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워야 정상입니다

얼마 전 존경하는 한 목사님께서 대화 중에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조목사님, 수요예배 말씀을 전하는 중에 한번은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회에 새 가족들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라고요. 다음 날 새벽기도를 마치고 장로님들이 아침식사를 사 주시면서 묻더라고요 ‘목사님, 그런데 어제 그 말씀은 왜 하신 겁니까?’ 그래서 저는 진심이었다고 말씀 드렸어요. ‘내가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돌볼 수 있는 교인은 몇십명에 불과하고 이미 이름도 외우지 못하는 성도들이 그 열 배도 넘게 있는데 매주마다 새로 오시는 새 가족들이 볼 때마다 부담스럽더라고요… “

말씀하신 의도를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결코 대형교회 담임목사로서의 배부르고 교만한 마음에서 하신 말씀도 아니고, 새 가족이나 새 생명을 경시하는 마음에서 하신 말씀은 더더욱 아닌 것을 압니다. 오히려 맡겨 주신 영혼들을 제대로 돌보고 사랑해 주지 못함으로 인한 책임감과 미안한 마음에서 나온 말씀이라 믿습니다.

목사님의 그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그 목사님처럼 많은 영혼을 맡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온전히 아는 것입니다. 감당할 수 있는 사랑과 돌봄의 역량이 수십 명의 분량도 얼마나 부담스러워해야 할 존재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한 영혼을 맡겨 주실 때마다 그것은 ‘멤버십의 수’가 아니라 두려움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의 수’임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이미 감당하기 힘든 ‘책임들’을 맡고 있습니다. 제게도 어서 다섯 달란트, 열 달란트의 분량을 맡겨 주셔서 큰 영광을 보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이미 맡겨 주신 한 달란트, 두 달란트의 영혼들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온 맘을 드려야 함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할 일은 맡겨 주신 분량에 성실과 감사로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 맡기시는 시기와 분량은 오직 주님의 손에 달린 일입니다. 그러니 맡겨 주신 달란트에 오직 성실과 감사로 응답하고 있다면, 조급할 일도, 서운해 할 일도, 떼쓸 일도 아닙니다. 오직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하고 섬길 마음만 남습니다.

오늘 맡기신 일에 충성함 없이 더 큰 것을 맡게 될 일은 없습니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마태복음 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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