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미움보다 소망을 주는 사람을 선호한다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잡아서 침대에 눕히고는 그 침대 사이즈보다 크면 잘라서 죽이고 작으면 늘려서 죽이는 못된 짓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자기 기준을 가지고 횡포를 부리는 사람들의 문제를 지적할 때 쓰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프로크루테스는 테세우스라는 영웅에 의해 본인이 그렇게 죽게 됩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평가하면서 어떤 언론인은 "미국인은 기본적으로 미움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보다 소망을 주는 사람을 선호한다."라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보수기독교인들은 다수가 롬니를 지지한 반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오바마를 지지했다는 결과를 평가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왜 자기들이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미움과 분노를 조장하는 발언을 잘 하는 것인지 교회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의아스러워 했다. 이번 선거는 보수기독교인들이 보여준 그런 태도에 대한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의 평가였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정책의 대결이었지만 태도적인 면에서의 평가는 프로크루테스의 패배라는 것입니다.

벌써 오래 전인데 우리 교회 새벽기도 시간에 큰소리로 기도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죄를 하나님께 고자질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맨 앞에 나와서 그러니 제가 참다못해 그러지 말라고 한마디 했더니 교회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목적과 방향이 잘못되었던 것입니다. 어떤 분은 성경공부 시간에 인도하는 목사가 있어도 자기가 꼭 결론을 내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교만의 근거가 무엇인지 어떤 분이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공부는 체계가 있는 것이고 신학의 방법론이 있고 무엇보다 사람 사는 동네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와 질서가 있는 것인데 그런 것 다 무시하다보니 결국 그분은 다른 사람들이 가까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하나님은 누구 기도를 들으셨을까?"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당시 링컨 대통령의 기도에 보면 하나님이 자기 편이라는 확신보다는 자기가 하나님 편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겸손이 담긴 성경적인 기도입니다. 하나님이 북부군의 기도를 들으셔서 승리했나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자기편 승리를 고집하는 기도보다는 전쟁을 끝나게 해달라는 평화의 기도를 들으셨을 것입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의 전쟁이었다고 하지만 명분적으로 노예제도 폐지를 가져온 북부군에게 승리를 주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내 편이라는 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 편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의 겸손한 결단이 더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 선거 부통령 정책토론에서 "당신의 신앙이 정책결정에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바이든 부통령은 "나는 가톨릭이기에 낙태 반대 입장입니다. 그러나 내 신앙관은 나에게 적용되는 것이지 가톨릭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나라의 법으로 낙태를 못하게 하는 것은 반대입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번에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롬니를 지지하기 위해 몰몬이 이단이 아니라는 선언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롬니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분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몰몬교가 이단이 아니라는 선언을 한 그분의 의도가 그리 맑지가 않습니다. 차라리 몰몬이 이단이라고 여기지만 오바마대통령이 동성혼을 지지하니 나는 이단 종파 소속 교인이지만 롬니를 지지한다고 했으면 정직한 선택이었으리라 봅니다. 몰몬이 이단이냐 아니냐에 대한 토론은 최소한 보수복음주의자인 빌리 그래함 목사님에게 있어서는 흑백과 같이 분명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이번에 백인남성들 가운데 특별히 농촌 사람들 다수가 롬니를 지지했습니다. 반면 백인여성의 다수는 오바마를 지지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백인남성들 특별히 교육수준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일수록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선입감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세계가 전부인줄 알고 자기 지식과 경험을 절대화 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백인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을까요? 이것은 여성들은 기득권층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변화에 쉽게 열린다는 것입니다. 라티노와 아시안계는 모두 70% 이상이 오바마를 지지했습니다.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오바마 지지율은 저도 많이 놀랬습니다.

저는 여러 이유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에 재선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이유만은 아닙니다. 러쉬 림보, 도날드 트럼프나 죤 수누누와 같은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당한 언행을 정당화 하는 사람들 그리고 미국사회를 인종차별과 반이민주의 그리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부자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천박한 자본주의 수호자들의 만행이 정당화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입니다.

시계추가 한쪽으로 쏠리면 다시 다른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습니다. 차기에도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공화당이 살길은 더 보수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차기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나오려면 정말 '사랑이 담긴 보수주의'와 '열린 인종과 이민정책' 그리고 무엇보다 정당하게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과 약한 사람들을 도울 줄 아는 '청교도적 자본주의'를 대안으로 내놓는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김정호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2년 11월 1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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