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의미

40년 전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고향인 제천을 떠나 서울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공부 좀 한다면 서울로 전학 가는 붐이 일어났을 때 저희 부모님도 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어린 저를 서울로 보내게 되었던 것이죠.

서울을 향해가는 기차 안에서 삶은 계란과 김밥과 사이다를 사서는 하나씩 껍질을 벗겨 제게 건네주시고 그것을 맛나게 먹는 저를 바라보며 서울에 도착하는 그 긴 시간 동안 아버님은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리 다정다감하지 않으셨던 부모를 떠나 이제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야릇한 흥분으로 가득했던 저는 아버님의 그 침묵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십여 년 전 큰 딸아이를 대학 기숙사에 들여 보내기 위해 짐을 싣고 캠퍼스로 들어가는 동안 저도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딸을 남겨두고 등을 돌릴 때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작은 딸을 뉴욕으로 보내면서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그리고 딸을 보내고 돌아오는 시간에도 아내와 함께 한마디의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오래 전 저를 보낼 때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님의 침묵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둥지를 떠나는 자식을 보며 과연 잘 날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세상이 그리 만만치 않은데 그 풍파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 살아주길 바라는 간절한 소원을 어떻게 자식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들이 가슴에 가득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품에 있던 긴 시간 동안에 주지 못했던 사랑을 후회하면서 그리고 삶으로 보여주지 못한 부족한 부모의 미련함으로 가슴을 치는 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장성하여 결혼을 할 때도 예식 전날부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그때에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침묵은 결국 하나님의 손길 안에 자식을 맡길 수밖에 없는 내려놓음으로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침묵, 부모님의 침묵, 그리고 지금 부모 된 우리가 침묵하는 이유를 알아갈 때 철이 들어가는 거겠죠. 침묵 안에 새겨진 수많은 감정과 사랑과 기다림과 고통을 품고 세상을 향해 가는 자녀들을 위해 손을 들고 축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부모 됨을 통하여 누리는 최고의 은총이라 여겨집니다. 이 아비의 하나님이 제 자식의 하나님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기도했던 것으로 하늘의 위로를 삼아 보았습니다.

 

개체교회
2024년 10월 7일, LA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연차대회 첫날 개회예배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한인총회 ‘다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주제로 뉴저지에서 열린다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2025년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은 뉴저지주 이스트 브룬스위크에 소재한 갈보리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다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총회
연합감리교회 총회인종위원회는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타인종 및 타문화 사역에 헌신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다. 이번 모임은 제도적 어려움과 정서적 소진이 깊어지는 상황 속에서 목회자들이 잠시 멈추어 쉬고, 회복과 재충전의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그래픽 출처, https://www.gcorr.org/ftf2025.

타인종·타문화 목회자들을 위한 쉼과 회복, 재충전의 거룩한 시간

연합감리교회 총회인종위원회는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타인종 및 타문화 사역에 헌신하는 목회자들이 쉼과 회복, 재충전의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개체교회
다락방 영성형성 아카데미는 시편을 사랑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오는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애리조나주 투산에 소재한 리뎀토리스트 수양관에서 “영혼의 노래, 시편과 함께하는 여정”이라는 주제로 <영성형성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사진은 <영성형성 아카데미>가 열리는 리뎀토리스 수양관에서 바라본 애리조나 사막의 풍경을 담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시편과 함께하는 여정: 광야로 오십시오

다락방 영성형성 아카데미는 시편을 사랑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오는 2025년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애리조나주 투산에 소재한 리뎀토리스트 수양관에서 “영혼의 노래, 시편과 함께하는 여정”이라는 주제로 수양회를 개최한다.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is an agency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2025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