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2주 전 신문(2013년 5월 19일)에서 참으로 황당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것은 영국에서 벌어졌던 한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난 말 못할 우스운 이야기였다. 그 기사 내용은 이러하다.

영국의 선델랜드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에서 앞사람을 바라보고서 달리던 오천여 명의 마라토너들이 경로를 이탈해 대거 실격한 것이다. 이 황당한 일은 영국의 유명한 텔레비전인BBC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알려진 바에 의할 것 같으면, 그날 2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경로를 착각해 길을 이탈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의 뒤를 뒤따르던 오천여 명의 선수들로 잘못된 경로를 달리게 된 것이다. 2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길을 잘못 들어서게 된 것은 경로를 알려주는 진행요원이 잘못된 지점에 서 있는 바람에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들은 본래 정해진 코스보다 264m을 덜 달린 것으로 판단되어 실격 처리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날 우숭은 2등보다 앞서 1등으로 달려가 결국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선두를 지졌던 마크 후드 선수에게로 돌아갔다. 한편으로, 진행요원의 실수를 인정한 주최 측은 실격 처리된 오천여 명의 선수들에게 다음 대회 참가비를 25% 할인해 주겠다고 약속하고서 사건 후속 처리를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예수께서 하셨던 다음의 말씀이 갑자기 떠올랐다. "만일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마 15:14)

한편으로, 이 말씀은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실 때 언급하셨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자 그것을 목격한 바리새인들이 유대 장로들의 유전을 내세우면서 예수님의 제자들을 힐난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이 장로들의 유전을 내세우면서 그것보다 더 큰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맞받아치셨다. 예로 들어서, 성경은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건만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부모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물질을 장로들의 유전을 따라 하나님께 드렸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교묘하게 가로챘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지적하시면서 그러한 외식적인 사람들은 곧 영적 소경이고, 그들의 뒤를 따르게 되면 결국 그들과 함께 구덩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신 것이다.

요즘 세대는 사람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현혹되어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럴듯한 전화 한 통화에 속아서 순간적으로 재산을 모두 날려버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편안한 세속적인 사고에 빠져들어 교회생활을 등지는 사람이 있으며, 말을 제법 잘 한다 싶으면 그런 사람에게 넘어가 올바른 교리에서 멀어져 이단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실로 많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따라 살아가는 무리이다. 곧 오직 성경만이 우리의 절대적 판단기준이고, 인도자가 된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쓴이: 이상호 목사, 올리브연합감리교회 HI, [email protected]
올린날: 2013년 6월 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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