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곳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얼마간 지하실 방에서 지냈습니다. 냉기도 좀 있었고 습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시원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날을 지나지 못해서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목 감기가 찾아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하고, 나이 듦에 따라 기력이 약함으로 생기는 이상 현상으로만 생각하였습니다. 주변 분들의 잔소리 같은 권면에 따라 병원을 찾았더니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라는 것입니다. 약도 처방하지 않고 그저 소금물로 가글을 하라는 것뿐이었습니다. 두 주간을 쥐어짜는 듯한 소리를 내야만 했습니다.
설교하는 일이 본업인 목사에게 목소리는 생명과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나의 의지와 상관이 없이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니, 내가 나인 것이 아니고, 그저 덕분에 산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기에, 그저 겸손히 삼가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어떤 분은 나이 70에 매일같이 피트니스를 찾아 열심히 운동을 하였습니다. 건강이 제일이라고 생각하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너무 지나쳤는지 간에 무리가 와서 급성간경화로 금세 돌아가셨습니다.
어떤 분은 노년에 당뇨가 생겼습니다. 당뇨 수치에 민감한 나머지 음식을 지나치게 삼가므로 너무 말라서 영양실조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나이 들면 먹는 힘으로 산다는 말을 잊은 모양입니다.
어떤 분은 젊어서 정말 죽을둥살둥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살만해졌는데, 이미 그의 몸 안에는 암세포가 가득한 것입니다.
어떤 분은 나이 70이 넘도록 쉬지를 못하고 매일같이 가게에 나가서 수고를 하십니다. 두 아들이 있는데, 모두 장가를 가더니 무슨 연유인지 제 부모와 같이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좀 적당하게 살 것입니다. 적당하게 산다고 하여 대충대충 산다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지나치지 않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글쓴이: 이선영 목사, 덴버연합감리교회 CO
올린날: 2013년 7월 2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