과 영어 회중이 함께 있는 교회를 섬겼던 정석현 목사는 현재 위스컨신주 제인스빌에 소재한 에저튼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는 이중언어 사역의 어려움을 지적한  웰스 목사의 의견에 동감을 표했다.

“나는 회중의 3분의 2는 한국인, 나머지 3분의 1은 미국인이었던 교회를 7년 반 동안 섬기다 너무 지쳐 위스컨신으로 옮겨왔다. 그리고 지금은 미국인 교회만 섬기고 있다.”

웰스 목사는 이러한 이중언어 파송의 도전과 어려움에도, 한 목회자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두 교회를 섬기는 것에 실질적인 “장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다른 직장 또는 다른 직책을 가진 채 파트타임으로 교회를 섬기는 두 명의 목회자보다 두 언어를 구사하면서 두 교회를 섬기는 풀타임 목회자는 좋은 교육과 자격(qualifications)을 가지고 있다.”

이중언어 파송은 위스컨신 연회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중북부 한인선교구 선교감리사 이훈경 목사도 이중언어 파송이 한인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고 말하고, 애리조나주 투산(Tucson)에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성소수자 문제로 교인들이 많이 떠나는 바람에 자립이 어려워진 애리조나주 투산의 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근처에 있던 미국인 교회와 합쳤고, 애리조나 연회는 북일리노이 연회에서 미국인 교회를 섬기던 고은영 목사를 초빙했다. 파송되어온 고 목사는 현재 한인 회중과 미국인 회중을 잘 섬기고 있다.”

중소 교회의 경우 교회를 관리하기 위한 지출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중언어 파송은 재정적으로도 장점이 많다.

웰스 감리사는 한 목사가 한 교회 건물에서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교회를 섬긴다면 재정 관리 측면에서도 실용적이며, 더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감리교회의 교회 부동산 문제 전문가인 릭 라인하드는 “미국의 많은 교회가 전기, 수도, 인터넷과 같은 운영 비용과 보험료 및 시설 보수 비용의 인상으로 인한 유지 관리 비용의 증가로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한인 교회 중에서도 교인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건물을 유지·보존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매달 상환해야 하는 건축 융자 비용은 한인 교회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 교회가 교인들이 젊고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었던 시절에 교회 건물을 짓거나 구입하고, 이민자의 물결이 몰려들던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지속적으로 새로운 교인들이 들어와 교회를 채웠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미국 내 중소 도시의 한인들은 은퇴한 후 대도시와 남부로 대거 이주했고, 남아있는 교인의 수는 점차 줄어드는 형국이다.

위스컨신주 밀워키에 소재한 참아름다운 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김성근 목사도 자신이 섬기는 교회가 교회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과 건축 융자금 등을 상환하는 일이 쉽지 않아, 인근 다른 (미국인) 교회와 시설을 공유하는 방안과 더 나아가 이중언어 파송도 고려한다고 전했다.

웰스 목사는 이대규 목사를 한 건물에서 두 회중을 위해 두 개의 언어로 섬기는 목회자 중 가장 좋은 사례로 꼽았다.

이 목사는 2020년 7월부터 위스컨신주 케노샤에 있는 영어 회중인 임마누엘 연합감리교회와 한국어 회중인 케노샤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 목사가 섬기는 두 교회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회중인 평화의 왕(principe de paz) 교회가 교회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 교회 건물에서 함께 사역하는 이들 세 교회는 2021년 임마누엘 교회의 지붕과 에어컨 그리고 낙후된 페이트 칠 등의 건물 프로젝트에 들어간 총 8만 달러의 비용을 세 교회가 진행한 러미지 세일(rummage sale)과 여러 모금 활동을 통해 은행 융자 없이 마무리했다.

"임마누엘 교회 혼자였다면 이번 건축 개보수 프로젝트를 은행 융자 없이 마무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임마누엘 교회의 한 교인은 이번 경험을 통해 교인들이 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라는 말씀을 실감했다고 전하며, 이 세 교회가 건축 프로젝트뿐 아니라, 양로원 방문과 노숙자 사역 및 봄과 가을 교회 새단장과 크리스마스 캐롤링(Christmas caroling) 등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선한 일을 동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교회가 속한 지방의 감리사인 포레스트웰스 목사도 이 세 교회에는 새로운 열정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마누엘 교회과 케노샤 교회의 교인들은 이 목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 목사를 통해 힘을 얻을 뿐 아니라, 교회가 활기 넘치고 새롭게 부흥되고 있음을 느낀다. 또한 이 목사의 소통과 동역자 정신은 한 교회 건물에서 사역하는 히스패닉 회중의 목사도 높게 평가하고 있어, 이 목사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산 증인이 되고 있다.”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인 장학순 목사는 이중언어 파송을 연합감리교회만이 시도할 수 있는 긍정적인 모델로 평가했다.

“우리 교단의 연대주의(Connectionalism)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한, 연합감리교회만이 시도할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이다. 위스컨신 연회뿐만 아니라 다른 연회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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