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의 플랜은 찬성하나 교단 분열은 안돼

시카고 잉글우드-러스트 교회의 담임, 그레이스오 목사. 사진 제공 Englewood-Rust UMC
시카고 잉글우드-러스트 교회의 담임, 그레이스오 목사. 사진 제공 Englewood-Rust UMC

연합감리교뉴스는 2019년 2월에 있을 특별총회를 앞두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지 플랜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번 주에는 시카고의 잉글우드-러스트 연합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는 그레이스 목사의 의견을 싣는다. 성숙한 토론 문화를 위해 지나친 표현을 삼가고 존중해 주기를 미리 요청한다.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 길로 들어선 지 오래되지 않은 나로서는 연합감리교회가 당면한 인간의 성 정체성 이슈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어떤 방향으로 목회를 해야 하는지, 진정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미래의 나의 모습은 어떠할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웨슬리언약연합(WCA)의 시카고 모임이 열린다는 소식들 듣고 관심이 생겨, 참석한 그 모임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신선했다. 말씀, 찬양 그리고 뜨거운 연합 기도는 우리 교단 모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움이었고, 영적으로 하나 됨을 느끼게 해줬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WCA 와 같은 길을 가리라 마음을 먹고 WCA에 가입 여부를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의 기도 응답은 이상하게도 WCA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감리교회를 지키는 것이었다. 

내가 WCA에 호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WCA를 지지하지 않고, 연합감리교회에 남기로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장로교에서 자라온 내가 연합감리교회를 선택하고, 이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된 이유는 웨슬리와 그의 신학 그리고 신앙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웨슬리 역시 영국성공회 성직자로 시대의 격동기를 겪어야 했고, 뛰어넘어야 하는 신학의 문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영국성공회 성직자의 자격을 박탈당했음에도 영국성공회 성직자의 임무와 사역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웨슬리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견해를 바꾸지만, 웨슬리는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영국성공회 성직자로 신학과 신앙 여정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우직한 신앙심에 매료되었고, 이는 내가 연합감리교 목사가 되게 이끌어 주는 힘이 되었다.

기도 가운데 웨슬리의 신앙 여정을 다시금 기억하고, 연합감리교회의 목사가 되기로 했던 나의 첫사랑을 확인했으며, 연합감리교회를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두 번째는 예수님이 몸으로 하나 됨을 가르치신 바와 같이, 우리가 하나 되길 원하신다는 것을 기도 중에 강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병원에서 원목 훈련을 받고 있을 때 목격했던 일이다. 한 임종 직전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죽어가는 환자 앞에서 자녀들이 격한 싸움을 했다. 그들은 환자의 마지막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대립하였는데, 결국 싸움 끝에 자녀들은 병실을 떠났다. 병실에 홀로 남은 환자는 자신이 죽어가는 현실보다 자녀들의 싸우는 모습에 더 고통스러워했다.

기도하던 중, 하나님은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들이 연합감리교회와 웨슬리언약연합으로 갈라져 싸우는 모습을 보시며, 더 고통스러워하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평강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의 길을 따라가려 목회자가 된 내가 UMC와 WCA 사이에서 어느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인가 가늠하는 것은, 예수님의 뜻이 아닌 나의 의와 뜻이 앞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카고에 사는 한인 자녀 중에도 동성애자들이 적지 않고, 그들의 부모는 사회와 자녀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 이슈에 대한 한인교회 담임목사들의 외면과 정죄로, 교인들도 자신들의 아픔과 고통을 자신이 속한 교회와 목회자에게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것 같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에게 그 고통을 털어놓았는데, 그것은 아마도 여성 목회자가 남성 목회자보다 중압감이 적고, 여성 목회자들의 비교적 열린 자세와 공감하는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섬기고 있는 다른 인종 목회 현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목회지에서 68세 된 여성 교인이 상담을 요청했는데, 자녀 셋이 결혼하여 손주도 있는 교인이었다. 나의 사무실을 찾은 그녀는 자신이 동성애자이며, 결혼 중 몇 명의 동성애자와 관계한 것을 고백하였다. 그리고 평생 그녀를 힘들게 했던 고통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보수적 신학을 가진 나로서는 그녀의 동성애를 인정하진 않지만, 자신의 문제에 대해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는 그녀의 곤고함을 무조건 외면할 수는 없었다. 하나님이 그녀를 어떻게 다루실지는 나의 영역이 아니고 하나님의 주권으로, 나의 역할은 그녀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녀가 나를 찾아와 자신의 가장 개인적인 문제를 꺼내어 상담한 것은 아마도 내가 여성 목회자이기 때문이며, 성 정체성에 관한 사역은 여성 목회자가 남성 목회자보다 더 섬세한 감수성으로 사역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도 동성애에 대한 나의 관점은 보수적이라 현재 우리 교단의 이슈들이 영 편하지는 않다. 성경 어디를 보아도 나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구절을 찾을 수 없다. 물론 동성애가 구약 시절에도, 예수님 시절에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분명히 결혼을 부모를 떠난 여자와 남자의 연합(마태 19:4-6, 9)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동성애자들은 동성애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동성애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성 정체성 문제는 간단하게 판단하며, 정죄할 만큼 단순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예민한 문제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닫는 경우도 있고, 동성애자의 삶을 버리고 이성애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나는 적지 않게 만나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들을 포함한 모든 크리스천이 기도하며, 성령님의 도우심 통해 온전한 하나님의 뜻을 알아 복음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간의 성 정체성 문제로 인해 서로 미워하고 교회가 갈라서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나의 신앙이 아니다. 정죄나 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오직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며,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2019년 2월 성 정체성 문제를 다룰 특별총회와 그 이후 교단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인 여성 목회자들의 현실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갈수록 줄어드는 교인 수, 그에 따른 교회 재정 감소, WCA를 따르는 교회와 교인들의 탈퇴 등으로 인해, 우리 연합감리교회의 파송 제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인 여성 목회자들의 파송과 사역 역시 녹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편안하고 부유한 곳에 계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작은 자를 들어 쓰시고, 어려운 현장에 함께 하실 하나님을 나는 믿는다.

나는 현 장정을 지지하고, 전통주의 안에 호감을 느끼지만, 교단을 분리하고 분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아무리 기도를 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해도, 내가 받은 응답은 우리 주님 되신 예수님의 몸을 둘로 나누는 것이 아닌, 하나 되는 예수님의 몸이 되라는 것이다.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버렸던 적이 있더냐”는 음성을 계속해서 들려주신다. 이제까지 나를 지켜주신 하나님이 앞으로도 나를 지켜주실 것을 확신한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고백한 시편 기자처럼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의지하며 고백한다.

파송 제도가 없어져 내가 섬길 사역지가 없어진다 해도 나는 하나님이 나의 길을 책임지실 거라는 믿음이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기에 나는 감사하며, 오늘 나에게 주어진 사역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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