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 작전

화를 다스리는 법에 관한 책들이 좀 있다. 좀 괜찮은 법이 있나 하여 읽어보면 거기서 거기다. 숨 쉬는 법도 있고, 찬송을 부르는 법도 있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법도 있고, 화난 상대를 공격하지 말고 외곽을 문제 삼으라는 법도 있다. 그러나 막상 화가 나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여지가 없이 오직 그 일에만 골몰하게 된다. 숨을 들이 쉬고 내쉬어도 잠시 효과는 있을지언정 지속적이지 못하다. 찬송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한숨 돌리고 나서 가능한 일이지 화가 난 상태에서는 찬송도 부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아들의 일로 인하여 몹시 화가 난 적이 있었다. 그렇게도 오랫동안 이야기를 해왔건만 결국은 어그러지고 말은 것이다. 얼마나 화가 났던지 앉혀 놓고 심하게 꾸지람을 해야만 화가 풀릴 것 같았고, 한 대 쥐어박아서는 화가 가실 것 같지 않았다. 어딘가에 화풀이를 해야만 할 터인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것이다. 그때 이웃에 잘 아는 분이 나이도 젊은데 사건으로 죽게 되었다. 정말 안타까웠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내가 화가 난 것조차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에 들었던 마음이 '사람이 죽기도 하는데 이런 것 가지고 화를 내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요즘은 사람의 감정이 어느 때보다도 격한 시대를 살아간다. 자살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일이든지 죽는 것보다는 덜하다고 본다. 그렇기에 웬만하면 참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왜 화가 나는 일이 없겠는가? 어떤 경우는 아주 작은 사소한 것이 온 몸을 태울 만큼 화가 날 때가 있다.

삼사일작전을 세워보자. 하루는 그것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실컷 속을 끓이는 것이다. 경험에 의하면, 화라는 것은 속을 끓여 삭혀야 없어지는 것이지, 다른 쪽으로 생각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하루 이틀 실컷 화를 끓이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해보는 것이다. 직접 화를 내는 법도 생각해보고, 손해 보상 청구도 생각해보고, 법적 대응도 생각해 보고, 또 그렇게 속을 끓이면서, '이러다가 내가 먼저 속병 생기지'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지내는 거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한 번 쯤은 '내 잘못은 없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디 싸움이 혼자 발생하는 법인가? 화가 나는 일이 공연히 생기는 것인가? 그렇기에 하루는 하루 종일 자신의 잘못은 없었는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사나흘 째는 내가 화를 내고 있는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토록 화를 내고 있으니, 얼마나 그의 인격을 무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기에 동정하는 마음을 한 번쯤 가져보는 것이다. 그래야 일방적이지 않고 공정하지 않을까? 화가 났을 때 곧바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시간을 보내면서, 또 참아보면서, 사나흘 지나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글쓴이: 이선영 목사, 덴버연합감리교회 CO
올린날: 2013년 5월 20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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