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에서 부활절까지 40일 간을 사순절(Lent) 이라 합니다. 이 말은 앵글로 색슨에서 온 말로 그 뜻은 "봄"(spring)입니다. 죽어 있던 것이 다시 살아나는 계절, 봄. "봄"이란 한글도 의미를 새겨보면 참 그럴듯합니다. 겨울에는 "볼 것"이 없었습니다. 땅위에 있는 모든 것이 앙상한 가지로 있어 볼 것이 없었고, 또 언덕도 마찬가지. 그런데, 지구 북반부의 자전축이 태양을 향하게 되면서 서서히 추운 기운이 풀리는 계절이 되자, 죽었듯이 있던 모든 것이 마치 기지개를 피고 나옵니다. "볼 것"이 없다가 "볼 것"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봄!
사순절은 봄의 계절, 그리고 "봄"의 계절이 재의 수요일(이번 주 수요일 2/13)로부터 시작함이 의미 심장합니다. "재" (ash)는 사람이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존재 (창세기 3:19,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것을 상징하는데, 그 재를 가만히 들여다 "봄"을 통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됩니다. 마치 겨울에 아무 생명도 못보다가 봄이 되면 생명이 기지개를 펴고 꽃의 춤을 추는 것을 보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원래 하늘의 형상, 빛의 형상이었는데(창세기 1:27,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마음을 다스리면서 살라 했는데, 유혹에 빠져 스스로 무너지지 그 형상이 망가지게 된 존재입니다. 그것을 죄라 했는데, 죄를 짓고 나서 사람의 마음은 어두워졌고(로마서 1:12,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이제는 하늘 형상의 부분이 망가지고, 남은 것은 흙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잘 들여다 보면 된 답니다. 재, 곧 흙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하늘 형상이 보이게 된다는 것.
재의 수요일은 바로 그 "봄"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40일동안, 하나님으로부터 절교하고 하나님 없이 살아보겠다고 한 인생을 들여다 보는 기간입니다. 보일 것입니다. 죄가. 그리고 보일 것입니다. 그 속에 묻힌 하나님의 형상.
이번 수요일에 성전으로 나오십시오. 모두가 재(ash)를 이마에 십자가로 받을 것입니다. 그 십자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봄), 하늘의 형상, 부활의 씨앗이 보일 것입니다.
글쓴이: 류재덕 목사, 밸리연합감리교회 CA
올린날: 2013년 2월 14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