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잊어버리는 실수를 종종 합니다. 예전에는 수첩이 필요 없을 만큼 세세하게 기억하곤 했는데 말입니다. 문제는 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일들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지난 주간에는 어머니 생신을 깜빡했습니다. 때로는 잊는 것이 은혜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시시콜콜 이전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면 결코 평안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찬을 받을 때마다 주님께서 당하신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하심을 기념하라고 하셨습니다. 혹시 잊을까봐 안전장치까지 마련하셨습니다. 성령께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신다고 하셨지요 (요 14:26).
그런데 고린도 교회는 성찬을 통해서 주님을 기념하기는커녕 분쟁의 소지를 만들었습니다. 교회 안에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노동 계층에 속한 가난한 교인들이 일을 마치고 오기도 전에, 부요한 교인들이 먼저 와서 먹고 마시며 취했던 것입니다. 바울은 그가 전한 주의 만찬이 결코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질책한 후,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1:23-26)
'기념하라'의 동사형은 Remember 입니다. 고린도 교회의 경우를 볼 때 Re-Member 라는 의미로 바꿀 수 있습니다. 성찬을 통해서 우리가 재구성이 되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전혀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배움이나 가진 것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곧 주님을 기념하는 우리들의 모습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모양으로 두 손을 포개어 떡을 받을 때마다 서로 다른 우리가 예수 안에서 조금씩 Re-member로 재구성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글쓴이: 백승린 목사, 탬파한인연합감리교회 FL
올린날: 2013년 6월 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