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의 차이

옛날 어떤 한 젊은이가 과거 시험을 치르려고 한양에 갔습니다. 큰 시험을 준비하다가 보니까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랬는지 며칠 동안 계속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었습니다. 첫 번째는, 밭에다 심어야 하는 배추를 벽에다 심는 꿈을 꾸었습니다. 두 번째는,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그 빗속에서 두건을 쓰고,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있는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이 젊은이에게 사모하는 처자가 있었는데, 그녀와 등을 맞대고 누워 있는 꿈을 꾼 것입니다. 마주보고 누워있어도 시원찮을 판인데, 등을 지고 누워있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세 가지 꿈을 매일 반복해서 꾸었다는 것 입니다. 너무 꿈이 불길하고 심상치 않아서 한양에서 아주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 꿈 이야기를 하고 상담을 했습니다. 그러자 점쟁이는 혀를 차며 말했습니다. 

 “젊은이 참 안됐네.  배추를 벽에다 심었다는 것은 되지도 않을 일에 헛된 짓을 한다는 뜻이고, 비 오는 날, 두건을 쓰고, 비옷을 입고, 또 우산을 받쳐 쓰고 빗 속에 서 있었다는 것은 한마디로 헛수고를 한다는 뜻이네. 그리고 세 번째로, 사랑하는 여인과 등을 지고 누웠다는 것은 이미 둘 사이의 관계가 “끝장났다”는 뜻일세. 그러니, 이번 과거시험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 같네. 헛수고하지 말고 빨리 낙향해서 미래를 준비하게나.”

그럴듯한 점쟁이의 말에 젊은이는 크게 낙심했습니다. 그래서 이튿날 아침 일찍 짐을 꾸려 여관을 떠나려다가 마당에서 “여관주인”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여관 주인은 내일 있을 과거시험을 미리 포기하고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가는 젊은이가 의아해했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묻자, 젊은이는 낙심해서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꿈 이야기를 다 들은 여관주인은 크게 웃으면서 전혀 다른 해석을 해 주었습니다.   

  “축하허이, 자네 이번에 장원급제 하겠구먼!  배추를 벽에 심었다는 것은 “자네의 이름이 벽보의 합격자 명단에 크게 적힌다”는 뜻이고, 비 오는 날, 두건을 쓰고, 비옷도 입고, 게다가 우산까지 받쳐 썼다는 것은 “이번 시험을 위해 이중, 삼중으로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는 뜻일세.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과 등을 지고 누웠다는 것은 몸만 돌리면 그 여인을 품에 안을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뜻이니, 아주 쉽게 뜻을 이룰 것이 분명하네. 자네는 이번에 분명히 장원급제를 하겠구먼.”

여관주인의 말에 다시 힘이 난 젊은이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다음 날 과거시험에 집중해서 장원급제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 일인데 정 반대의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fact) 보다도 그 일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시각(perspective)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천양지판의 결과를 빗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말은 “내 생각과 판단으로” 모든 일을 바라보고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결국 “신앙생활”이라는 말은 나의 눈을 주님의 눈으로 바꾸는 “개안작업”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경험하는 삶을 내 입장에서가 아니라, 주님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면 분명히 달라지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절망의 돌산에서 희망의 다이아몬드를 일구어내는 놀라운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눈이 아니라 주님의 눈으로 삶을 바라보는 영적인 혜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 주소서!”  우리가 평생 드려야 할 기도일 것입니다.

글쓴이: 김세환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5년 10월 1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교회일치
2025년 6월 24일, 6대륙 15개국에서 모인 세계감리교청년평화순례 참가자 45명이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세계 감리교 청년들, 한국 분단의 역사와 화해의 길을 함께 걷다

2025년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6대륙 15개국에서 모인 세계감리교청년평화순례 참가자 45명이 ‘평화를 향한 청년 순례(YAPP)’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여정을 함께했다.
개체교회
영화 <장미의 이름>의 소재가 된 울베르토 에코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의 표지 중 일부.

영화 《장미의 이름 The Name of the Rose》에 나타난 기독교윤리 1-2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중세 기독교 신학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중용의 교리와 신앙의 실천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통찰로 이어졌다. 김영일 교수는 종교는 인간에게 의미와 소속감, 평화와 윤리, 더 나아가 사회 통합과 변화의 동기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며, 사회를 외면하는 교회는 살아 있는 교회가 아니라고 말한다.
개체교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대통령 재외선거 홍보 포스터.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앙과 정치, 그리고 사랑하는 고모

현혜원 목사는 신앙의 선배이자 사랑하는 가족인 고모와의 일화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 속에서도 ‘좋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참된 신앙의 길이며, 세상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고 참여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is an agency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2025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