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80주년과 희년 묵상

2025년 8월 6일, 정희수 감독이 스크랜턴 한국 선교 14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5년 8월 6일, 정희수 감독이 스크랜턴 한국 선교 14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올해는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해방되고 독립을 선포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해방과 민족의 존엄성 회복은 단순한 역사적 이정표를 넘어, 하나님의 뜻이자 복음이 선포하는 희년과 같은 살아 있는 빛의 역사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해방이 된 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한반도는 남과 북,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대립 진영으로 갈라졌고, 그 분단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통일을 향한 우리의 기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완전한 해방과 자주, 그리고 화해의 꿈은 아직도 미완성이며, 식민주의의 그림자 또한 완전히 걷히지 않았습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치인들과 한국 정부가 일본 해저 탄광에서 사망한 약 140명의 한국인 유해 수습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방 80년, 혹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의 유해는 여전히 이름 없이 알 수 없는 곳에 묻혀 있습니다. 그 밖에도 위안부, 강제징용 노동자, 징병 된 학도병 등 수만 명의 피해자들 역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역사 속 무명 묘에 흩어져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정전협정 상태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채, 75년 동안 냉전 질서를 유지하며 군사적 대치를 이어 오고, 이는 동북아의 긴장과 미국·중국 등 강대국의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더 고착화 되었습니다.

이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남북이 공존하며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그 협정은 군사적 압박이 아닌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합의를 통해, 한국 민족이 자유와 안보 속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 해방 80주년을 맞이한 오늘, 한국 민족의 가장 깊은 염원은 진정한 평화와 화해입니다. 경제적 발전과 사회적 번영만으로는 전쟁 재발의 위협 아래 깃든 슬픔, 그리움, 불안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남북 간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비록 80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살아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 민족입니다. 정치, 철학, 생활 방식의 차이는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정치·경제·환경·인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일을 가로막아서는 안 됩니다.

이산가족의 비극은 분단이 남긴 깊은 상처 중 하나입니다. 재회의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었던 1세대는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80년에 이르는 기다림은 희망을 슬픔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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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이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굳건한 평화협정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가족들이 자유롭게 상봉하고, 함께 추억을 나누며, 친족의 정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합니다. 이는 한국 민족의 염원일 뿐 아니라, 세계 공동체가 함께 품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80년의 분단이 정체성과 이념의 차이를 만들었지만, 수천 년에 걸친 공동의 역사와 언어, 문화유산은 그 짧은 정치적 단절로 지워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부르심은 국경을 넘어 공동선을 추구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이런 소명에 따라 교회는 수십 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소통과 대화의 다리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복음은 화해의 소식이며, 우리를 회개와 용서로, 더 나아가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부르심으로 이끕니다.

이제 교회는 남북 간의 상호 이해를 깊게 하며, 정서적 유대와 신뢰를 쌓는 구체적인 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서의 명령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참된 화해는 이념 갈등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사익을 내려놓으며, 형제애로 하나 된 공동체의 비전을 품어야 합니다. 지난 80년의 상처와 폭력, 그리고 증오를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평화입니다.

이제 행동할 때입니다.

연대의 끈을 굳게 묶고, 희망으로 하나 되어, 한반도의 평화와 정의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비록 우리는 분단되어 있지만, 평화의 왕이신 성령께서 인류의 복지를 위한 거룩한 사명으로 통일을 이루시기를 기도합니다.

성령은 모든 장벽을 허물고, 우리의 공동 인류성을 일깨우며, 우리를 해방의 도구로 세우십니다. 우리의 기도와 행동 및 비전이 준비하는 그날, 한반도가 평화, 화해, 자유의 등불로 빛나기를 바랍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80한반도를 식민 통치에서 해방시켜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이어진 분단으로 남과 북은 80동안 떨어져 살며, 통일을 향한 우리의 기도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전쟁의 희생자들, 위안부, 학도병, 그리고 타국에서 생을 마친 모든 이들을 기억합니다. 주님, 그들의 존엄과 귀향의 소망을 회복시켜 주시고, 화해를 향한 용기를 주소서.

적대의 사슬과 전쟁의 그림자를 끊어 주시고, 정전협정을 참된 평화로 바꾸어 남과 북이 상호 존중과 협력 속에 살도록 인도하소서.

 

세대를 이어 기다려 이산가족을 위로하시고, 상봉의 길을 열어 주셔서 서로를 끌어안고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게 하소서.

교회를 평화의 일꾼으로 세워 주시고, 원수를 사랑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쌓게 하소서. 지난날의 폭력과 고통, 증오를 용서하고, 세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하나 민족이 되게 하소서.

오소서, 평화의 왕이신 성령이여! 모든 장벽을 허물고, 한반도가 주님의 사랑과 화해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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