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쉬프트

전원적인 풍경을 즐기며 달려가던 기차가 한 역에 서자 젊은 아버지가 두 아이를 데리고 차에 올랐습니다.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앉자 아이들은 잠시 동안 긴장되어 앞뒤를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더니 곧 몇 정거장을 가지 않아서 서로 밀고 당기며 장난을 놀고 객차 안을 뛰어다니며 소란케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조용하게 아름다운 차창 밖을 즐기며 가던 승객들은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은 아버지 되는 사람에게 의미 있는 눈길을 주며 바라봤지만 아버지는 아이들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도 뛰고 주위의 사람들을 어렵게 하니까 참다 참다 드디어 용기 있는 어떤 사람이 아이들의 아버지에게 가서 "당신의 아이들이 너무 무리하게 객차 안을 소란케 하니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아이들을 관리해 주십시오" 하고 자못 진중하게 충고를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고소하다는 듯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때서야 차창 밖을 보며 가던 아버지는 정신을 차린 듯 손님을 보고 기가 죽은 모습으로 "미안합니다. 아이들이 지금 막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오는 길이라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를 하였습니다.

이 말을 옆에서 들은 손님들은 갑자기 숙연해졌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손님은 아이들을 불러 자기 무릎에 앉히고 과자도 주고 이야기도 하고 어떤 손님들은 아버지 되는 사람에게 음식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승객들이 젊은 아버지와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자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입니다.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 발상의 전환이란 말이 얼마 전부터인가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생각을 바꾸면 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으로 다가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정적인 사고의 틀을 깨지 않으면 새로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웃의 미국 감리교회에서 시무하시던 목사님이 자신의 교회에서 이루어진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것은 아주 부정적인 상황에서 시작된 긍정적인 결과였습니다. 여느 미국교회처럼 아이들은 적고 노인들이 많은 그 교회는 담을 쳐 놓고 "No Bike, No Skate Board, No Trespassing!" 싸인을 붙여 놓았답니다. 만약에 아이들이 들어와서 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골치 아픈 보험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상관도 하지 않고 기회만 되면 들어와서 자전거도 타고 스케이트보드도 탔습니다. 교회에서는 들어와서 노는 아이들에게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교회에 대한 인상만 나빠졌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재단위원회에서는 짜증이 났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당황해 하고 있던 차에 교회학교에서 오히려 아이들이 와서 놀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리를 마련해 주고 전도의 기회로 삼으면 어떠냐는 의견을 내어놓았습니다. 목사님은 전도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교회에 와서 노는 동네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어떤 놀이터를 만들어 주면 좋겠는가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손재주 좋은 교인들이 모여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동네 아이들을 모았습니다. 늘 조용하기만 하던 교회가 어느 날 갑자기 잔치 집이 되었습니다. 교회학교가 동네 아이들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노인들만 모여서 조용하던 교회가 아이들의 재갈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로 가득해졌습니다. 문제를 기회로 보는 발상전환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사업체를 중심으로 심방중입니다. 어렵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 속에 어떤 기회가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가정과 사업과 교회가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새롭게 발상을 전환하는 시도를 할 때 창조적이고 미래가 열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주님은 발상전환의 명수셨습니다. 딱딱한 율법의 고정관념에 잡혀 있던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을 향하여 창녀와 세리가 너희들보다 먼저 천국에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 핍박을 받는 자가 복이 있다" 하셨습니다. "올라가려면 낮아져라, 살려면 죽어라" 하셨습니다. 우리의 개념과는 다른 발상의 전환이며 하나님 나라의 지혜입니다. 우리 교회 구석구석에 이러한 발상의 전환들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지혜롭고 창조적인 천국의 역사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소원해 봅니다. 주안에서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김낙인 목사,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HI
올린날: 2012년 9월 10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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