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가 지난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를 접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였다. 그럴 만도 하다. 한국에 교회 모임이 있어서 나갔다가 그 비행기를 타고 들어올 뻔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에 나갔다가 본인이 종종 사용하는 아시아나를 타고 들어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하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 위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였던 것이다. 정말 본인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로 느껴졌을 것이다.
헌데, 좀 더 생각해 보자. 그분이야 어쨌든 비행기를 타지 않았지만, 그 비행기를 탔다가 죽은 중국 여학생과 다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던 것인가? 하나님은 그 목사에게만 은혜를 베풀고 다른 사람에게는 은혜를 거두신 것인가? 그 비행기를 탔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 중에는 그리스도인이 없었을까?
몇 해 전 아이티 지진이 있었을 때에, 한 교인이 주일 기도를 인도하면서 이렇게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티에 지진이 있다 하여 그들은 벌을 받은 것이고, 우리에게 지진이 없다 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라 생각하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고 하였다. 어느 번역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이름을 나 편리하게 둘러대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차라리 그냥 '천만다행이었다'고 하였으면 좋았을 것을.
글쓴이: 이선영 목사, 덴버연합감리교회 CO
올린날: 2013년 7월 1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