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있었던 우리 교회 금년도 단기 선교를 겸한 2013년 한인연합감리교회 선교대회는 주님의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이번 단기선교와 선교대회에 직접 참가해 주신 교우님들과 후원과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번 선교대회는 선교나 전도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복음 사역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시험과 유혹이 있고 또 그와 함께 예상치 못한 하나님의 은혜가 공존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각 교회에서 행하는 선교 사역의 정보를 교환하고, 선교 사역에 필요한 훈련을 받고, 선교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통해 도전을 받는 지금까지의 선교대회와 달리 직접 선교 현장에 가서 선교지를 방문하고 짧은 기간이지만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기회를 통해 참가자들로 하여금 선교 사역에 대한 소명과 새로운 도전을 갖도록 마련된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개체교회 스스로 선교 사역을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의 교회를 섬기는 교우들에게도 선교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각 교회간 연합을 통해 사역의 효율성을 증가하는 것도 이번 선교현장에서 갖는 선교대회의 목적이었습니다.
이번 선교대회의 계획과 준비, 그리고 진행의 책임을 맡아 섬기면서 깨닫고 감사한 것은 하나님의 선재적 은총(Prevenient Grace)입니다. 사실 한 번도 이와 같은 선교현장에서의 선교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없고, 게다가 10여 개 교회에서 참가한 130명의 적지 않은 사역자들이 함께 모여 연합으로 사역하는 선교도 처음이라 이번 대회를 어떻게 얼마만큼 준비해야 할 지부터 막연했는데 이런 이번 대회에 대한 불확실은 저를 포함한 대회를 준비하는 실무 임원진들만이 아니라 각 교회에서 참여하는 참가자 모두가 그랬을 것입니다.
이렇게 대회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좀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선교대회 현지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이미 20년 이상 선교 사역을 감당해 오신 전재덕 선교사님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대회 준비와 진행에 대해 염려할 적마다 너무 염려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해 가지고 오라고 하시면서, 이번 대회는 대회를 개최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기적이라고 격려하시고, 현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이 이미 선교 현장과 협조가 되어 전반적인 진행을 주도할 테니까 참가자들은 그분들을 도와 최선을 다하여 섬기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전 선교사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대회를 준비하고 개최한 것입니다.
그러나 선교지에 도착한 우리들을 기다리는 소식은 이번 대회의 진행을 맡은 선교사역자들이 대회 장소로 오기 위해 타고 오던 버스가 오던 도중에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버스를 폐차해야 할 만큼의 큰 사고였는데 운전자를 제외하고 탑승한 사역자들은 모두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는 소식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운전자도 수술이 잘되어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역을 주도할 사역자들이 올 수 없고, 또 사역을 위해 싣고 오던 물품들도 망가져서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는 소식은 대회 준비와 진행을 책임진 실무 임원들을 물론 모든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집회는 집회를 인도할 사역자들이 사고로 올 수가 없게 되자 집회 자체를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난감했고 의료와 건물 수리, 그리고 이미용 사역이 처한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우리가 대회 장소로 정한 푼타카나(Punta Cana)는 휴양지로만 알려진 터라 단기 선교팀이 자주 방문하는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나 산티아고(Santiago) 지역과 달리 외부 선교팀이 오지 않은 지역이라 현지 목회자들도 단기선교팀과 함께 사역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회를 진행하면서 주님은 우리가 준비한 것보다, 아니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고 놀라운 일을 스스로 이루어 가심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대개 단기 선교란 참가자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그 준비한 것을 열심히 전달하고 돌아오면 성공적이었다고 평하는데, 그러한 평가 기준으로는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대와 계획, 준비와 예상을 완전히 뒤엎으시고,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가 준비한 것을 우리가 준비한 방식대로 전달하고 돌아오는 대신 주님이 준비하신 것을 주님이 준비하신 방식대로 행하시는 것에 겸손히 쓰임 받게 하셨습니다.
이번 선교대회는 선교란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만 하면 주님은 그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을 통해 주님 스스로 모든 것을 합력하게 하시어 주님의 온전한 뜻(선)을 스스로 이루신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글쓴이: 이승우 목사, 워싱톤 감리교회 MD
올린날: 2013년 8월 6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