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놓고 싶은 제목입니다.

 
요즈음 시카고 가을 날씨가 아름답기가 그지 없습니다.  조금 일찍 시작한 가을날씨가 벌써 몇 주째 청명함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니 괜스레 마음도 싱숭해 지는 것 같습니다.  왠지 어딜 가야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이민 목회를 하면서 늘 아쉬운 것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입니다.  재정적인 여유도 조금 있었으면 좋겠구, 시간적인 여유도 꼭 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10 여년 전 미국인 교회를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교회에 부임한지 한 달여 되었을 때 어느 가정이 유아세례를 부탁해 왔습니다.  세례를 준 날, 가족들이 모여 축하 파티를 한다며 저희 가정을 초대해 주었는데, 가보니 위스콘신의 경계를 넘자마자 시원하게 펼쳐지는 목초지 위에서 말 농장을 하는 집이었습니다.  9월초 요즈음 같이 청명했던 가을 날, 세월의 바람 자국이 아늑한 농장 집 앞에 차려 놓았던 소박한 시골 음식이 생각 납니다.  그리고 마음 넉넉한 시골 할아버지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 큰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작은 파도처럼 이어지는 푸른 언덕배기로 달리는 말들을 바라보며 “음미했던” 커피 한잔이 아직까지 저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급성장하는 한인 교회에서 부목을 하며 진을 뺐던 자국들이 마음 여기저기 남아 있던 때 여서인지 그 때의 평안함이 더욱 소중하게 각인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법정 스님의 책에서 보았던 “삶의 여백”이라는 표현이 생각납니다.  동양화에서는 종이를 차지하고 있는 그림 만큼 비워 놓은 여백이 미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것처럼, 삶에 있어서도 우리가 성취하여 채워 놓은 것 만큼, 버리고, 비우고, 남겨 놓은 “여백”들이 우리들의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말씀입니다.  구약에서 그렇게도 강조하는 안식일도 결국은 삶의 여백을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지난 금요일에 마친 김진양 목사님의 모세 오경 강의 중에서 안식일을 “시간의 지성소”라고 했다는 아브라함 헤셀의 표현이 계속 생각을 맴돕니다.  두 분의 말을 합쳐 보면 삶의 여백이 있어야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역사가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은데 ...
 
이 렇듯 삶의 여백을 가지고 사는 것이 중요한데, 제 캘린더를 보니 공백으로 남아 있는 날 없이 빼곡히 차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니, 어떻게든 채워 놓으려고 “몸부림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편찮네요.  그리고 화창한 가을날 스산해 오는 중년남의 마음을 털어 놓고 싶어 문득 커피 한잔 같이 할 사람을 찾는데 ... 이름들이 떠오르지 않음에 조금 당황하게 됩니다.  빈자리를 메꾸는 “일”들은 많은데, 빈 공간에 함께 해 줄 “사람”이 없음이 적잖게 당황스럽습니다.  
 
모 세 오경 강의에서 하나님의 이름 “야훼”는 “혼자 존재하는 이” 보다는 “함께 존재하는 이”라는 뜻으로 이해 되어져야 한다는 새로운 배움을 기억하면서, ‘하나님도 외로우셔서 우리보고 만나자고 좋은 날씨를 주시는 건가?’ 하는 뚱딴지 같은 해석을 내려 봅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 ... ‘지난 주일 공영숙 집사님의 하모니카 특송이 은혜로웠는데 나도 하모니카나 배워 볼까?’  그리고 캘린더를 다시 보니, 수요일 오후에 시간이 나는 것 같은데 ... ... ...
 
글쓴이: 김태준 목사, 살렘한인연합감리교회, IL
올린날: 2015년 10월 1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교단
2024년 판 장정에 포함된 목회자 관련 조항들은 목회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포함하여, 더 넓은 사역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사진 속 하이라이트 부분인 장정 ¶334는 장로목사의 사역을 보다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2020/2024 장정 어떻게 바뀌었나? 3부, 목회자

2024년 판 장정에는 목회자와 목회협력위원회 위원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목회자 관련 조항들입니다. 특별히 이 조항들에는 목회자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더 넓은 사역 기회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학
영국 살리스베리에 소재한 토마스 교회에 있는 중세 시대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 그림. 사진 제공, 네시노, 위키미디아커먼즈.

연합감리교의 대강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25년 올해의 대강절은 11월 30일 시작됩니다. 대강절이 시작하기 전, 그 의미와 유래 그리고 연합감리교회가 지키는 대강절에 대해 알아봅니다.
2002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해외민주인사 초청 행사 당시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과 만난 조지 오글 목사와 도로시 오글 여사. 사진 제공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을 사랑한 도로시 오글 여사를 추모하며

정희수 감독은 도로시 오글 여사의 삶을 기리며 “그분을 통해 ‘믿음을 온전히 산다는 것’, 삶을 소유가 아닌 소명으로 바라보는 법,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정의가 힘이 아닌 ‘끈질긴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회고했다.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is an agency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2025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