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가 살아났어요

이번 태국에 선교여행 가는 길에, 좀 과장해서 이야기한다면, 제가 죽다 살아났습니다. 인천에서 태국의 치앙마이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10여 시간의 긴 비행시간에 몹시 피곤해 있던 차에 눈이 캄캄해지며 가슴이 답답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좀 씻으면 나을까 생각하고 발을 옮기려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푹석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승무원들이 달려오고, 저는 의자에 눕혀지게 되었습니다. 혈압을 재더니 40/70으로 혈압이 떨어졌다고 하며, 산소부족인 것 같다고 승무원들 사이에 다급한 대화가 오가는 것이 들립니다. 기내에 의사가 있으면 와 달라고 방송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혀가 뒤틀리는 느낌으로 하고 싶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순간 죽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죽을 수 있겠구나&ellipsis;

물론 저는 죽지 않고 살아났습니다. 승무원들의 기민한 조치, 동승하셨던 김용훈 장로님의 침술, 놀란 가슴으로 저를 간호한 아내, 그리고 저를 위해 기도하신 선교팀 여러분과 교우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저는 이렇게 살아서 그때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 일생에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가본 경험이었습니다. 막상 죽다가 살아나서 생각해보니, 죽음과 삶 사이에는 얇은 종잇장 하나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실감 나게 옵니다. 제가 그 위급한 순간에 느꼈던 것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두 가지만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이렇게 죽음이 가까이 있는데 우리는 현재의 삶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이, 사는 것에 얼마나 집착하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집 청소를 하면서도 다시 그런 느낌을 가집니다. 아내가 며칠 더 한국에 있다가 오는 사이에 딸 아이와 함께 우리는 집안 청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로 하려는 딸의 배려에 제가 동참을 한 것입니다. 한나절을 내어, 집안 구석 구석을 청소했습니다. 청소하면서 보니, 오래 보지 못하던 물건들이 눈에 뜨입니다. 이사할 때마다 버려야지 벼르면서도 버리지 못해 그냥 끌고 온 물건들입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은 여행 가방 두어 개면 넉넉히 들어갑니다. 죽음의 문턱에 서서 보니, 중요하게 생각되던 것들이 다 하찮게 생각이 됩니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뿐이 아닙니다.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짐스러운 것들, 명예도 지위도 돈도 필요 이상의 것을 가지고 살면서, 아니면, 그것을 얻겠다고 발버둥치면서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인생을 살고 있구나, 이런 삶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죽음 앞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죽음 앞에서 죽음이 하나도 무섭지 않은 것입니다. 비행기 좌석에 눕혀져 있는 동안에 이상하게 마음이 평안한 것입니다. 이렇게 가면 가족은 어떻게 하고, 교회는 어떻게 되는가, 순간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곧 마음에 성령께서 "걱정하지 마라. 너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다"는 말로 평안을 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죽음 너머의 세계에까지 너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모든 것이 이렇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지만, 후에 생각해 보니, 그동안 가르치고 설교하면서 형성된 죽음과 내세에 대한 믿음이 실제로 내 마음 속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믿어집니다. 태국 선교 여행이 끝나고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병상에 계시는 어머니를 찾아 뵈었는데, 어머니, 죽음이 두렵지 않으세요?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웃는 얼굴로 "나는 왜 이렇게 하나님께서 지체하시는지, 매일 빨리 데려가 주시라고 기도한단다. 나는 지금이라도 이 세상을 떠나 하늘에 가고 싶다. 가서 예수님 만나고, 네 아버지 만나는 것이 지금 내게는 가장 큰 소원이란다." 대답하십니다. 그 말이 정말로 공감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 한 분의 부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부활의 은혜가 임하는 사실을 믿으며 감사하며 찬양하는 주일입니다. 믿는 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죽음의 문턱에서 경험한 일로 저에게는 이번 부활절이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믿음 속에서 진정한 평안과 자유를 누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글쓴이: 김웅민 목사, LA복음연합감리교회 CA
올린날: 2013년 4월 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사회적 관심
동오하이오 연회와 서오하이오 연회를 이끄는 정희수 감독. 사진, 필자 제공.

교회는 모든 사람의 성소(sanctuary)가 되어야

정희수 감독은 교회가 이주민, 서류 미비 가정, 취약 계층, 그리고 모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우리가 서로에게 자비를 베풀고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개체교회
덴마크 화가 Carl Bloch가 1877년에 그린 산상수훈 (Sermon on the Mount). 출처,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우리가 전해야 할 설교는? 그리고 마리안 에드거 버드 감독의 설교

현혜원 목사는 “이스라엘만 사랑하고 이방인은 사랑하지 않는 하나님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인 걸까요? 아니면 이방인들, 잊힌 자들, 멸시받는 자들을 택하고 부르시는 분이 우리의 하나님인가요?”라고 묻고, 합당한 삶으로 설교하라고 초대한다.
개체교회
레오폴드는 "대지의 모든 구성원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라는 철학적 입장을 통해 자연 보존의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래픽 출처, 수재모 “레오폴드의 대지윤리” 통합적 접근 네이버 블로그.

생태계 보전(保全)을 위하여

오정선 목사는 서구의 정신과 동아시아 유교의 윤리적이고 영적 차원을 상호 존중하는, 그리고 상호 보완을 하는 대화를 통해 생태계 보전(保全)과 생태계 위기를 지구공동체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적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is an agency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2025 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