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에서 목회 상담을 가르쳐 주신 교수님께서 폐암 중기라는 사실을 얼마 전 정기 검진에서 발견하셨답니다. 다른 부위로 상당히 전이가 된 상태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 함께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수님께서 암에 걸린 환자의 입장에서 심리적인 변화를 글로 나누고 계십니다. 환자들을 어떻게 심방하고 위로해야 할지를 가르치셨던 목회 상담학 교수셨지만,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또 다른 이해를 좀 더 나누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경험합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그만큼 사람 속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그럼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기 입장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은 성숙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저는 교회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무지 한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 불편하고 마음 상하는 일들도 생기게 됩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서이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기도 하지요.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최소한 교회 안에서는 모순입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을 향해 한 방향, 같은 입장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것은 입장의 차이가 아니라 실은 상호 거리의 문제입니다. 서로의 관계가 가깝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입장에 서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입니다. 신뢰와 사랑의 정도가 깊은 사람은 진짜로 오해할 일이 있어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를 향해 하나가 될 것을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2:1-4) 아니,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입니까? 서로 모든 면에서 다른 각양의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바울은 이어서 말씀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마음을 품을 때에 비로소 한 마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언젠가 그런 교회가 되리라 소망해 봅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온전히 하나가 된 그런 교회 말입니다.
글쓴이: 백승린 목사, 탬파한인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2년 11월 1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