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결혼?

예수님이 혹시 결혼했던 것은 아닐까? 최근에 여러 뉴스 매체가 다룬 질문입니다. 로마에서 열린 제 10차 International Congress of Coptic Studies에서 발표된 한 논문이 이 질문을 촉발시켰습니다. 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콥트어(고대 이집트 언어) 문서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내 아내는..."이라고 말한 문장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논문을 발표한 사람이 하버드 대학교 신학교수라는 점이 대중들로 하여금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최고 수준의 대학교 교수면 그만큼 신뢰할만한 학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져 있는 대중 매체의 장난에 불과합니다. 정작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대중 매체들이 마치 큰 발견이나 한 것처럼 수선을 떠는 것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논문을 발표한 캐런 킹(Karen King) 교수 자신도 "이 문헌 증거는 예수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기독교인들 중에 예수가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증거일 뿐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학자들이 이 증거에 비중을 두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이 문서에 대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4세기 작품이 아니라 조작된 문서일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둘째, 이 문서가 어디에서 출토되었고 어떤 경로로 전해진 것인지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고고학 자료의 진위를 판명하는 데 있어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셋째, 모든 것이 킹 교수의 주장대로 밝혀진다 해도, 이 문서는 초대 교회의 이단 분파였던 영지주의자들(gnostics)에 의해 쓰인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분파에서 나온 문서들은 역사적 증거로서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네 개의 복음서는 가장 이르게는 주후 60년부터 늦게는 100년 사이에 쓰인 것들입니다. 성경에 들어가지 못한 복음서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150년 이후에 쓰인 것들입니다. 역사성에 있어서 네 개의 복음서에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후대에 쓰인 문서가 발견되고 그 안에 놀라운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해도 그것으로 인해 흥분하거나 혼란스러워 해서는 안 됩니다. 초기 기독교는 누군가가 권력을 쥐고 정보를 통제하면서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예수께서 부활승천하신 후 100년 정도의 기간 동안 기독교는 자율적으로 형성되고 성장했습니다. 교권이 형성되고 정보가 통제된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 포함된 네 개의 복음서가 더욱 큰 가치를 가지는 것입니다.

하긴, 예수님이 결혼을 했다 해도 우리의 믿음이 달라질 것은 별로 없습니다. 결혼을 했다는 것이 예수님의 그리스도이심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확인해 두는 것입니다.

글쓴이: 김영봉 목사, 와싱톤한인교회 VA
올린날: 2012년 10월 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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