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총회 이후,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편집자의 말: 이 기고문은 지난 특별총회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누는 특별총회 시리즈 5편으로, 이번 주는 서북캐롤라이나연회 소속으로 샬롯 콕스베리 연합감리교회 담임과 2017년부터 현재 Standing Committee on Central Conference Matters 멤버로 섬기고 있는 이인용 목사의 2019년 특별총회 결과와 성소수자 사역 등에 관한 생각을 나눈다.  

2월과 3월을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2월 23-26일에는 특별총회에 다녀오고, 3월 22-26일에는 필리핀에서 열린 해외지역총회연락상임위원회 미팅에 참석하느라고요. 그런데 마음이 착잡합니다.

총회가 하루, 이틀 지남에 따라 더욱 확연해지던 것은, 인간의 성 이슈와 관련해 총대들이 뚜렷하게 두 파로 나뉘어, 안건마다 투표 결과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전통주의 플랜이 통과할 때 보였던 438 대 384의 투표결과는 투표가 시작된 첫날부터 내내 보았던 하나의 고정된 패턴이었던 것입니다.

세인트루이스를 떠날 때 가졌던 무거운 마음은 필리핀 마닐라를 떠나면서 더 무거웠습니다. 왜냐하면, 상임위원회에 맡겨진 중한 책임을 다하는 사이사이,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특별총회 후담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해외지역총회연락상임위원회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 설명하자면, 위원회는 총감독회가 지명한 5개의 지역총회와 7개의 해외지역총회를 대표하는 43명의 총대로 구성되어, 해외지역총회에 관한 모든 사안은 일단 이 상임위원회를 거쳐 총회로 올려지게 됩니다. 총회에 속한 모든 그룹 중 유일하게 외국인이  미국인의 수를 능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 두 번의 4년 임기 동안 상임위원회를 섬겨 왔습니다.

현재 위원회에 맡겨진 가장 큰 직무는 교리와 장정을 미국 감리교회 전체가 따라야 할 필수적인 단락과 각 해외지역총회의 정치· 문화·사회· 법적 여건에 맞게 수정하여 쓸 수 있는 단락들로 나누는 일입니다.

2024년 총회 때 완성된 초안이 청원의 형식으로 상정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이 막중한 업무를 보는 중에도 위원들은 특별총회 후담을 나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느 날 저녁식사 후 절친한 두 명의 아프리카 친구들과 가진 대화는 저에게 더 의미심장한 것이었습니다. 둘 다 남성으로, 한 사람은 목사, 다른 사람은 의사로서 평신도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의 친분만큼 서로 믿는 사이였기 때문에 특별총회에 대한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전하는 조용하고 차분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과 나, 더 나아가 전통주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나와 같은 진보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간의 괴리가 얼마나 깊고 큰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전통주의적인 생각은 이와 같았습니다.

첫째,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과는 다르게, 아프리카와 동유럽 그리고 필리핀 등지에서는 아직도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허용이 깊지 않습니다.

둘째, 전통적인 성서 해석이 동성애에 대한 그들의 보수적인 이해를 한껏 뒷받침합니다.

셋째,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진보 미국인들이 강조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완전한 수용론이 식민지주의로 받아들여져, 무슨 수를 써서든 배척해야 하는 악한 문화를 뜻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이, 미국으로 건너 와 공부하고 목사 안수받고 신학 박사 학위 받은 저의 이 독특한 현실이 양쪽의 입장을 보다 열린 자세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여성, 유색인종 그 밖의 사회 경제적 이유로 사람들이 차별받고 압박을 당하는 현실은 저에겐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의 성 이슈를 바라보는 입장을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자면, 중간에서 약간 보수적인 쪽에 서 있던 제가, 2012년 총회에 처음으로 총대로 참석하면서 서서히 생각이 진보적으로 바뀌었고, 그 이후로는 그 생각이 더 발전하여 이제는 확연한 진보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생각에 완전한 전환이 온 것이지요.

저 자신이 신념이 투철한 사람이고, 곁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쉽게 생각이 바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 저로서는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경험이 누구의 압력이나 강제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이슈와 관련해서는 정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말도 전부 이해가 갑니다.

분명한 것은 양측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독일, 덴마크, 미서부지역총회, 미국 내 다른 지역의 연회들과 개체 교회들이 전통주의 플랜의 징벌적 요소들에 강력히 반대하고, 더 나아가 그중 일부는 미연합감리교회로부터 분리할 계획까지 표명하고 나선 이때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합니까?

솔직히 답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부족한 생각을 조금 나누자면, 이 한 가지 이슈에 대한 생각이 나와 다르다 해서 상대방을 마치 악의 화신으로 보는 불찰을 행해서는 안 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내 말을못 알아듣나 화가 나기도 하지만,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경청하면, 서로의 생각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이 이슈에 대해 그의 입장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그 입장에 따라 낙인찍고 외면하기에 우리는 모두 너무나 중요한 존재들입니다.

예수님이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셨을 때, 성령이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셨고,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막 1:11)

하나님이 LGBTQIA+ 이들에게도, 전통주의를 가진 이들에게도, 진보주의를 가진 이들에게도 일일이 동일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딸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누가 이를 부인할 수 있습니까?

오직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며 터놓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인내심을 가지고 해낼 때, 우리는 그토록 바라는 진정한 연합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우리를 도와주세요!

이인용 목사는 서노스캐롤라이나 연회 소속으로 샬롯 콕스베리 연합감리교회 담임이다. 2012, 2016, 2019 총회 대의원으로 선출되었고, 2017-2020 해외지역총회연락상임위원회 멤버로 섬기고 있다.

개체교회
뉴욕의 후러싱 제일 연합감리교회는 개체 교회 사역에 새로운 영감과 활력을 불어넣고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인 <희년사역기금> 10만 불을 마련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톤 시청 앞에 설치된 지밀루 메이슨의 작품 도약(Cabriole).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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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간증
유석종 목사의 가족사를 담은 『무너진 울타리 다시 세우다』의 (오른쪽) 한글판과 영문판 표지 이미지.

한인 디아스포라의 고백과 치유 이야기 <무너진 울타리 다시 세우다>

유석종 목사의 가족사를 담은 책 『무너진 울타리 다시 세우다』(영문판 REBUILDING THE FALLEN FENCE)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 디아스포라 가족의 아픔과 치유의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개체교회
영화 <Her(그녀)>의 트레일러 갈무리.

인공지능 HER의 사랑과 외롭고 불완전하고 서툰 인간의 사랑과…

현혜원 목사는 인공지능 시대에 AI와의 사랑을 나눈 영화 HER를 리뷰하며, “하나님은 완벽한 기계의 논리 속이 아니라, 때로는 미숙하고 불안정하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거하십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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