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이 미약하지만 내 뒤에 계신 분은 나보다 강하시며 엄청난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 전능하심으로 오늘 하루 너구리의 피난처를 경영하여 주십시오 - 너구리의 피난처의 기도문
지난 여름 농촌 선교 지역이었던 청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오전 대둔산 등반을 마치고 새소망교회 목사님께서 선교팀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하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팀을 이끌고 간 곳은 그 식당을 잘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외딴 곳이었습니다. 식당의 이름은 '너구리의 피난처'였고 수제비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음식의 맛이 상당했고 주인과 일하시는 분들 모두가 친절했습니다. 기분 좋은 식사를 뒤로하고 나오면서 문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이 식당의 비밀 아닌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들어갈 때는 주의하지 못해 몰랐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너구리의 피난처 기도문'이 걸려 있었던 것입니다.
그 기도문에 나온 글귀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외딴 곳에 위치해 있던 이 식당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은 그곳으로 인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이 있었습니다. '나는 힘이 미약하지만 내 뒤에 계신 분은 나보다 강하시며 엄청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비록 한적한 곳에 위치한 크지 않은 식당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은 자신이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알았기에 어떤 기도를 해야 할지도 잘 알았습니다. 마치 시편에 등장했던 많은 등장인물들이 하나님을 삶의 현장에서 가깝게 체험했던 것처럼 그 식당의 주인은 식당의 운영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식당을 내가 운영하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운영하는 것이 나은가' 그리스도인은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은 식당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에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이 실은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갖고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너구리의 피난처'라는 곳을 경영했던 무명의 그리스도인은 그 식당의 경영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무엇보다 그 기도문의 글귀 가운데 매우 근사한 구절은 '오늘 하루'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돈을 많이 벌기를 원하지 않았고, 수년 동안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단지 '오늘 하루' 주님께서 식당을 경영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기도입니까!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고 고백하는 주인은 고작 그 전능하심으로 '오늘 하루' 동안 식당을 경영해달라고 합니다. 그는 진정 겸손한 사람이었고 동시에 큰 경건의 비밀을 알았던 지혜로운 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정말 알고 있습니까! 그 전능하심으로 우리는 과연 무엇을 구했고, 지금 구하고 있습니까! 오늘이라는 하루 동안 그 전능하심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구하시겠습니까! 자신보다 강하시며 엄청난 일을 하고 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고작 식당을 하루 동안 경영해달라고 하는 이 주인의 기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큰 것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와 비교할 때 너무나도 믿음 없는 고백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매우 기뻐하셨으리라 믿습니다.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서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아예 그런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의 삶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외진 곳에서 하나님께 주목하며 식당의 경영을 하나님께 맡겼던 주인의 믿음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를 향한 바른 믿음과 기도의 이정표인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사랑교회에서는 '24시간 예수님과 동해하는 영적일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년 반 전에 '말씀묵상을 통해 쓰는 영적일기' 모임을 발전시켜 만든 훈련 과정입니다. 저는 이 모임이야말로 모든 제자훈련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주님과 동행하면서 살겠다는 것은 대단히 높은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24시간을 주님과 동행하겠다는 것은 그 에베레스트 산을 조금씩 올라가는 것입니다. 24시간이라는 하루는 결코 짧지 않습니다. 그 하루라는 시간은 주님과 동행하기에 너무나도 긴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을 전능하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에 사용하시지 않겠습니까! 주님의 그 전능하심으로 오늘이라는 24시간 동안 여러분과 저를 경영해달라고 기도합시다.
글쓴이: 최호남 목사, 어바나예수사랑교회 IL
올린날: 2012년 9월 17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