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정희수 감독과의 신년 대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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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과 이메일을 통해 나눈 신년 대담을 2회에 걸쳐 싣는다. 오늘은 그중 첫 번째로 정희수 감독의 새해 인사와 교단 탈퇴의 현 상황 및 그에 따른 한인교회의 사역 과제에 관한 글이다.)

 

새해에도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한인 연합감리교회 성도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2022년 9월 26일 애틀랜타에 소재한 갬몬신학대학원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개회 예배에서 정희수 감독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2년 9월 26애틀랜타에 소재한 흑인 감리교 지도자 양성의 산실인 갬몬신학대학원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에서 정희수 감독이 애틀랜타 갬몬신학대학원에서 열린 2022년 9월 26한인목회강화협의회 개회 예배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새해에 주의 은혜가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팬데믹과 이상 기후로 생태계와 인류가 여전히 위협을 받고, 전쟁과 갈등이 계속되는 세계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 상생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서원이며 기도입니다.

“너희 머리털 하나도 상하지 아니하리라”(누가복음 21:18)고 하신 말씀에 기대어, 믿음의 힘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로 살고, 조건 없이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만큼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 사랑이 우리의 고백이요, 신학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교단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요?

우선 지난 11월에 미국 내 다섯 개 지역총회에서 17명의 새로운 감독들이 선출되어, 총감독회가 새해에 새로운 구성원들과 함께 부흥과 성장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을 저는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 팬데믹으로 교단 총회가 연기되고, 교단 분열에 대한 우려와 혼란으로 교단과 개체 교회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던 상황에 새로운 지도자들이 세워졌으니, 앞으로 안정과 새로운 도약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교회가 어려운 도전 속에서 늘 은혜와 성장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교회의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가 겪는 이 어려운 시기가 오히려 성장하고 변화하며,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 진리로 세상을 변혁해감으로써, 교회의 영적인 권위를 회복할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처한 교단 상황을 그저 혼돈으로 보지 않고 선교적인 기점으로 보시는 것인가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회는 소외된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전쟁과 갈등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해서 눈을 향하고, 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복음으로 세계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에 교단의 내면적인 혼돈과 상처를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세계를 향하여 다가가는 실천적인 선교가 절실합니다.

저는 주께서 교회가 본질을 회복해야 권위와 위상을 회복할 수 있고, 그래야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도전을 주신다고 믿습니다.  작금의 교단 현실은 흔들리는 나무가 뿌리를 깊이 내리는 것처럼, 이 도전의 상황이 연합감리교회가 영적인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는 계기를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진행되는 교단 탈퇴는 연합감리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오랜 논쟁과 갈등 속에 열렸던 2019년 특별총회는 2023년 말까지 한시적 교단 분리와 탈퇴를 가능케 했습니다.

교단 분리가 초래할 부정적인 측면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연합감리교 역사에 계속 반복되던 전형적인 결과들이기에 다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길게 보면, 이 또한 교회 공동체가 나름대로 자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찾게 되는 긍정적 계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교회 분열이 하나님의 교회와 선교를 약화시키고, 교회가 교회 되도록 하는 선교적 정체성을 흔들어 많은 지체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영적 공동체인 교회는 모두 그리스도의 지체이기에, 비록 자신과 의견이 같지 않거나 신학적 일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서로 존중하며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교회는 서로 상처 주는 일을 막고 최소화하는 지혜와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연합감리교회가 신학적이고 정책적인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맞습니다. 연합감리교회가 선교정책 운영과 목회자 은급까지 유기체적으로 공동 운영했던 교회 전통이었습니다. 유기적인 조직 운영을 존중하고, 서로 해악을 끼치지 않고 서로의 몫을 정당하게 부담하는 거룩한 공교회성을 지키면서 덕스럽게 헤쳐가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교회는 늘 다양성 속에 일치를 이루고, 서로 다른 지체들이 하나님 선교라는 큰 틀에서 신뢰와 참여, 일치와 협력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에게는 서로 신학적인 입장과 인종 문화적인 다양성의 차이를 용납하고,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성도의 교제를 폭넓게 이어 나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의 공동체,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보편성을 지키며, 복음으로 세상을 변혁시키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명을 기억하며, 교단 전체로는 각 연회와 교회들이 교단 탈퇴의 영향 이후를 조율하고, 연회의 행정과 지경을 정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빈 자리에 새로운 교회들을 개척하고 키우는 미래적인 선교를 감당하고자 합니다.

 

한인교회들이 연합감리교회에서 탈퇴 또는 분리되는 현실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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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섬기는 위스컨신 연회의 교단 탈퇴 결과는 대략 10퍼센트 미만으로 정해져 가고 있으며, 교단 전체는 현재 15퍼센트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장로교, 성공회와 루터 교회가 18 프로 내외로 우리 보다 먼저 교단 탈퇴의 홍역을 치루었습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한인 교회의 보수성을 보면 20 프로 이상의 교회들이 글로벌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로 이전되는 것을 예상합니다. 이 탈퇴 운동 속에서 적극적인 모습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평신도 지도자들의 연계된 영향력이 특징이고요. 일부 중대형 교회가 독자적인 의사 표현을 주도해 간 것은 전국 한인교회를 볼 때 아쉽습니다.

