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오랫만에 눈다운 눈이 내렸습니다. 2주전인가 눈이 왔을때 사무실 앞의 눈을 "빗자루"로 쓸어 치우면서 '이것도 눈이라고 왔나' 했는데 삽으로 퍼내야 하는 눈이 드디어 왔습니다! 파킹장 눈 치우는 차도 진짜 오랫만에 기지개를 켜고 달려와서 눈을 밀어 붙혀 놓고 갔습니다. 눈이 오랫만에 오니까 정비소와 바디숍들이 바빠진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사업체 심방으로 두 곳의 정비소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두 곳 다 다음 주로 연기해 달라는 요청의 전화를 주셨습니다. 오랫만에 눈을 치우러 오신 루블로 성도님을 뵈니 그 동안 괜히 미안했던 마음도 조금 덜해지고, 조금 더 바빠질 세탁소들을 생각하니 눈을 치우면서도 신이 납니다. (글쎄, 눈이 조금 더 오면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모르지만요!)

오래 전 제가 총각일 때에 어머님께서 한국에 다녀오셔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 났습니다. 한국에 가셔서 당시 젊은 여대생들이 남자 친구들을 보고 "머슴아~"라고 부르면서 "마구 부려먹는" 모습을 보시고, "딸 생각을 하니 흐뭇하고, 아들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딸을 가진 부모 입장과 아들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같은 현상이 각기 달리 느껴졌던 일처럼, 세상 모든 일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연세가 드셔서 거동이 불편하신 안나회 여러분을 생각하며 눈이 안오는 따듯한 겨울이 감사한데, 반면 따뜻한 겨울로 인해서 한철 장사를 망치는 분들을 생각하면 "좋은" 날씨의 겨울이 오히려 야속하고, 눈길에 멀리 출근해야 하는 교인들을 생각하면 평펑 쏟아지는 눈을 걱정스레 보게 되지만, 눈이 와야 장사가 되는 교우들을 생각하면 그 눈이 오히려 반갑기만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하나" 하는 쓸데없는 고민인 것 같지만, 살면서 보니 남의 장단을 잘 듣고 그 장단에 맞추어서 함께 아름다운 화음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 아시다시피 악기라는 것이 혼자서 연주하는 것보다 여럿이 화음을 맞추어서 연주하는 것이 훨씨 더 아름답죠. 하지만 그저 여럿이 연주한다고 다 아름다운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소리를 맞추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음을 잘 들을 수 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내 소리만을 주장하지 않고 여러 소리 속에서 전체의 아름다움을 더 할 수 있는 내 소리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자신 있게 낼 때에, 그런 소리들이 합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이루듯이 저희의 삶도 나의 이익이나 편함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익과 편함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이익과 편안함과 조화를 이뤄 "시너지" 즉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할 줄 아는 지혜 속에 더불어 "풍성하고 아름답게" 사는 복을 누리게 되는 줄 압니다.

요즈음 사업체 심방을 다니면서 여러 교우님들과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며, 열심히 "듣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소식을 웹페이지에 올리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댓글이라는 것이 자기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남의 소리에 맞춰주는 즉 "맞장구"인데, 내 소리보다 상대방을 생각하며 성의껏 올려주시는 "맞장구"들이 참으로 은혜가 됩니다. 그러고보니 정성의 숨결이 담긴 댓글 속에서 어느새 서로의 장단에 맞추어 "얼씨구! 절씨구!" 흥겹게 맞장구 쳐줄 수 있는 넉넉하고 포근한 마음들이 있는 우리 교회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서로의 장단에 맞춰 줄 수 있는 교회! 그야말로 멋드러진 교회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한번 큰소리로 얼~쑤!

글쓴이: 김태준 목사, 살렘연합감리교회 IL
올린날: 2013년 2월 1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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