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보다 저기가 더 좋을까?

며칠 전 한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50 중반의 남자가 미국에 와서 살 것인지, 한국에서 그냥 살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 생각을 물었습니다. 한국이 좋으면 한국에서 살고, 미국이 좋으면 미국에 와서 살라고 했습니다. 내가 자기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제 대답은 내가 니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웬만하면 모국어를 마음대로 써도 되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 땅의 사람들이 싫다고 합니다. 미국에도 싫은 사람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째야 하는 거냐 하기에 네가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지난 주간 나성에서 기독교대한감리교 미주연회(KMC)가 열렸는데 LA와 NY으로 갈라지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혼을 하면서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며 은근히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각각 갈라져서 감독도 뽑고 마음대로 살아갈 생각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한국감리교회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조국의 고향 같은 곳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한편 부럽기도 했습니다. 자기들의 문제를 자기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합감리교회(UMC)에 속한 한인교회들은 큰 교단에 소속된 소수민족 교회입니다. 우리도 '한인총회'라고 있지만 협의모임이지 어떤 구속력도 없고 법적인 효력이 없는 단체입니다. 물론 내용적으로 보면 미주 KMC에 비해 한인 KUMC가 훨씬 규모가 큽니다. 그러나 우리는 큰 교단에 소속된 연합체일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가난하고 갈등이 많아도 KMC는 주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기에 미래가 열려있는지 모릅니다. 심하게 비유하면 집쥐(house mouse)와 야생쥐(field mouse)의 차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UMC가 최고인줄 알고 KMC는 열등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UMC에 속한 한인목사들은 그래도 영어도 좀 하고 신학을 제대로 공부한 미국사람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누는 수준 높은 엘리트들이라고 생각하고, KMC목사들은 UMC가 받아주지 않아서 밀려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보니 그런 것이 아닙니다. UMC에 속한 목사들의 문제는 개척정신과 복음의 야성미를 상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반면에 KMC에 소속된 목사들은 척박한 목회조건을 견뎌내면서 교회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교단 재정지원이 거의 없이 정말 맨땅에 헤딩하면서 결국 교회숫자로는 우리 KUMC와 같은 교세를 이루었습니다. 모순이 많아도 계속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싸움은 해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KMC가 현재의 모순을 극복하면 금방 KUMC의 교세를 능가할 것입니다. 다만 모순을 극복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그 모순이란 한국감리교회가 가지고 있는 각종 쓰레기문화인데 이것을 빨리 청산해야 합니다. 그것은 목사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 정치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필요해서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목사들 안수받게 하기 위해 세우고 없애는 편법운영입니다. 이런 것들만 없어지면 앞으로 KMC는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이거냐 저거냐 양자택일의 고민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건 저것이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여가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제 신문을 보니 '남침례교회의 칼뱅주의 논쟁'이란 글이 나왔습니다. 침례교 내부의 칼뱅주의와 알미니즘 사이의 갈등 이야기입니다. 칼뱅주의는 예정론이고 알미니즘은 '자유의지'입니다. 이 논쟁은 기독교역사속에서 계속되어 왔습니다. 장로교회는 '예정론', 감리교회는 '자유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현재 남침례교는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예정론도 '론論'이고 알미니즘도 '론'입니다. 쉬운 말로 하면 '썰' 결국 '설說'입니다. 사람의 생각인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너 죽고 나살자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교회의 존재목적은 잃은 영혼 구원하는 것이고 하나님 나라를 이땅에 이루는 것이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강건히 세우고 성도들을 온전케 하는 것입니다. '론'과 '설'로 죽고 죽이느라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내 개인으로 보아서는 장로교 목회를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할아버지때부터 장로교목사 집안인데 제가 감리교 목사가 된 것입니다. 첫 목회훈련도 장로교에서 부목생활을 했습니다. 나아가서 제게 KMC교회 목회지가 주어진다고 해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가서 살아도 그만 미국에서 살아도 그만입니다. 어떤 내용을 가지고 살것인지가 중요하지 이곳이냐 저곳이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목회의 중심이 무엇이고 어떤 내용으로 목회를 할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지 어느 교단인지 어느 곳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차이점을 극대화하기보다 공통점을 찾아나가야 상호협력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가서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에게 그랬습니다. 미국에 오면 가까이 있어 좋을 것이고 한국에 남아 있으면 내가 찾아갈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니 어디에 살아도 잘 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여기에서 잘 살아야 그 친구가 찾아와도 반갑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잘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바램인데 앞으로 나라도 통일되고 KMC와 KUMC가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올해로 미국에 산지 꼭 40년이고 목사 된지 32년째인데 어떤 때는 미국교회 목회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한국에 가서 목회하고 싶을 때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은퇴할 때까지 작은 아쉬움으로만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 김정호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3년 6월 1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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