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장면과 예술로 미국 이민 현실을 고발한 연합감리교회들

주요 포인트:

  • 미국 내 연합감리교회들은 이민자를 향한 연방정부의 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성탄 장면을 포함한 예술 작품 전시로 드러내고 있다.
  • 한 교회는 시인, 송라이터, 아동 도서 작가, 사진작가가 참여한 이민을 주제로 한 예술의 밤을 마련했다.
  • 신학자 팀 서튼(Tim Sutton)은 예술이 권위주의에 맞서는 강력한 대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마리아와 요셉,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 예수는 베들레헴 공동체의 자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열악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었다.

시카고 인근 일리노이주 리버포리스트(River Forest , IL)에 소재한 리버포리스트 연합감리교회와 어번빌리지(Urban Village) 연합감리교회의 담임목사인 애비 홀컴(Abby Holcombe) 목사는 “예수께서는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곧 하나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비추는 거울이라 하셨습니다.”라고 말하고, “우리(교회)는 권위주의적 정부에 의해 표적이 된 사람들과 연대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통합을 준비 중인 두 교회는 대강절과 성탄절 기간 동안 교회 밖에 설치한 성탄 장면을 통해 그들이 이민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냈다.

해당 성탄 장면에는 일반적인 인물들이 모두 등장해 있지만, 마리아와 요셉, 그리고 아기 예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곁에 세워진 표지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우리 공동체 내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아기 예수의 가족(Holy Family)은 현재 피신해 있습니다.”

일리노이주 리버포리스트에 소재한 리버포리스트 연합감리교회–어번빌리지 교회의 성탄 장면은 서류미지자로 의심되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강화에 항의하기 위해 아기 예수·마리아·요셉 없이 전시되었다. 표지판에는 “우리 공동체 내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아기 예수의 가족(Holy Family)은 현재 피신해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 제공, 리버 포리스트 연합감리교회–어번 빌리지 교회.일리노이주 리버포리스트에 소재한 리버포리스트 연합감리교회–어번빌리지 교회의 성탄 장면은 서류미지자로 의심되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강화에 항의하기 위해 아기 예수·마리아·요셉 없이 전시되었다. 표지판에는 “우리 공동체 내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아기 예수의 가족(Holy Family)은 현재 피신해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 제공, 리버 포리스트 연합감리교회–어번 빌리지 교회.

홀컴  목사는 “우리 (북일리노이) 연회의 댄 슈어린(Dan Schwerin) 감독이 ‘우리는 예수께서 제국(empire)으로부터 안전하셨던 만큼 안전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이 (미국) 정부로부터 제 평생에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족이 강제로 해체되고, 아이들이 집에 돌아와 텅 빈 집과 아파트를 마주하게 되고, 한밤중에 시카고 남부 지역의 아파트 앞에서 ICE 요원들에 의해 케이블타이 수갑에 묶이는 아이들이 겪는 현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홀컴 목사 역시 정부 권력의 위력을 직접 경험했다. 그녀는 지난 9월 19일, 시카고 외곽에 소재한 브로드뷰(Broadview) ICE 구금시설(Detention Center) 앞에서 성찬식을 집례하던 중 ICE 요원들이 자신을 향해 후추 성분의 화학 물질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대낮에 성찬식을 집례하는 목사에게조차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는 힘없는 이민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달라스에 소재한 오크론(Oak Lawn) 연합감리교회는 야외 성탄 장면을 상단에 철조망이 설치된 철창 안에 마련했다. 그 안에는 쇼핑카트와 쓰레기통도 함께 설치되어 있다.

오크론 교회의 담임목사인 레이철 그리핀-앨리슨(Rachel Griffin-Allison) 목사는 “오늘날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예수의 탄생에 관한 성경 속 이야기 사이의 공통점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이것이 바로 두 현실을 나란히 놓고 연결해 보여줄 기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연관된 또 다른 성탄 장면은 오크론 교회 예배당 안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는 비어 있는 구유와 두 개의 빈 의자만 놓여 있으며, 주변에 붙은 표지판에는 “마리아는 어디에 있는가?” “요셉은 어디에 있는가?” “아기 예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적혀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클레어몬트 연합감리교회에 전시된 예술가 손야 닷슨(Sonja Dotson)의 일러스트에는 성가정(Holy Family)을 현대적 배경에 두고, 그들 뒤에 위협적인 인물이 서성이는 모습을 그려냈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은 중동 지역 출신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반영해 갈색 피부로 표현되었으며, 어두운 인물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상징한다. 사진 제공, 클레어몬트 연합감리교회.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클레어몬트 연합감리교회에 전시된 예술가 손야 닷슨(Sonja Dotson)의 일러스트에는 성가정(Holy Family)을 현대적 배경에 두고, 그들 뒤에 위협적인 인물이 서성이는 모습을 그려냈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은 중동 지역 출신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반영해 갈색 피부로 표현되었으며, 어두운 인물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상징한다. 사진 제공, 클레어몬트 연합감리교회.

