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길들여 주세요

어느덧 4월의 화창한 봄입니다. 교회력으로는 사순절의 후반부로 접어들었습니다. 교회가 사순절로 40일을 지키는 것은 예수님의 40일 광야 생활을 따르는 훈련이기도 하고, 일년 365일의 십분의 일, 곧 십일조가 대략 40일이 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사순절의 40일을 경건하게 보내면 1년 내내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해서 40일을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젊어서도 그렇지만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건강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의 사순절 기간은 정기 건강 검사를 받는 기간과도 같습니다. 육체적의 정기 진단을 받는 것과 같이, 영적인 정기 진단을 받는 기간이 사순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상처를, 심령의 아픔을, 믿음의 질병을 검사하고 진단하여, 치료받고 회복하는 기간입니다.

저는 때로 내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목사로서의 내 자신과 실제로 살아가는 내 자신 사이에 간격이 생길 때면,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나의 모습과 내 삶의 모습 사이에 간격이 생길 때 저는 그리 느낍니다. 그 간격이 크게 벌어지면 더욱 낯선 느낍이 듭니다. 저 스스로는 죄에 맞설 자제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별 일도 아닌 것으로 흔들리고 자제력을 잃고 나면, 제 정신 들고 난 후 저 자신이 참 낯설어집니다. 저 스스로 나름 바른 사람, 바른 신앙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을 목격할 때, 저 자신이 낯설어지면서 실망하게 됩니다.

저 스스로는 정욕과 탐심과 분노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툭 건들기만 해도 돼지 오물통처럼, 정욕과 탐심과 분노의 앙금이 솟구처 오르는 것을 볼 때, 저 자신이 정말 낯설어집니다. 마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어서, 문득 문득 그 모습을 드러냄으로 내 자신을 소스라치도록 놀라게 합니다. 그럴 때면 거울 보기가 싫습니다. 거울 속의 나를 보기가 무서워집니다. 거울 속의 있는 나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두렵습니다.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민망하거나, 심지어 두려운 경험 말입니다.

생떽쥐베리의 유명한 소설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와 작은 여우의 대화가 나옵니다. 어린 왕자는 작은 여우를 만나 “이리 와서 나하고 놀자”며 말을 건넵니다. 그랬더니 여우가 대답합니다. “난 너하고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어져 있지 않거든.” 그러자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다시금 묻습니다. “길들여진다는 게 뭐지?” 여우의 답이 참 지혜롭습니다.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길들여진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넌 아직은 나에게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너 역시 마찬가지일거야.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그러면서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리 간청합니다. “부탁이야, 나를 길들여줘!”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보면서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짐도 하나님께 길들여져 있지 않기 때문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함 보다는 부정과 부패에 익숙한 나를 보게 됩니다. 주님의 온유함, 겸손함보다는 완고함, 완악함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래서 길들여지면, 즉 관계가 깊어지면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 말입니다. 우리가 거룩함에 길들여지면, 거룩하신 하나님과 관계가 깊어지면, 하나님은 나에게 나는 하나님께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 됩니다. 하나님께 길들여진다는 것은 수백 수천의 기독교인 가운데 하나님과 내가 둘도 없는,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의 관계가 된다 함입니다.

지금의 사순절이야말로 하나님께 길들여지기에 좋은 절기입니다. 나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과 함께 믿음의 여정을 걷기에 참 좋은 계절입니다. 새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내 삶 속에 죽어져야 할 것들을 십자가에 못박는 수행의 기간입니다. 십자가의 도를 살아내는 절기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께 나를 길들이는 시기입니다. 죄악의 더러움으로 길들여진 나를, 하나님의 거룩함으로 길들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길들여지면 나는 주님과, 주님은 나와 오직 하나 뿐인 관계의 존재가 됩니다. 십자가의 도를 닦고 수행함으로, 하나님의 거룩함이 우리 삶 속에서 풍성히 열매 맺는 사순절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나를 길들여 주세요!”

 

신학
클라우디아 텔리 운게산이 코트디부아르의 맨에 소재한 템플 엠마누엘 연합감리교회 예배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사진, 마이크 두보스, 연합감리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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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교회
사진, 조세프 레드필드,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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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의 대선을 지켜보며, “불완전한 세상을 사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우리에게 소망의 이유가 있다면,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 삶을 통치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있다.”라고 김영봉 목사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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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감리교 역사의 첫 흑인 감독, 프랜시스 번즈

미국 내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업적 및 공로를 기념하는 인 2월을 맞이하여, 감리교 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흑인 감독 프랜시스 번즈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