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사람 농사를 망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일이나 사업은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 장, 단기적으로 그리고 수시로 비교되고 평가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재능과 인권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비교되거나 숫자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공평하셔서 사람들 각자가 모두 동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나누어 가지고 태어나도록 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머리가 좋으면 건강이 안좋습니다. 이 두 가지가 다 좋으면, 그 사람은 분명히 성격이 좋지 않습니다. 만약, 이 세가지가 다 좋고, 게다가 돈도 잘 벌고, 높은 사회적 지위까지 다 거머쥐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일찍 요절하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맙니다. 인생이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도 잘 관찰해 보면, 나름대로 공정한 원리를 가지고 돌아갑니다.
잘 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못하는 것이 있고, 넘치는 것이 있으면 어딘가는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결코 비교 되어서는 안됩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으면, 어딘가에는 그 글을 잘 읽어 주는 사람이 있고,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있으면, 또한 그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엔가는 그 돈이 쓰여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그 돈을 자기를 위해서만 붙들고 있다면, 그 사람은 돈을 쥐고는 있겠지만, 명예를 잃고,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게 될 것입니다. 잃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고, 반대로 얻는 것이 있으면 잃게 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한쪽에만 치우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공평하게 창조되었고, 세상은 나름대로 살만 합니다.
어떤 절대적인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 되었을 때, 남보다 잘났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그는 십중팔구 교만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남보다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낙심해서 자포자기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나쁜 짓인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십시오! 그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금방 관계가 나빠지고 망가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의 선조들은 그런 면에 있어서 상당히 지혜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평가할 때, 서양 사람들처럼, ABC로 등급을 매긴 것이 아니라, “수우미양가”로 상대평가를 했습니다. “수”(秀)는 빼어나다는 뜻이고, “우”(優)는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미” (美)는 아름다울 “미”를 써서 참 잘했다는 뜻이고, “양”(良)은 양호하다는 것으로 “괜찮다”는 뜻입니다. “가”(可)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그 어떤 평가도 절망이나 좌절을 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평가법에도 비교의식을 부여하게 되면 내용이 송두리째 바뀌게 됩니다. “수”(受)는 교육을 받을 만한 놈이라는 뜻이 됩니다. “수” 밑으로는 교육받을 아이가 하나도 없게 됩니다. “우”(愚)는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미”(微)는 미진하고 보잘것 없는 아이라는 뜻이고, “양”(讓)은 배워봤자 소용없으니까 공부를 사양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加)는 한마디로 가망성이 없는 쓰레기 같은 “잉여 인간”이라는 소리입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비교”라는 스팩트럼으로 보게 되면, 사람은 형편없이 망가지고, 관계는 산산조각이 납니다. 한번은 제가 아들과 함께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아무 생각없이 한마디를 던졌는데,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들아, 이번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저 박상영 선수는 너하고 동갑이더라!” 아들이 기분이 상했는지 금방 비슷한 말로 응수합니다. “오바마 대통령하고 아빠하고 동갑인 것 아시지요?” 비교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프기 싫다면 아프게 하지 맙시다!
글쓴이: 김세환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6년 10월 2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