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대에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아버지의 영광으로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 - 막 5:38/개역개정
최근 KBS에서 방영된 환경스페셜 3부작 바다와인간, '스쿠버 다이빙의 두 얼굴'을 통해서 현재 조국 대한민국 근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포획과 환경파괴 문제가 심층 보도되었습니다. 레저로만 알고 있던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들의 무분별한 어류 포획은 방송을 보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이미 관행처럼 굳어온 리조트 회사와 다이버들의 행태는 천태만상이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은 해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에 비례해서 어촌마다 다이버들에 의한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살을 이용한 어획을 불법으로 금지한 법을 어겼음에도 단지 레저의 일부로 생각하며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이버들의 인식은 이미 도가 넘어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방송 중간에 한 리조트 대표로 있는 임창근 씨의 인터뷰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신선함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는 불법사냥과 채집으로 고통 당하는 어촌을 살리기 위해서 건전한 다이빙 문화를 정착시키려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함구하며 쉬쉬 하던 국내 다이빙의 현실에 침묵하거나 묵인하지 않고, 자신을 비롯한 다이버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쿠버 다이빙 세계에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많은 욕을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영업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았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리조트는 최신식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불법포획과 채집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많은 다이버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송 말미에 그분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건전 다이빙 운동의 이유가 참 근사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이 그냥 불법으로 먹을 거리나 하는 레저가 아니거든요. 그런 오명이 저는 참 싫습니다. 그래서 이런 건전 다이빙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스쿠버 다이빙과 다이버들을 사랑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그 결과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 할 바다, 그리고 그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어민들의 마음을 파괴하는 짓을 허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스쿠버 다이버들은 언제라도 자연산 활어와 어패류를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하는 저급한 오명을 벗어버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다이버들의 약 70% 이상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식탐이라고 하는 자기만족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그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바다와 어민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수중 훈련을 마치고 자격을 땄다고 해서 모든 다이버들이 진짜 다이버가 아님을 그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낱 자신의 식탐과 쾌락을 위해서 정해진 법을 어기는 행동을 아름답게 미화하는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임을 그가 보여주었습니다.
임창근 씨의 인터뷰를 보면서 눈물이 날 뻔했던 것을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바다를 아끼고 사랑해야 할 다이버들이 오히려 바다와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오명이 참 싫다고 했던 그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도 듣기 싫은 오명이 하나 있습니다. 크리스천과 교회가 이기적이며 배타적이라는 이야기, 혹은 목사와 당회와의 싸움 등으로 교회가 깨어지고 갈라졌다는 이야기로 얼룩진 이 시대의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안고 있는 오명을 듣기가 싫습니다.
임창근 씨의 얼굴은 보기에는 험악해 보였지만, 그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마치 골리앗 앞에 섰던 소년 다윗의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았던 그의 행동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음란하고 죄 많은 세상에서 그분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을 역시 부끄러워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같은 업종의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모욕과 조롱을 받았던 한 다이버가 자기 자신과 그가 믿는 신념을 부끄러워했다면 결코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대로 살겠다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한 무명의 다이버처럼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오명을 씻는 것이야말로 저와 여러분, 그리고 우리 교회에 주신 사명이라고 믿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임창근 씨의 소원처럼, 우리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이런 마음을 먹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런 오명이 참 싫습니다."
글쓴이: 최호남 목사, 어바나예수사랑교회 IL
올린날: 2012년 9월 4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