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만들어내는 교향곡, 운명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말이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 이사를 했다는 뜻입니다. 어린 맹자를 데리고 묘지 근처로 이사를 갔더니, 맹자가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 냅니다. “가네 가네 나는 가네.  북망산천 나는 가네!” 그래서 얼른 시장 근처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 합니다. “골라 골라. 아저씨도 아줌마도 골라 골라!” 그래서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갑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늘 천 따라지 가마솥의 누릉지” 하면서 글 읽는 것을 따라합니다. 결국, 고대 중국의 가장 훌륭한 학자가 되었습니다. 환경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나 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강조할 때 주로 이 말을 사용해왔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고, 어머니가 묘지와 시장 저잣거리에서 삶의 둥지를 틀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 맹자의 집은 분명히 가난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사 한 것이 두 번인데도 세 번 이사를 한 것처럼 “삼천”(三遷)이라는 말을 쓴 것을 보면, 맹자의 어머니의 교육열을 강조하려고 “장소”를 “횟수”로 표현한 것 같아 보입니다. 아무튼 가난과 열악한 환경을 향학열로 극복한 대단한 어머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어떤 교육학자들은 맹자의 어머니가 이렇게 여러 번 이사를 한 데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첫 번째로 묘지 근처로 이사를 한 것은 매일 수많은 죽음을 접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정립하게 하려는 어머니의 깊은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또, 시장으로 이사를 간 것은 상인들의 상술이나 처세술을 보면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실물경제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당으로 이사를 가기 전에 이런 경험들을 하게 한 이유는 맹자가 서당에 틀어 박혀 글만 읽고 세상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무한 청맹과니가 되지 않게 하려는 어머니의 교육철학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입니다.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다가 만들어낸 날조된 교육 이데올로기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부적절한 환경을 부단한 노력으로 바꾼 자랑스러운 어머니의 기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모습을 운명이나 어쩔 수 없는 팔자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과실이나 과오에 대해서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하고, 정당성을 찾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대부분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우리의 잘못된 습관이 만들어낸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물들입니다.      

소위 "과부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할머니, 어머니의 대를 이어서 과부가 되는 불행한 운명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분석해보면, 이것은 어쩌면 잘못된 습관들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입니다. 어렸을 때 집에서 배운 그대로 결혼 후에도 답습했기 때문에 과부살이라는 운명을 낳은 것입니다. 밤에 먹고 자는 습관을 가진 집에서 자라난 여인은 결혼 후에도 남편과 함께 밤참이나 야식을 즐깁니다. 아버지가 그 나쁜 습관 때문에 당뇨병와 고혈압으로 사망하셨는데도 그 습관화된 행동양식을 그대로 반복합니다. 그리고 똑같은 결과를 낳고 맙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에 답습한 치명적인 결과를 "과부살"이라는 운명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러나 사실은 잘못된 습관이 불러낸 어리석은 “랩소디”(rhapsody)일 뿐입니다.    

학자의 집에서는 학자가 배출되고, 상인의 집에서는 상인이 만들어집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직업을 답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습관화된 삶의 행동양식이 그런 결과는 낳은 것입니다. 알코올중독이나 도박, 폭력 같은 상습적인 중독에 걸린 부모 밑에서 자라난 자녀들도 그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대물림 합니다. 습관화된 행위들이 그들의 운명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행동을 바꾸면 운명도 바뀝니다. 용기를 내서 결단하고 몸으로 행동하면 운명도 축복으로 바뀝니다. 신앙인들은 믿음의 행위들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꾼 사람들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니엘, 에스더 그리고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좋은 운명을 타고 난 것이 아니라 믿음의 행위(faith in action)를 통해서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2016년은 우리들의 차례입니다. 용기를 내어 새로운 운명 교향곡을 써 내려가는 결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글쓴이: 김세환 목사, 아틀란타 교회, GA
올린날: 2016년 1월 19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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