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고 뛰어라!

대부분의 남성분들은 스포츠를 참 좋아합니다. 저 역시 최근 류현진 선수와 추신수 선수의 활약상을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최근엔 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성분들도 제법 많습니다만, 남자들은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광적인 매니아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예수님도 스포츠 매니야였을까요? 글쎄요, 저는 종종 별게 다 궁금해지곤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축구부를 창단하고 선수를 뽑는다는 말에 부모님 몰래 저도 지원을 했습니다. 실력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제 담임선생님이 축구부 선생님께 "성원이는 공부를 시켜야 합니다!" 데려가는 바람에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운동장에서 축구연습하는 친구들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어린 마음에 담임선생님이 어찌나 섭섭했는지 모릅니다. 만일 제가 그때 운동을 계속했더라면 지금의 박지성 선수 같은 세계의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뭐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바울은 우리 믿음을 스포츠에 비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목표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끊임없이 달려가는 경주와도 같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인생을 마라톤 경주에 비교합니다. 죽어라고 달려야 하는 100m 단거리 달리기 경주가 아니라, 42.195km를 달리는 길고 긴 마라톤 경주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러합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 경주입니다. 그런데 마라톤 경주라고 해서 쉬엄쉬엄 뛰는 것이 아닙니다. 부르심의 상,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선 100m를 18초대로 유지하며 42.195 km를 죽어라고 달려야만 합니다. 100m 단거리 경주는 100m를 죽어라고 달리는 것이고, 마라톤 경주는 42.195km를 죽어라고 달리는 것입니다.

경주하는 신앙, 이는 '내가 예수를 믿습니다' 고백함으로 끝나는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시작하는 마라톤 경주임에 틀림 없습니다. 쉬엄쉬엄 걷는 산책이 아니라, 죽어라고 뛰어야 하는 마라톤 경주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받은 우리는 신앙의 마라톤 경주에 '파트타임 신앙인'이 아니라,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하는 '풀타임 신앙인'으로 부름 받았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경기를 관람하면서 휘파람을 불며 응원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땀 범벅이 되어 최고 최선을 다해 묵묵히 달려야 하는 신앙의 마라톤 경주에 '경주자'로 부름 받았습니다.

최근 아내에게 호언장담을 하고 동네 한 바퀴를 뛰는 조깅을 시작했습니다. 보기보다 동네 한 바퀴가 왜 이리 힘든지, 이제와 후회가 큽니다. 그런데 시작했다면 최고최선으로 경주하며 땀 흘리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본격적 더위가 시작하는 계절, 이열치열이라 했듯이 나태함과 나약함을 벗어던지고 그리스도와의 사귐의 자리로 나아가 더욱 뜨겁게 예배하시길 바랍니다. 쉬엄쉬엄 나아가는 것 아니라 죽어라고 뛰고 또 뛰시길 바랍니다.

나를 향하신, 우리 가정을 향하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으로 삶의 푯대를 삼아, 신앙의 경주를 인내로써 경주하여 영광의 면류관을 받아쓰는 아름다운 인생이 되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쓴이: 남성원 목사, 슈가힐한인교회 GA
올린날: 2013년 7월 5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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