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를 만나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평안하신지요? 저는 현재 위스칸신 닐스빌에 위치한 한 작은 교회에서 '조용한'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니까 저의 첫 목회지 생각이 나네요. 사람들도 많지 않고 가게들도 별로 없고... 세상이 온통 옥수수 밭으로 가득하여(헤이 피버로 인해 알러지가 다시 시작해서 눈과 코가 온통 '볼쌍 그 자체'지만) 정말로 조용한 곳을 다시 경험하고 있습니다. 도심을 떠나 이런 곳에 와 머무니 약간은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참을 만 합니다. 물론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 중에서 고요함과 단순함... 이 두 단어가 옥수수 밭 마을의 정경과 사람들의 심경 모두를 담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뛰다 보니 그 동안 살펴보지 못했던 제 내면의 모습 그리고 복잡한 사회 생활 속에 얽히고 섥힌 마음의 얼타래를 하나 둘씩 풀어볼 수 있어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가 사는 삶의 형태와 모습이 약 300년 후에도 과연 간직될까요? 어림도 없는 소리이지요. 문명의 이기는 날로 발전하여 아마 300년 후에는 지금 이 형태의 우리 삶의 모습은 '고리짝'이 되어 '박물관'에나 보관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박물관을 견학하면서 우리 후손들은 말할 것입니다.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이렇게도 '불편한' 삶을 살았어"라고. 물론 미래의 세계가 지금보다 많은 면에서 나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삶의 형태에도 미래의 후손들이 보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경험하는 새로운 교훈! 제가 바로 이것을 이번 주간 이곳에서 깨닫고 있습니다. 약 300년 전 아니 길게는 약 500년 전의 삶의 모습을 이곳 닐스빌에서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동네에서 밖으로 조금 나가면 쉽게 Amish 교도들의 농가를 접할 수 있는데 닐스빌교회 목사님 '빽'으로 아미쉬 농가 깊숙이 그들이 사는 집안 '내부까지' 들어가 면밀히 살필 수 있었습니다. 농가에 지나가는 '버기'(옛 마차 운송수단) 안에 특유의 옛 복장을 한 아미쉬들을 전에도 본 일은 있었지만 이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실물 견학을 하기는 처음입니다.

여러분, 아미쉬 집안 내부 모습 궁금하시지요? 한마디로 말해 '박물관'에서 본 모습 그대로입니다. 지난번 국내선교 때 켄터키 레드버드미션에서 켄터키 사람들이 약 300년 전에 살던 통나무 집을 그대로 잘 고수한 곳을 본적이 있었는데... 아미쉬 집안을 보니 정말 그대로였습니다. "와우! 사람이 이렇게도 살수 있구나, 아니 정말 이대로 살고 있네~!" 2013년을 사는 이 세상에(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16세기 혹은 17세기의 모습 그대로의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집안 구석 어디에도 전기를 이용한 물건 하나 없더군요. 나무로 때우는 곤로와 식기들, 숯불에 데워 쓰는 작은 손 다리미, 그리고 사람의 손으로 만든 목 공예품 외에는 방 구석 구석 어느 곳에서도 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것(전자제품)은 아무것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물론 냉장고도 없고 TV, 라디오 하나 없습니다. 아미쉬들은 일반 농가를 사들이면 우선 전기 줄부터 없애고 등잔을 켜며 수세식 변기를 뽑아 재래식 화장실로 사용하게끔 만든다고 합니다.

아미쉬는 왜 이렇게 살까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라는 로마서 12장 2절의 말씀을 문자적으로 지켜 그대로 행하며 될 수 있는 대로 하나님 주신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기 위함입니다. 저는 이를 관찰하면서 이런 삶은 '불편'할 텐데 라는 생각을 점점 접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들의 삶에 '감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삶 속에서 '단순함'과 '고요함'이 주는 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젖소의 젖을 짜고 가축들에게 밥을 주며 함께 모여 식탁을 나누며 밭에 나가 친히 손으로 모든 것을 다듬고 오후에는 집안을 청소하며 목공예 일과 퀼트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조용히 등잔불 아래 성경과 책을 읽으며 기도로 일상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는 아미쉬! 이들은 비록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단순하고 고요함을 소유한 백성들입니다. 이들은 다른 현대인들과 차별화된 뭔가 '평화'의 힘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박물관 신앙'으로 잊혀지고 있는 그런 것... 그것을 아직도 누리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아미쉬와 같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미쉬에게서 되찾을 것이 있습니다. 우리 현대인들 늘 편리와 풍요를 쫓고 있는데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고요함은 과연 어디서 얻고 있나요? 그리고 단순하게 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를 과연 우리는 소유하고 있나요? 신앙이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고요함 속에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그 음성 앞에 모든 것을 비울 수 있는 용기! 그렇다고 모두 산속으로, 옥수수 밭으로 들어 가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사명이 있습니다. 세상으로 우리를 보내시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뜻이 더욱 분명해지기 위하여 그리고 더욱 견고해지기 위하여 우리는 세상에 속한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평화가 찾아오고 영적인 힘이 넘쳐나게 됩니다. 우리 모두, 고요한 시간을 회복합시다. 그리고 단순한 삶을 찾아 봅시다.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하나님과 독대하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간의 향연으로 나아갑시다!

글쓴이: 황헌영 목사, 남부시카고한인연합감리교회 IL
올린날: 2013년 8월 2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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