클레어몬트 연합감리교회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제이 캠벨(Jay Campbell) 목사와 그의 아내 케이티 몬포르테(Katie Monfortte) 목사가 공동으로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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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클레어몬트 교회의 성탄 장면은 예술가 손야 닷슨(Sonja Dotson)이 그린 그림으로, 갈색 피부의 젊은 부부와 아기가 등장하고, 그 뒤에는 어두운 인물이 그림자처럼 자리하고 있다. 작품 속에는 “예수는 난민이었다,”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그분의 이름으로, 우리는 모두를 보호하라는 부름을 받았다” 등의 문구가 함께 쓰여 있다.

캠벨 목사는 “성가정(Holy Family)을 백인으로 묘사하지 않고, 그들이 중동인이었음을 그림에 반영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뒤편에 등장하는 실루엣은 일상에서 성가정을 표적으로 삼아 추적하는 ICE 요원을 상징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캠벨 목사는 또 “이 그림은 미국 사회가 이민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곧 그리스도와 성가정을 대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재해석된 성탄 장면을 선보인 교회들은 애초 우려했던 바와 달리 큰 반발은 없었다고 전했다.

캠벨 목사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페이스북 게시물에 ‘예수가 난민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성경 이야기를 왜곡한다는 취지의 다소 공격적인 반응’이 담긴 몇 건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긴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달라스 오크론 교회의 그리핀-앨리슨 목사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깃발을 뒤에 단 대형 트럭 몇 대가 교회 주변을 지나가며 (서류미비자) 추방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거나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저 소란을 일으키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행동일 뿐입니다.” 

시카고의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는 교회 간판 아래에 아기 예수상을 전시하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내걸었다. “너희를 위하여 태어나신 이는 이민자요, 난민이며, 혼외자이고, 소외된 이들을 품으신 구원자이시다!” 사진 제공, 알카 라일 목사,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사진작가 빌 프란츠(Bill Franz)가 12월 4일 디트로이트 인근의 디어본 제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예술과 항의의 밤: 이민’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범죄자가 아니다(Not a Criminal)”라는 설명이 붙은 서류미비 이민 아동들의 사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 디어본 제일 연합감리교회.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인 디어본(Dearborn) 지역에서는 수지 토드(Suzy Todd) 목사가 성탄 장면 대신 예술을 통해 이민 문제를 조명했다. 지난 12월 4일에는 ‘예술과 항의의 밤: 이민’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토드 목사는 “예술은 사람들의 방어심을 자연스럽게 낮추며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하며, “논쟁을 부추기기보다 마음으로 느끼게 하고,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연민의 감정을 열어줍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작가 빌 프란츠(Bill Franz)는 서류미비자 자녀 12명의 사진을 전시하고 설명했는데, 각 사진에는 “범죄자가 아니다(Not a Criminal)”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시인 메리(Mary Cox) 콕스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한 버스에 타고 있는 모습을 담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그림 「버스(The Bus)」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시를 낭송했다.

이 밖에도 두 팀의 음악 공연과 아동 도서 작가의 낭독이 진행되었다고 토드 목사는 전했다.

이 행사에는 약 50명이 참석했으며, 그 가운데 약 20명은 그 교회 교인이 아니었다.

토드 목사는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이었습니다.”라며 “맞불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했지만, 아무런 반발도 없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토드 목사는 신학자 팀 서틀(Tim Suttle)의 에세이 ‘예술가는 권위주의에 대한 해독제다(Artists Are the Antidote to Authoritarianism)’를 인용하며, 그의 관점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권위주의자들이 시인과 음악가, 이야기꾼을 두려워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술적 표현은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는 강력한 저항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민의 권리를 무시하고 자유를 잠식할 때,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반체제 인사가 된다. 모든 자유로운 표현 행위는 곧 하나의 반란이 된다.”-팀 서틀

토드 목사는 이 같은 인용에 공감을 표하며, “예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을 지니고 있지요.”

시카고의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는 교회 간판 아래에 아기 예수상을 전시하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내걸었다. “너희를 위하여 태어나신 이는 이민자요, 난민이며, 혼외자이고, 소외된 이들을 품으신 구원자이시다!” 사진 제공, 알카 라일 목사,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시카고의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는 교회 간판 아래에 아기 예수상을 전시하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내걸었다. “너희를 위하여 태어나신 이는 이민자요, 난민이며, 혼외자이고, 소외된 이들을 품으신 구원자이시다!” 사진 제공, 알카 라일 목사,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

패터슨 기자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연합감리교뉴스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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