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마다 승무원은 비상시 행동강령을 알려준다. 이 때 빼놓지 않고 당부하는 말이 있는데, "엄마부터 산소 마스크를 쓰십시오!" 한다. (Put your oxygen mask first!") 아이 살리려다 엄마가 산소부족으로 쓰러지면 아이는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도 그렇고 친구와의 관계도 그렇고, 교회도 그렇다. 지도자가 먼저 제자리에 바로 서야 한다. "똥 뭍은 개 겨 뭍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가르쳐 주듯, 모범을 보이지 못한 상태로 훈계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비웃음을 살 뿐이다. 최소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는 지도자는 그래도 봐 줄만하다.
자선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니 자기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회가 부흥이 안 된다고 불평하는 목사들은 대개가 자기자신도 잘 추스르지 못한다. 자신은 여러 가지로 교회를 인도해 나가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고백하는 목사들치고 목회를 잘 못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자기로부터의 혁명이다.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열망하는 사람은 그 자신도 훌륭한 덕과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필연이다." -크세토폰- 자기가 믿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믿게 할 수는 없는 법, 내가 지독하게 배가 고프면 다른 사람을 돌볼 여유가 별로 없는 것처럼, 하나님을 말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깊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콩 심은 데에서는 콩이 나고 팥 심은 데에서는 팥이 날수밖에 없다. 콩을 심었는데 팥 나기를 기다린다면 이상한 사람이다. 물론 목회자가 애를 쓰는데도 사람들이 안 따라와 주는 경우도 있지만, 지도자란 게 뭔가? 동기부여를 하고 잠자는 열정과 잠재력을 꺼내어 발휘하도록 돕는 산파가 아닌가? 안 따라 온다고 불평만 하고 있으면 그 자리 그만 두어야 한다. 자기는 열정도, 열심도 없으면 공동체가 문제가 많다고 불평하는 지도자를 그 누가 못하겠는가? 아무나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성장을 위한 학교가 이틀 동안 열렸다. 나도 워크숍 인도와 아침 시간을 맡아 인도했지만, 거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려는 열정과 뭔가 달라지고 싶어하는 사람일 게다. 별 얘기도 안 했는데 잘들 웃고 반응을 잘하는 것을 보면 그분들은 그래도 각 교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일 게다. 문제는 자기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면서 영적인 산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다. 배우려고 마음을 열고 있으니 가르쳐 달라는 사람에게 변화는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할 것이다. 세상에서 시급히 변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나 말이다.
글쓴이: 홍석환 목사, RISEM 지방감리사, [email protected]
올린날: 2012년 11월 2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