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LA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주관의 Writer's Retreat에 참석하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공보부에서 미 전역에 있는 12명의 한인목사님들을 초청하여 현재 우리 연합감리교회에서 출판하고 있는 '기쁨의 언덕'과 '섬기는 사람들'의 집필과 편집을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 이번 모임의 주된 과제였습니다.
모임 초반엔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와 방법에 대한 강의와 함께 과연 우리의 글쓰기를 통해서 어떤 영향력이 발휘되는지에 대해 선배 목사님의 일화를 통해서 듣게 되었고, 서로의 나눔의 시간을 통해서는 이 시대의 목회자로서의 세상을 보는 안목에 대한 서로간의 격려와 도전을 주고 받고 돌아올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매주 주보에 목회서신을 싣기 위해서 저의 일주일의 삶을 뒤돌아보며 사랑하는 교우들과 교제하기 위해 글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 글들을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실어주어서 전국의 여러 독자들과 나누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글 쓰는 사람 중에 하나로 뽑히게 된 것입니다.
어떤 때는 일주일 동안 특별히 나눌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서 이리저리 생각만 하다가 주보 마감 시간에 밀려 쥐어짜듯이 글을 쏟아낸 적도 있었고, 한국이나 몽골에 나가있을 때는 시간차와 장소의 제약 속에서도 마치 신문 기자가 마지막 편집 시간을 놓치지 않고 글을 실기 위해 하는 몸부림의 심정으로 주보의 한 면인 목회서신을 메워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매주매주 교회 홈페이지에 남겨진 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방대한 자료가 되었고 그 자체가 18년의 예수사랑의 산 역사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한 말은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말았지만, 제가 쓴 글들은 장소와 시간을 뛰어 넘어 계속해서 기록으로 남아 있어 앞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세상에 영향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Writer's모임을 통해서 제가 쓴 목회서신을 우리교회 홈페이지에 들러서 매주 빠짐 없이 읽어 주신다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글을 통해서 제가 만나보지도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고, 새로운 교제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며 글쓰기의 소중함과 그 영향력에 대하여 다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12명의 목회자들과 교제를 나누며 느낀 인상은 모두들 하나같이 성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성실함은 자신들이 맡은 과제를 짧은 시간 안에 다 마쳤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글들을 읽어주면서 더 합당한 문장으로 다듬는데 열심으로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아마 매주 자신의 사역의 자취를 글로 남기며 생긴 습관이 성실함을 몸에 베게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감사하게 지난 18년간의 목회서신을 한 주도 빠짐없이 기록하여 남겨놓을 수 있었습니다. 먼 훗날 교회 개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생생한 자료로, 때로는 청년사역에 지쳐 낙심해 있는 청년사역자들에게 위로의 글로 남겨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깁니다. 매주 글쓰기를 통해서 저의 성실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글쓴이: 윤국진 목사, 시카고예수사랑교회 IL
올린날: 2012년 9월 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