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의 죽음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에 페스트가 급속도로 번져 도시는 그야말로 울음바다가 되어 있었습니다. 의사들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총 회의를 연 의사들은 한 명씩 일어나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온통 페스트가 번져 날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그렇지요. 그런데 도대체 페스트의 원인을 어떻게 규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모든 의학 서적을 훑어 보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단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페스트에 걸려 죽은 환자를 해부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아 그 것은 너무 치명적입니다. 해부하는 의사 역시 분명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의사들은 모두 말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 페스트는 급기야 온 나라 아니 온 세계로 삽시간에 번질 것이 너무도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 한 저명한 의사가 벌떡 일어섰습니다.

"제가 내 조국의 안전을 위해 내 생명을 바치겠소. 여러분 앞에서 나는 인류애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내일 동이 틀 때에 시체를 해부하고 관찰한 바를 기록할 것을 서약하는 바입니다." 그는 즉시 회의실을 떠나 경건한 기도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음날 새벽 규온(Guyon)이라는 이름의 의사는 그 전날 밤 페스트로 죽은 사람의 방에 들어가 수술상의 모든 관찰 사항을 기록하면서 정밀한 진찰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진찰 사항을 기록한 종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질병을 감염시키지 못하도록 그 종이들을 식초병에 넣고는 그 방에서 나왔습니다. 그 후 열두 시간 만에 그는 죽었습니다. 무서운 페스트를 이겨내는 데에는 이런 희생의 삶이 있었습니다.

사순절은 인류에게 특별한 시간입니다. 인류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셨는가가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난주간은 이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데 그것이 바로 십자가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독생자이신 예수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내어 주시고 인류가 저지른 죄악 아니 내가 저지른 죄악의 대가를 치르셨기 때문입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는 아들의 부르짖음도 외면하신 하나님은 죄악 가운데 빠진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 자신의 희생이셨습니다.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이 고난주간 우리들의 삶이 어디에서나 구원의 역사를 위하여 희생의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결단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쓴이: 이훈경 목사, 디트로이트한인연합감리교회 MI
올린날: 2013년 3월 29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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