 

분리 과정 속에서 한인교회가 구심점을 상실한 것을 아쉽게 여기시는 것이지요?

현재 약 300개의 한인 교회가 전국에 흩어져 있고, 그 대부분이 중소형 교회로 40-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교단 탈퇴로 인해, 선교 지형이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중소형 한인 공동체들이 연회와의 유기적 상보 관계 속에서, 더욱 탄탄하게 감리교 운동에 이바지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지형도가 재확인되고, 중소형 교회가 각 연회에서 지속적으로 신앙 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하도록 역사적인 요청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연합감리교회의 총회와 연회가 지난 50여 년간 성심껏 한인 교회 공동체를 개척하고 지원해 온 점을 상기하고 감사하며, 아름다운 상생의 교회로서 그 유기적인 상호 의존 관계를 이해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을 좀 더 말씀드리자면, 교단 분리와 탈퇴의 상황 속에서 제가 드리는 기도 제목은 사랑과 포용입니다. 서로 다르지만, 주께서 끝까지 사랑하라고 하신 것을 저는 실천하고 싶습니다.

떠나는 분들을 존중하는 일이 쉽지 않으나, 모두 그분의 자녀들이니 아무런 차별 없이 존중하고자 합니다. 저는 연합감리교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그 정체성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지만, 떠나는 분들에게도 은총의 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동역자들이 떠남을 선택했을지라도 저는 그들을 여전히 사랑합니다. 싸움은 옳지 않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옹호하는 신학적으로 큰 자아를 가져야 합니다.

 

한인 교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조금 부언해 주시지요.

미국 내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우리 교단의 주요 선교적인 역점을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 범죄가 커지고, 인종차별이 독버섯처럼 살아나는 현실에서, 한인 교회는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갱신하고, 인종정의와 다양성을 이끄는 일에 공헌하며, 더 큰 선교적 비전을 가지고 성스러운 교회를 그려가야 합니다.

또한 서로의 아픔과 자유를 향한 쟁투의 역사를 나누고 기억하면서, 더 큰 사회 정의를 이루기 위해 연대를 지속해야 합니다. 다른 소수 인종과의 협력과 연대는 시대적 부름이며, 이를 위한 블랙-코리안, 코리안-블랙의 시민 연대를 저는 미국 이민 사회 속에서 아주 중요한 메트릭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번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모임에서 갬몬신학교를 방문하고 흑인민권운동과 인종 화해를 위한 헌신의 역사를 들으면서, 저는 미국 전역에 이런 연대와 상보의 관계를 확산해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한인목회강화협의회가 반인종주의위원회(Anti-Racism Task Force)를 구성하고 이미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흑인들과 접점이 많은 도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선교적 꿈과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한인 교회 공동체는 광폭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 한인 공동체는 또한 각 지역에서 히스패닉계 이민 사회와 사업체나 이웃으로 엉켜 있습니다. 서로의 연대와 기도 및 미래 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가기 위해 교회는 선교를 통해 그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이끌어 가야 하며, 백인우월주의가 더는 기승을 부리지 못하도록 세대를 망라한 화해와 사랑의 거리 신학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긴급한 선교적 과제라고 저는 봅니다.

 

타인종 목회 또는 교차문화 목회라는 이름으로 미국인 회중을 섬기는 한인들은 한인 교회의 교단 탈퇴 움직임을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합감리교회는 파송이나 교단 선교 정책에서 다인종/다문화를 강조하고 실천해온 큰 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20여 년간 히스패닉, 아시안, 아프리칸들이 연합감리교회의 지도적인 위치로 급부상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교단은 소수 인종 중 아프리카와 히스패닉계 교회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섬기는 위스컨신 연회에서도 그러한 선교적 필요를 직시하고, 교회 공동체 개척 운동을 주도해왔습니다. 위스컨신은 작은 연회이지만, 현재 26개의 히스패닉 교회가 성장하고 있으며, 8개의 라오스 몽족 교회와 7개의 한인 교회 및 3개의 아프리카 콩고계 난민 교회들이 오랜 역사를 가진 흑인 교회와 미 원주민 교회와 함께 다양한 하나님 나라의 얼굴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백인이 90%가 넘는 위스컨신 연회의 절반에 달하는 목회자들이 타인종/다문화/교차문화 목회를 하며, 우리 연회를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성령께서 주도하신다고 믿습니다.

또한 한인 목회자들의 은사와 목회적인 지도력이 연합감리교회 전체에 큰 공헌을 한다고 자부합니다. 미 서부, 동부, 중부, 남부 전역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헌신하는 열정적인 한인 목회자들의 수는 500명이 넘습니다. 저는 연합감리교회의 감독으로서, 그 자산과 축복을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더불어 우리 한인 연합감리교회는 한인 여성 목회자들과 차세대 목회자들이 미국 교회의 영적 혁신에 강하게 참여하며 헌신하는 모습에서 한인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한인 이민 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인 교회와 타 인종 목회의 목회자들이 더 깊이 교감하며, 서로의 은사와 전문성을 통합하여 협력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단 탈퇴가 한인 교회의 미래를 위한 대안이라 여기는 교회로 인해, 이미 다양성 속에서 일하고 헌신하는 많은 동역자가 의기소침하게 될까 걱정도 됩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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