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UMC) 오하이오 감독구(Ohio Episcopal Area)인 서오하이오 연회와 동오하이오 연회를 이끄는 정희수 감독을 비롯한 13명의 지도자가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한국 선교 140주년을 기념해 역사적 선교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한은 1885년 한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송된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턴과 메리 스크랜턴의 헌신을 기리는 동시에 기독교대한감리회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한미 감리교회의 신앙적 유대를 확인하는 여정이었다.
방문 첫날인 4월 23일, 오하이오 감독구 지도자들은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찾아, 윌리엄 스크랜턴과 메리 스크랜턴 선교사를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 기념비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스크랜턴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세워졌으며, 이번 방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인 메리 스크랜턴 선교사는 윌리엄 스크랜턴의 어머니로, 1885년 미감리교 여성해외선교회(WFMS)의 파송을 받아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었던 그녀는 일본 체류 중에도 “일본에서의 생활은 즐겁고 선교사들의 생활 조건도 훌륭하나, 나는 내 민족(한국인)에게 가서 그들 속에서 살고 싶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한국인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품었었다.
한국 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메리 스크랜턴 선교사는 1886년 이화학당을 설립해 여성들에게 교육의 문을 열었을 뿐 아니라, 한국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인 보구녀관을 세워 여성 의료와 교육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는 한국에서 죽겠다.”라는 고백처럼 평생을 한국의 여성과 이웃을 위해 헌신했던 그녀는 조선 땅에서 생을 마감한 뒤 양화진에 안장되었다.

이날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감신대 역사신학 교수이자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인 이덕주 교수는 “1885년 아펜젤러보다 먼저 서울에 도착한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가 실질적으로 최초의 감리교 선교사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스크랜턴 가족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제일감리교회 출신으로, 미국 오하이오 연회가 한국 감리교회를 세운 셈입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연회 김성복 감독은 제막식 기념예배 설교에서 “스크랜턴 선교사의 역사의식과 복음적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줍니다.”라고 강조하며, “오하이오 연회가 한국 감리교회의 모 교회로서 역사적 사명을 다시 인식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를 소망합니다.”라고 전했다.
제막식 이후, 방문단은 아현감리교회를 방문해 선교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예일대학교와 뉴욕 의대를 졸업한 의사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는 1885년 한국에 도착해 정동에 시병원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의료 선교를 시작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이 도심의 병원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달은 그는 1888년, 성문 밖 애오개 언덕에 ‘선한사마리아병원(Good Samaritan’s Hospital)’을 세웠고, 이 병원이 바로 오늘날 아현감리교회의 시초가 되었다.
오하이오 감독구에서 이번 방한에 동행한 여러 지도자는 한국 교회를 통해 깊은 감동과 도전을 받았다고 말하고, 140년 전 선교사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복음을 향한 열정이 오하이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다시금 불타오르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서오하이오 연회 연대사역협의회(the Executive Director of Connectional Ministries)를 섬기는 캐런 미셀 쿡(Karen Michelle Cook) 목사는 “오늘날 우리는 복음 앞에 지나치게 안일해졌습니다.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했던 초기 선교사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우리 역시 그 열정을 다시 회복해야 함을 깊이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오하이오 연회 재무책임자(CFO of the West Ohio Conference)인 빌 브라운슨(Bill Brownson)은 “기독교 운동은 언제나 사람들의 필요가 있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한국에서의 감리교 선교 역시 여성 교육과 의료에서 출발했고, 그것이 교회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출발점에 오하이오 연회가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오하이오 연회의 안수사역부(Director of the Office of Ministry)를 섬기는 다네타 픽스(Danetta Peaks) 목사는 “스크랜턴 가문을 기리는 자리에 함께한 것은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더불어 한국 교회의 환대는 따뜻하고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라며 자신이 받은 감동을 전했다. 그는 또한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방문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동오하이오(East Ohio) 연회 사우스포레스트 지방(South Forest District) 감리사인 로라 화이트(Laura White) 목사는 “우리는 한미 감리교회 간에 오랜 세월 쌓여온 풍성한 역사적 유산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은 우리의 관계를 회복하고, 초창기 선교사들이 품었던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희수 감독은 이번 방한의 의미를 “영적 각성”이라 규정하며, “연합감리교회는 최근 교단 분리 등 여러 도전 속에 영적 침체기를 겪어왔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 교단의 선교 유산을 기억하고, 이를 다시 이어가는 각성이 절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특히 자신이 오하이오 감독으로 파송된 것을 단순한 사역지 변경이 아닌,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오하이오의 선교 열매로 한국 교회에서 자라났고, 이제 180도 돌아 다시 오하이오로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네가 진 빚을 갚아라’고 명하신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4월 24일, 서울 꽃재교회에서 열린 서울 연회 본회의에서 정희수 감독은 “감리교회의 정체성은 ‘세계를 나의 교구로 삼았던’ 웨슬리의 신앙에 있습니다.”라며, 윌리엄 스크랜턴의 신학과 사상을 연구하고 계승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감독은 특히 대한제국시절 독립협회, 을사늑약 반대시위, 헤이그 밀사 파견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상동청년회와 신민회를 조직하고 이끌고,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의 민족지도자 중 한 사람인 전덕기 목사를 신앙적으로 이끌었던 스크랜턴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스크랜턴은 당대 제국주의적 선교 방식에 순응하지 않았던 조선을 위한 정직한 구도자였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오하이오 감독구 대표단은 서울연회를 참관하고, 감신대, 광림교회, 이화여자대학교 방문, 강화도 성지 순례, 개체교회와의 교류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고, 다양한 한국 선교지와 감리교회의 현장을 경험, 그리고 한미 감리교회 간 선교 관계를 재정립, 과거의 신앙이 현재를 일깨우고, 영적 각성을 통해 미래를 여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4월 29일 미국으로 돌아왔다.
오하이오 감독구는 오는 8월 4-6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역사자료보관소, 한인목회강화협의회, 한인총회 그리고 기독교대한감리회 그리고 스크랜턴 선교사 후손들과 함께 감리교 한국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고 스크랜턴 선교사 관련 학술 세미나 등을 포함한 선교대회를 주최할 예정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