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go’

비바람이 불고, 천둥치는 한밤에 길을 헤메던 한 사람이 있었다. 도움이 없는 외롭고 지친 길,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두운 길, 춥고 무서운 길을 열심히 헤어나가던 중, 난데없이 헛발을 딛더니, 절벽에 떨어지고 말았다. “악” 소리를 지르며 곤두박질로 허공을 치며 떨어지지만, 듣는 이도, 보이는 이도 없다. 이젠 끝이구나 하며 내두르는 손끝에 잡히는 나뭇가지가 있었다.

이젠 죽을 힘을 다해 매달려 보지만 “뚝 뚝“ 하며 나뭇가지는 부러지기 시작하고, 절벽에 디딘 흙탕물로 번벅이 된 발끝으로 몸무게를 겨우 지탱하며, 마지막 소리를 질러본다. “사람 살려요!“ “듣는 사람 없소?“ 비바람과 휘날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멀리서 유흥가의 술고래 소리 외에는 아무도 대답이 없다. 폭우의 급류가 수십 미터 발 아래서 삼키듯이 흘러가고, 이젠 뿌러져가는 나무를 잡는 손의 힘마저 시들어 간다. 희미한 기억 속에 “ 하나님“이 생각난다. “나 좀 도와주세요”라고 절벽 위로 소리를 치면서, 한구석 마음속에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한 번만 도와주시라고 절규한다.

“네 손을 놓아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세미하지만 천둥소리보다 크게 응답하시는 소리는 그 손을 놓으라는 것이다. 밑은 한없는 절벽, 휩쓸리는 탁류에 떨어지고 말텐데, 그 소리는 손을 놓으란다. “안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다시 입을 꽉 물고 손에 힘을 주고, 발을 다시 디디니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주는 힘 만큼 나뭇가지는 더 휘고 발은 더 미끄러지지만 마지막 힘을 모아 소리쳐 외친다. “거기 하나님 말고 다른 사람 없소?”

광야에 험한 길을 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신명기에서 손을 펴라 하신다. 어쩔 도리 없이 끊어져 버릴 한계가 있는 우리 인생에서 우리는 우리 힘으로 같이 흘러가버릴, 보이고 잡히는 가지에 전 삶을 건다. 잡으면 그리고 더 힘있게 잡으면 영원한 구원이 될 것처럼, 제한된 앞을 모르는 시들어지는 세상에, 우리는 하나님의 제안을 거부한다. 내가 해보겠다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겠다고, 나아가서는 내가 하나님이 되겠다는 우리 인생의 모습이다.

언어는 그 사회에 역사와 철학을 반영하는 약속이다. 생각만이 아니고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Let it go”를 혼으로 번역할 한국어가 없다. 가게 함으로, 손을 폄으로, 더 큰 능력과 문제 해결의 응답이 된다는 언어가 없다. 자손 대대 원수를 갚아야 하는 역사와 한을 끝까지 품고 기회를 찾는 울분의 탄식이 넘치는 사회, 이웃을 나의 경쟁과 나의 도전으로 만드는 경제구조, 그저 떡을 위해 나의 전체를 바쳐야 하는 교육관, 예수의 이름으로 “나”를 배채우려는 교회에서 “Let it go”를 번역할 언어가 만들어질 수는 없다. 우리의 가치관을 돌아보아야 하는 참사 속에서 원수를 갚으려는 기회를 찾는 우리, 눈물의 회개를 외쳐야 할 교회는 생각할 조차도, 그리고 믿을 만한 지도자가 외친다 해도 믿을만하게 들어줄 사람도 없는 우리 사회...

오늘을 살아야 할 그리스도의 영생은 손을 놓는데 있다. 그리고 “let it go” 하는 데 있다. 미운 자도, 원수도, “let it go” 하라. 내 삶에 있는 실망도, 후회도, ”let it go” 하라. 이루지 못한 꿈도 “let it go” 하라. 부러져가는 나무를 놓고, 어짜피 힘이 없어져 가는 손을 펼 때, 하나님을 체험하는 기적은 온다. 우리의 손을 펼 때 우리는 하나님 손 안에 있게 된다. 나를 포기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 하나님께만 우리의 삶을 던져보자. 새 삶은 이제 시작이다.

선교
한인총회 50주년을 맞아 참가자들은 지난 반세기의 헌신에 감사하고, 다음 세대의 지도력을 키우며 다른 공동체와의 연대를 넓혀갈 미래를 모색했다. 사진은 10월 6일 아침 예배를 마친 한인총회 참가자들이 샌프란시스코만을 배경으로 모인 모습이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한인총회 50주년, 만남과 연대 속에 다음 세대의 희망을 심다

한인총회 50주년을 맞아 315명의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가 샌프란시스코에 모였다. 참석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온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 다음 세대 지도자를 세우며 다른 공동체와의 연대를 넓혀갈 방안을 모색했다.
선교
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조정애 선교사(가운데)와 정현섭 목사(오른쪽)가 한인총회장 권혁인 목사(왼쪽)에게 한인 교회 미래를 위한 시드머니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한인총회 50주년 총회가 시작되다: 이제는 우리가 씨앗을 심을 차례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만남·맺음·북돋음’을 주제로 50주년 환영 만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공동체를 지켜온 이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 다음 세대와 세상을 향한 사명을 새롭게 다짐했다.
교단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스카이라인. 전 세계 연합감리교인들이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교단 최초의 리더십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다. 이번 모임은 연합감리교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분별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 탬신츠(Tamsintj), Wikimedia Commons 제공.

리더십 모임 카운트다운 시작되다

전 세계에서 약 300명의 연합감리교인이 캐나다 캘거리에 모여 교단의 미래를 함께 분별하는 시간을 갖는다.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가 주최하는 첫 ‘리더십 모임(Leadership Gathering)’을 앞두고, 참가자와 리더십모임기획위원회는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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