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인문사회분야의 베스트셀러들이 있었습니다. 책들의 제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 '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아프니까 청춘이다,'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등등이었습니다. 이 책들의 부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내 안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위로의 이야기, 사람에 상처 입은 나를 위한 심리학,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메시지,' 다시 말해 이 책들의 공통된 주제는 '나를 만나라, 나를 위로하라, 나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사람 만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목회자의 일상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람들과 함께 그 일들을 나누고, 이야기 나누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교회 안팎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대부분의 일들이 사람들에 의해서 웃고 울게 되는 일들이 많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 속에서 하나의 공통된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남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보면 볼수록 정답이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특이한 점입니다.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자신을 너무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으시겠지만, 자기 만족도가 낮은 사람들과 자존감을 낮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질투, 번민, 불평, 좌절, 불안, 의심 등의 모습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자기 만족도와 자존감들이 낮은 이유가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휴가를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도 사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도 사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얼굴에 웃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늘 자신은 진지한 사람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존재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늘 얼굴에 수심을 가득 채우고 다니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근데, 이런 모습들이 목회자들에게 너무 많음을 보게 됩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신학교 시절, 선배 목사님들로부터 영문도 모르는 '희생'만을 강조 받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살면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우리는 성경의 여러 곳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본인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십자가의 사건을 제외하곤 말입니다. 조금의 틈만 나시면 쉬시려고 노력하셨습니다. 한적한 곳을 찾으셨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보다도 자기 정체성이 강하신 예수님은 자신을 사랑하셨으니까요.
여러분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까? 우리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내 가정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은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 누가 우리의 마음에 아픈 말을 내던진다고 해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마십시오. 다 거짓말입니다. 우리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비록 우리의 하는 일이 늘 실패하고 좌절되어도 자신을 경멸하지 마십시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원이 천원 되겠어? 자학하지마."
글쓴이: 배세진 목사, 올랜도한인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2년 8월 30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