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종 목회를 마무리하며: 조금 덜 두려워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편집자 주: 이 글은 2025년 6월 11일 북일리노이 연회 은퇴찬하예배에서 신경혜 목사가 발표한 은퇴사로, 신 목사는 2025년 7 1 북일리노이 연회에서 장로목사로 은퇴했다.)

주요 포인트:

  • 신경혜 목사는 타인종 목회 초기의 혼란과 아픔 속에서 자신의 ‘다름’이 한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임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 예수께서 모든 장벽을 넘어섰듯,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이 언제나 경계를 넘어서는 ‘교차문화적(Cross-Cultural) 삶’임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 “덜 두려워하고, 더 사랑하기로 한 선택”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변화를 일으켰다고 고백한다.

2025년 6월 11일 열린 북일리노이 연회 목회자 은퇴찬하예배에서의 신경혜 목사.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5년 6월 11일 열린 북일리노이 연회 목회자 은퇴찬하예배에서의 신경혜 목사.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나는 안수를 받자마자 타문화/타인종(cross-cultural/cross-racial) 교회로 파송 받아 목회를 시작했다. 신학교에서도, 안수 과정에서도, 누구도 내가 타문화/타인종목회 현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지만, 한국인 목사인 나는, 교인 대부분이 백인인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었다.

내가 영어를 말하는 방식, 사고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 의사소통하는 방식 — 심지어 침묵을 지키는 방식조차 — 그들의 틀과는 쉽게 맞지 않았다.

내 존재의 많은 부분이 문화와 보이지 않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형성되어 있었지만, 그것이 다른 삶의 방식과 부딪히기 전까지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말 그대로, 내가 무엇과 맞서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의 목회 초창기 시절은 무척이나 혼란스럽고 때로는 고통스러웠다. 왜 내가 끊임없이 나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지, 이해받기 위해 이렇게 애써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심지어 내가 정말로 올바른 소명을 받은 것인지조차 스스로에게 되묻는 외로운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나의 ‘다름’이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사랑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에서 그 진리를 더욱 깊이 경험했다. 하나님의 은혜는 나를 있는 그대로, 진정한 나로 서도록 초대하고 있었다.

이 여정을 통해 나는 목회자로서뿐 아니라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 아내,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스러운 자녀로서의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정체성을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나는 타인에게 더 열려 갔고, 더 자비로워졌으며, 더 궁금해하고, 다름을 더 끌어안을 수 있게 되었다.

다문화 목회는 내게 사랑이란 결국 ‘자리를 내어주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타인을 위한 자리, 진리를 위한 자리, 그리고 변화를 위한 자리 말이다.

그 사랑은 언제나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라고 나를 이끌었고, 설령 그들이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아직 알아보지 못한 때에도, 내가 만나는 그들에게 모든 사람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라고 도전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내가 확신하게 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은 언제나 타문화 혹은 다문화적(cross-cultural)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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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은 결코 단순한 세속적 개념이 아니라 복음의 핵심이다. 그것들은 복음의 중심에 있는 진리이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아름답고 복잡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다. 또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호흡하는 방식이자, 하나님 나라의 참된 모습이다.

예수께서는 문화와 계급, 하늘과 땅, 심지어 하나님과 우리를 가로막던 모든 담까지 허무시고, 우리를 하나로 부르셨다.

몇 해 전 은퇴한 한 목사님이 내게 이렇게 조언해 주셨다.

“조금 덜 두려워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목회 여정 속에서 나는 두려움 때문에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또 불편한 대화를 피하고 싶은 유혹도 많았다. 그러나 은혜는 내게 분명히 가르쳐주었다. 두려움은 잠시 나를 지켜주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오직 사랑만이 나를 앞으로 나가게 한다는 사실을.

내가 더 사랑하기로 선택할 때마다 — 물러서지 않고 다가갈 때, 누가 나를 지지할지 알 수 없어도 힘든 진실을 말할 때, 내가 옳다고 믿었지만 먼저 사과할 때 —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는 타인에게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도 깊이 일어났다.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나는 잊고 있었는데, 그 여정 속에서 나는 ‘받는 기쁨’이라는 또 다른 은혜가 바로 그것이다.

목회의 가장 큰 기쁨은 상호성(mutuality) 안에서 드러났다. 곧 다른 이들이 우리를 사랑하고 돌보고 빚어가도록 기꺼이 허락할 때, 그 자리에 은혜가 풍성해졌다.

그 은혜 때문에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그 은혜가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겸손하게 했으며, 또 나를 변화시켰다.

그러므로 나는 어디에 있든 사역의 현장에 서 있는 모든 이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조금 덜 두려워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일이 당신을 벅차게 할지라도 그 일을 사랑하라. 사람들이 당신을 힘들게 할지라도 그들을 사랑하라.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나 자신을 사랑하라.

조금 덜 두려워하며 살아가라. 두려워할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그 은혜면 족하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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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영성형성 아카데미> 참석자들이 자신들의 깨달음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이훈경 목사.

푹 쉬었다가 가라고 하신 주님

박혜련 사모는 영성형성아카데미에서 ‘동행의 영성’을 배웠고, 선하신 주님과 동행하는 삶, 그리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드리는 아름다운 사역자들과의 동행은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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