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타르타가 전하는 자발적 가난이란

지난 주간 헤르만 헤세가 썼던 "싯타르타"를 다시 읽어 보았다. 대학시절 읽었던 책인데, 이번에는 영어로 읽어보면 새로운 감이 있을 것 같아 큰 기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전에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이 다가왔다. 아마도 나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인디언 민담을 기초로 하여 쓰여진 부처의 이야기인데, 그 속에 가진 것이 없어 가난해지는 것과 자발적인 가난의 차이를 소개하고 있는데 내게 흥미롭게 다가와 이 칼럼에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내 나름대로 영어를 한국말로 번역해서 옮겨놓는다.

카마스와미(Kamaswami)라는 상인이 호기심이 가득 찬 마음에서 싯타르타에게 다가와 묻는다. "내가 듣기엔 당신은 배움이 많은 브라만(Brahman)이건만 여전히 상인의 도를 배우고자 한다고 들었소. 그런데 그 연유가 궁핍하기 때문이오?" 그러자 싯타르타가 대답했다. "아니요. 나의 현재 삶은 궁핍하지 않거니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소. 당신은 내가 오랜 수도자(Samanas)였음을 알아야 할 것이오."

카마스와미가 물었다. "만약 당신이 수도자이라면, 실상 당신은 궁핍한 게 아니오? 수도자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아니 하잖소?" 싯타르타가 화답했다. "물론 당신의 말대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소. 지금 내게 아무것도 없는 게 사실이오. 하지만 나는 자발적으로 소유물을 갖지 않을 뿐이오. 그러므로 나는 결코 궁핍한 게 아니오."

카마스와미가 계속 말을 건넸다. "만약 당신이 괜찮다면 좀 더 묻겠소. 가진 것도 없이 무엇을 남에게 베풀 수 있소?" 그러자 싯타르타의 대답은 이러했다. "모든 사람은 나누어줄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소. 장수는 힘을, 상인은 물건을, 교사는 가르침을, 농부는 쌀을, 그리고 어부는 물고기를 갖고 있소."

카마스와미가 물었다. "그렇긴 하오. 그렇다면 당신에게 나누어줄 무엇이 있소? 당신의 깨달음은 무엇이며,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소?" 싯타르타가 대답했다. "나는 생각할 수 있소. 나는 기다릴 수 있소. 나는 금식할 수 있소." 카마스와미가 도전했다.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오? 예를 들어서, 금식이란 것이 무슨 소용이 있소?" 싯타르타가 화답한다. "이것은 매우 유용한 것이오. 사람이 먹을 것이 없을 때, 금식이야말로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것이라오. 금식을 모를 때는 사람이 배가 고프면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원치 않는 것이라도 억지로 해야 하오. 하지만 금식을 배우게 되면, 나 싯타르타처럼 기다릴 수 있소. 결코 성급하지 않거니와 긴급하지도 않소. 그는 배고픔과 함께 살아갈 수 있소. 배고픔에 관해 웃을 수도 있소. 바로 이것이 금식의 유용함이오."

성경에서 이와 비슷한 교훈은 사도 바울의 삶의 고백(빌 4:11,12)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글쓴이: 이상호 목사, 올리브연합감리교회 HI, oliveumc@gmail.com
올린날: 2013년 4월 8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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